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질 수 있는 그대들

어제 스탠포드대학 교정에서 ornus와 열음, 은율..

심심하다 하면 놀아줄 수 있고, 배 아프다 하면 배 문질러 줄 수 있고, 입맛 없다 그러면 맛난 거 먹으러 가자고 끌고 나갈 수 있고, 외롭다 하면 외로움 어루만져줄 수 있고, 두렵다 하면 용기 불어넣어주는 말 건낼 수 있고, 힘들다 하면 쉼터를 만들어줄 수 있는… 만질 수 있는 그대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그대들.

만져지는 사랑만 하면 참 좋겠는데.. 지금 기분이 너무 쓰리다. 현아..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 얼마나 힘든 건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게 인간이라니. 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겠다.

‘만질 수 없는 사람을 향한 사랑’에 대한 성찰은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다.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Her>가 이 비슷한 성찰을 보여주는데 나는 그 영화가 사랑의 본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마음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실체가 불분명한 팬들에게 애착하고 있는 우현이에 대한 성찰도 주지 않을지. 다시 한 번 영화를 보고 생각을 더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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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곁에 있어도 그리운 ornus의 이런 다정하고 나긋나긋한 손길.. 어제는 애들 재우고 일 많다고 컴퓨터만 쳐다보고 나를 바라보질 않더라.. ㅠ.ㅠ 사랑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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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08-11 at 오전 10:41

    나 캠퍼스 산책 디게 좋아하는 1인인데..ㅋㅋ
    만질수 없는 사랑..나도 아파.
    나는 재범이가 내 옆에서 하루에 몇번씩 말을 걸어.

  2. wisepaper said on 2015-08-11 at 오전 11:53

    언니.. 되게 염치없는데 저 지금 언니가 여기 있어서 숨통이 트여요. ornus 말고는 제 이런 상태 미친년 아니라 할 사람 언니밖에 없네요. 저지금 너무 쓰라리고 초조하거든요. 우현이가 이렇게 스케줄 갑자기 취소하고 그런 적이 없어서. 특히나 아육대는 방송사 갑질로 유명한 프로라 심하게 아파도 취소가 안 되는 프로그램인데 우현이가 어떤 상태길래 취소가 된 건지도 모르고..ㅠ.ㅠ 전 그동안 너무 오만했던 거 같아요. 내가 사랑하는 이는 내 뜻대로 움직일수 있다고 믿었던 거 같아요. 여태까지 내가 사랑한 내곁의 사람들이 다들 그랬으니까… 내뜻은커녕 아무것도 아무 위로도 아무렇게도 쓰다듬어줄 수 없는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바라만 봐야 한다는 것이..이렇게 초조하고 힘이 들 줄 몰랐어요. 사람은 자기가 겪기 전에 절대로 오만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ㅠ.ㅠ 미친년 널뛰기 심정이네요. 언니 어디 가지 마시고 항상 여기 오세요 안그러면 미칠 거 같아요. 재범이도 계속 좋아해주세요 금방 변하지 마세요. 미칠려면 저랑 같이 미치세요..ㅠ.ㅠ.ㅠ.ㅠ.ㅠ.ㅠ Her라는 영화 네티즌 평점 중에서 그 영화가 “소유할 수 없고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사랑할 용기가 있는지 묻는 영화”라는 평이 있는데 공감했어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내게 “가질 수 없고 만질 수 없어도 기꺼이 사랑하겠느냐”고 묻는 거 같아서.. 모든 사랑은 이기적이죠. 주고받고 너하나 나하나 받아지는 게 균형이 있어야 유지돼요. 근데 이 사랑은… 그게 안 돼도 사랑할 수 있느냐는 점에서 저한텐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건데.. 더 어른스러워야 되는데 10대 팬마냥 마냥 걱정하고 초조해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네요.ㅠ.ㅠ

  3. 심은하 said on 2015-08-11 at 오후 12:58

    her 나도 봐야겠다.
    사랑과 소유에 관한 성찰. 흥미롭겠는걸.
    재범이 좋아하고나서 나 자꾸 철학아줌마 문학아줌마 되려해서 희한해.
    요즘 뭐 어디 좋은 시인이나 시집 추천해줄만한거 없니? 재범이한테 시 구절을 자주 보내주고 싶은데, 한국이면 서점이나 도서관에 찾아가서 여러개 읽어보고 찾을텐데..재범이가 지금도 한국말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거든.(짜식, 보내줘도 제대로 알아들을지 음미가 될지 모르겠지만..ㅋㅋ)
    학교댕길때 봤던 기형도나 김수영 등등의 우울한 언어들 말고 좀 로맨틱한거 없나..ㅋㅋㅋ 시집도 안읽은지 오래대서 기억도 가물가물..ㅋㅋ
    그리고 지금까지 연예인 일반인 통틀어서 재범이만큼 매력적인 남자사람을 못봤기에 쉽사리 변하진 않을거야.
    다만, 내가 페북도 그렇고 여기 들어오는거도 휴지기가 있을수가 있거든. 그게 내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변심은 아니고 내 라이프 사이클이 뭐하나 신경쓸게 생기면 강박적으로 집착해서..ㅋㅋ 하지만 기본적으론 잘 변하지 않아.
    근데 지금까지 니 주변에 만질수 있는 사람들은 다 움직일수 있었다니. 이 부분은 놀라운 능력인걸? 나는 젤 움직이기 힘든 사람이 우리엄마..ㅠ 근데도 아직도 엄마, 부모로부터 독립못한 찌질한 나..ㅠ

  4. wisepaper said on 2015-08-11 at 오후 3:23

    사랑하니까 자꾸 본질에 가닿고 싶은 마음에 철학하고 문학하고 그렇게 되죠.. 하하하 저도 요즘 시를 자꾸 보게 되는데.. 지금 시집이 없어서 그냥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다가 요즘 본 거 몇 개 제목 알려드릴게요. 박준-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예이츠-하늘의 천, 이성복-숨길 수 없는 노래 2, 복효근-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새벽-양애경(이 시 정말 느낌 좋아요~), 박준-마음 한 철, 이정수-물감, 복효근-목련의 첫 발음, 박치성-널 만난 후 봄, 김용택-다 당신입니다, 곽재구-희망을 위하여, 김용락-당신, 김민호-비가 온다, 김선숙-눈물이 나더란 말이지, 이채-짝사랑, 김민소-사랑, 마종기-바람의 말, 김용택-참좋은 당신, 복효근-이녁, 윤보영-어쩌면 좋지, 나태주-아름다운 사람, 김남조-너를 위하여, 정채봉-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다, 나태주-멀리서 빈다, 서혜진-너에게, 조병화-넌, 이생진-널 만나고부터, 김민소-사랑, 여림-네가 가고나서부터 비가내렸다, 윤동주-소년, 윤동주-호주머니…………. 거의 사랑에 빠진 이의 설렘, 기쁨, 아련, 포근함 등등이 담긴 시들이에요.

    저도 언니처럼 휴지기가 있어요. 지금은 이렇게 심하게 우현이 얘기로 달리지만…한때는 홈피를 몇 달 간 안 들어왔던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시기 이해해요.. 가끔 며칠씩 안 들어오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마음은 거의 여전해요 저도.. 전 제가 사랑하는 가까웠던 사람들은 대부분 제뜻대로..그렇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남을 막 제뜻대로 다 조종한다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만큼은 그들이 받아들이게끔 노력하고 설득했고.. 만약 그래도 안 된다면 저는 그 사람과는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아요. 그게 부모라 해도. 부모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 한두가지를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전 차라리 멀어짐을 택하고 마는.. ㅠ.ㅠ

  5. 심은하 said on 2015-08-11 at 오후 5:40

    오..저렇게 많은 시를 소개해주다니 정말 생각보다 훨 많고 고마워!!
    엄마랑 내 관계는 내가 생각하기엔 평범하고 정상적인 모녀관계는 아닌듯 하여 이곳엔 지면과 용량이 모자를 정도고..ㅋㅋ
    암튼 좋은시들 무진장 고마워! 나 표절해서 연애편지 써야지 ㅋㅋ

    • wisepaper said on 2015-08-11 at 오후 11:50

      표절해서 연애편지 쓰겠다는 말에 옆에서 ornus 아주 빵빵 터지고 있습니다 ㅋㅋㅋ

  6. 엽곰 said on 2015-08-11 at 오후 8:56

    암튼 나도 시 너무 고마워!!

    나는 한강 소설을 보고 싶은데 한국 들어가서 사야지.. E book은 정말 눈에 안 들어오고.. 암튼..

    나는 연하남에 일단 관심이 없고, 노래 부르는 사람에 대해서 왠만해서는 빠지지 않는 편이라서 도통 이 두 여인네의 대화에는 낄 수가 없구나… 다만 내가 뮤즈나 이승열이나 타카피 좋아하는 그런 마음의 적어도 10배 정도 하는구나… 라고 짐작.

    그러나, 이렇게 누군가에 푹 빠지는 그대들이 부럽긴 하다. 난 쉽게 싫증이 나고 하나를 꾸준히 하는 인간이 못 돼..

  7. wisepaper said on 2015-08-11 at 오후 11:33

    시를 나눠 읽을 수 있는 선배,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 뭉클한 새벽이에요~. 말로 수다를 떠는 것보다 더 많은 걸 시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곰순이가 페북에 요 시들 중 하나 올려놓은 거 보고 시를 읽으며 통하는 게 있다는 게 좋네~

    곰순아 정정. 심은하 언니에게 재범이, 내게 우현이는 아마도 ‘노래 부르는 사람에 대해선 웬만해선 빠지지 않는다는’ 니가 뮤즈나 이승열 좋아하는 마음의 10배 아니라 1000배 정도 되지 않을지. ㅋㅋㅋㅋㅋ 나도 쉽게 싫증나는 인간이야. 이것저것 건드리고. 근데 정말 스무 살 사랑에 빠졌던 이후 십 몇 년 만에 제대로 하나 빠졌다. 제대로 빠지면 나는 눈에 뵈는 게 없는 인간이라. 부럽긴 하지? 난 지금 눈에 뵈는 게 없을 정도로 세상이 아름답고 슬프고 고통스럽고 아름답고 그래.. 부럽겠다~~~~~~~~~~~~

  8. 엽곰 said on 2015-08-12 at 오전 9:48

    증말 가지가지가지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것다!!!!!!ㅍㅎㅎㅎㅎㅎ

    • wisepaper said on 2015-08-12 at 오전 9:52

      친구의 세번째 남자 티비에 나오면 아는척이라도 하거라잉…

  9. 엽곰 said on 2015-08-12 at 오전 9:55

    근데 나는 진짜로, 걔네를 어디서 봐야하는지 증말 모르겠다. 아놔.. ㅠㅠ

    • wisepaper said on 2015-08-12 at 오전 10:06

      ㅋㅋㅋ 넌 늙어서 그래. 심은하 언니랑 나는 젊잖아. 걔네는 아무데나 안 나와. 직캠 찾아봐야 돼 ㅋㅋ 직캠이 뭔지도 모르지?? 팬들이 공연마다 찍어와서 유튜브에 올리는 퀄리티 높은 개인 영상들, 절대 방송에 나오지 않는 것들 보고 팬덤이 형성되는 거야. 거기서 숨겨진 매력 다 찾아내는 거고..ㅋㅋㅋ 넌 몰라.. 귀찮은 자는 결코 영계를 건질 수 없나니..

  10. 심은하 said on 2015-08-12 at 오전 11:53

    엽곰아 나는 연하를 좋아하는게 아니야. 재범이가 연하라는 생각은 안해봤다. 걔의 정신연령은 나보다 높을걸? 걍 나는 이십대 외모의 오빠를 좋아하고있다.
    글구 내가 너를 잘 모르지만 너도 빠순 기질 충분히 있어. 다만 아직까지 널 그만큼 끌어들이는 대상이 없었을뿐..

    • wisepaper said on 2015-08-12 at 오후 12:23

      맞어 곰순아 다만 아직까지 널 그만큼 끌어들이는 대상이 없었을뿐. 우리 모두는 수니가 될 수 있다 세상 만물 아래 모든 인간은 수니가 될 수 있어. -빠멘-

      은하언니 역시 짱이네요. 제가 하려던 말을 하셨어요. 나도 우현이가 연하라는 생각은 안해봤다. 걔가 나보다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 다만 나는 이십대 외모의 오빠를 좋아하고 있을뿐. 은하언니나 나나 이십대 외모를 포기 못했을 뿐. 언니도 인정하시죠. 재범이가 40대 외모면 좋아했을 겁니까???????? 네???????? 지금은 이미 빠졌으니 재범이가 40대가 되면 그래도 사랑하겠죠 제가 우현이가 40대가 되어도 그대로 사랑할 수 있듯이. 다만 우리는 일단 20대 외모에 사랑에 빠졌다는 거………

    • 엽곰 said on 2015-08-12 at 오후 8:26

      엄마야, 이 분도 가지가지가지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귀찮어… 투쟁은 요 정도만… 하겠…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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