춤선

요즘 하루에 두세번은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내 상황엔 이제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에도 미동하지 않고 감정이 없이 아파트 평수나 생각하며 재테크나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건데 왜 감정은 있어가지고 이 난린지;;

2013년 가을 어느 날. 우연히 유희열의 스케치북 보다가 저것들은 웬 듣보잡이지? 하다가 이 춤선에 낚였다. 그냥 한 때의 호감일 줄 알았는데 결국 니가 내 인생 세 번째 남자가 될 줄은… 한 때의 즐거운 취미생활이겠거니 하다가 2년 만에 인정하기로 했다.ㅠ.ㅠ 하루에도 두세번은 눈물이 난다.  내가 처한 이 마음 상태와 적나라하게 마주치는 게 너무 힘들어서.ㅠ.ㅠ

우현이 취미 아니구요. 문화생활 아니구요. 보이그룹 아니구요. 태지오빠(우린 권태기), ornus를 잇는 내 세 번째 남자에요.  한때 호감인 취밋거리들은 많았지만 이런 사랑은 스무살 이후 처음이잖아요. 다음은 오지 말기를. 이게 끝이기를. 제발. ㅠ.ㅠ (근데 남자 셋이면 많은 건 아니잖아?? 너무 적은가??)

반듯하고 깔끔하면서 과잉이 없는 춤선. 춤꾼으로서의 끼를 타고난 스타일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춤은 춰 본 적이 없다고. 회사에서 아이돌 그룹을 만들기로 결정했기에 간절히 데뷔를 꿈꾸면서 연습생 시절에 처음 춤을 배운 사람. 그래서 춤추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 특유의 자유분방한 리듬감은 없지만 반듯한 몸의 선에서 나오는 춤선이 이쁘다. 팔뻗는 자세만 일 년 넘게 연습할 정도로 ‘선’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그 덕분에 춤 출 때 팔다리를 뻗는 자세나 어깨, 고개 꺾는 각도 등이 눈에 띄게 깔끔하다. 춤을 전혀 못 추던 사람이 인피니트의 고난이도 춤을 추며 안정적인 라이브를 하고, 춤선까지 반듯하게 조절할 정도로 춤을 추게 되기까지 얼마나 죽을듯이 연습했을까. 하루 대여섯 시간 – 자는 시간-만 빼고 춤을 췄다고. 그러면서 내게도 춤추는 재능이 있구나 발견하면서 희열을. 청춘, 꿈을 위해 미친듯이 몸을  던져야 했을 그 절박함이 멋지다. 언젠가 자신만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솔로앨범을 내주기도 바라고, 우현이가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것도 좋지만 춤을 추는 댄스가수라는 게 참 좋다. 춤을 추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파워와 선 등에서 예술적인 어떤 경지를 느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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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공개방송에서 매일매일 사진작가보다 잘 찍는 팬들이 찍은 거.

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08-06 at 오후 3:41

    어 맨밑에 사진 선이 이쁘긴 이쁘구나

    • wisepaper said on 2015-08-06 at 오후 3:47

      ㅋㅋㅋ 선 맞춰 찍어주는 능력까지 갖춘;;;;;; 절절한 팬들이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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