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신발 끈을 묶고 걸어나갈 거 같은 소년성

내가 내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예전부터 인정했는데 병이 있다. 호감을 갖는 사람이야 어른 남자도 많고 중년 남자(배우도 있었고 방송인도 있고 기자도 있고 그럼;;)도 있고 그랬는데 결국 가장 끌리는 건 소년의 느낌을 가진 남자다. 이게 애 같은 거랑은 달라서 애 같고 징징거리는 어린 남자는 싫어요. 어린애처럼 성장을 거부하는 애같은 남자는 싫다구요. 10대도 싫어요. 다행인 건 여태까지 내가 좋아했던 소년성을 가진 남자들은 다 스물은 넘었네요. 어휴. 잡혀갈 짓은 안 하고 산다 내가. 어른남자가 가지고 있는 소년성에 끌린다는 것지 소년에 끌리는 게 아니에효; 주의해주세요;

지금 만나게 되는 내 또래의 남자들은 아무리 멋져도 ‘소년의 향기’를 풍기지 않으면 끌리지 않으니 이게 병이지. ornus 같은 경우는 예외인게 내가 그를 스무살 때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그를 바라볼 때는 여전히 스무살 그 때의 향기가 난다. 내가 스물 몇 살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선 그런 느낌이 난다. 근데 지금 이 나이에 처음으로 알게 되는 또래 남자들은 아무리 잘생기고 커리어가 훌륭하고 재력가에 대단한 사람이라고한들 성적으로 전혀 안 끌린다.

또다른 소년성 밝힘증 심은하 언니도 대답하실게요. 왜 우린 소년의 향기가 나는 남자에게 끌리는 걸까요. 그들의 공통점이 무얼까요. 전 일단 제가 좋아하는 소년남자의 공통점은 씨네21 김혜리 기자의 글에서 조금 인용하자면 ‘묵묵히 혼자서 신발끈을 묶고 걸어갈 것 같은 소년성을 가진 남자’란 거다. 좀 쉽게 쓰면 ‘어른스러운 소년’. 좀더 노골적으로 쓰면 ‘소년스러운 외모와 소년의 웃음을 가졌지만 행동은 어른스럽게 하는 남자’.

그러고 보니 김혜리 기자도 ‘소년성’을 찬양하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리버피닉스랑 영화 <아무도 모른다>에 나온 소년에 대해서 썼었다. 김혜리 기자도 병이네 병. 소년성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은근히 많다는 거네. 남자들만 소녀들 밝히는 게 아니에요 우리 여자들도 소년을 밝혀요. 근데 남자들이 뭐랄까 자기의 남성성이나 권위 아래에 있어줄 나긋나긋하고 순종적이고 야들야들한; 소녀성을 밝힌다면, 우리 여자들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 신발끈을 혼자 묶고 자기 할 일을 위해 묵묵히 걸어가는 소년의 향기가 좋다니까?!!  자기 자신의 중심이 잡혀 있어 묵묵히 자기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때로 노출하는 여린 면이 마음을 자극할 때.. 한없이 빠져드는 거. 우현이도 내가 뭐 오래 전부터 좋아했지만 이번에 무대 위에서 오열하듯 울고 난 후 2주간 아무 무대에도 설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하는 걸 기다리면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널 정도로 깊이 빠진 거다. 여태 묵묵히 자기 길을 잘 개척해왔던 우현이가 자기 고통을 노출했을 때. 미치도록 빠진 거..

 

묵묵히 자기 할 일 잘 하는 ornus에게 스무살 때 훅 빠진 것도.. ornus에게서 오랜 시간 몸에 벤 우울이 가라앉아 있다는 걸 느껴서였다. 항상 남들보다 반 박자는 느리게 행동하고 남들보다 한 뼘 정도 뒤로 가라앉아 보였던 ornus. 그 때 ornus의 얼굴은 지금도 살짝 그렇지만 더더욱 소년의 향기를 풍겼다. 내게 “난 오랫동안 외로웠어.. 기댈 데가 아무데도 없었어” 하고 말을 건네왔을 때. 아 내가 이 남자의 곁에서 이 남자를 평생 안아줘야지 어린 나이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ㅠ.ㅠ

 

 

내 트위터 아니에요;; 남의 트위터에서 업어왔어요;

어휴 우현이 스무살 데뷔 때 라디오. 나 우현이 스무살 때 몰랐던 게 다행인듯…ㅠ.ㅠ 그래도 지금은 우현이가 20대 중반인데, 그 때부터 알았어도 분명히 빠져들었을 거 같은데 어휴 죄책감이 한층 더 컸을 듯;;;;;

우현이의 웃음은 너무너무 화사한 소년성을 가진 웃음이다. 햇살같은 웃음. 우주를 환하게 하는 것 같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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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09-23 at 오후 11:47

    난 공연 본 뒤로 재범이한테 죄책감 느낀다. 내가 걔를 이렇게 좋아해도 되는지..ㅠ

    • wisepaper said on 2015-09-24 at 오전 12:20

      ㅋㅋㅋㅋ 언니.. 우리 잡혀갈 짓은 안했쟈나요..ㅠ.ㅠ ㅋㅋㅋ 언니랑 제가 내남자들을 바라보며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니.. 너무 슬퍼요. 내 남자라규!! 내남자 내가 좋다는데!!! ㅠ.ㅠ 왜요? 재범이가 실제로 보니까 더더더 너무 아름답고 소년같았나요? 빨리 이야기 풀어주세요!

  2. 심은하 said on 2015-09-24 at 오전 12:49

    실제로 보니 훨 이쁘고 아름답기도 했고, 나도 왜이런지 잘 설명이 안되지만, 그에게 강렬한 모성애를 느끼면서 그를 기쁘게 해주고싶고 기분좋게 해주고 싶은데,,내가 훨씬 더 어리고 예쁘고 파릇파릇했다면 재범이가 훨씬 기쁠텐데 아쉬워. 걍 이런 단순한 생각이고.
    그리고 박재범은 팬싸인회때 교복 입은 소녀팬 앞에서 좋은 표정 못감춘대! 나쁜놈!!!!! 그래서 내가 더 죄책감 느껴.

  3. wisepaper said on 2015-09-24 at 오전 12:54

    언니… 첨엔 그냥 가수, 뮤지션으로 좋아하다가 그담엔 내남자로 느끼다가.. 팬질의 마지막 단계가 육아팬질!이에요. 이 사람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고 잘 키워주고 싶은 게 마지막 단계! 언니 드디어 궁극의 팬질 단계로 접어드신 걸 축하합니다 ㅋㅋ

    저도 푸릇푸릇하게 교복 입고 “우현이 오빠… 꺄악..” 하고 싶어요..ㅠ.ㅠ 우현아 미안해…ㅠ.ㅠ 하지만 재범아 우현아 누나들은 너를 위해 더 건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단다?!웃프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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