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유리, 유치원

1.
ornus랑 같이 온 동료분의 wife 한 분이 어제 도착하셔서 다같이 저녁 먹었는데
나이도 나랑 한 살 차이고 비슷한 또래의 사내 녀석 둘 키우고 있는 상황도 똑같아서 수다를 잘 떨었다.
며칠 전에 애들이 하도 말썽 피워서 “너네들 멀리 멀리 보내야 한다며” 캐리어에 애 둘 태워서 현관에 내놨다는 얘기를 하는데,
진심 너무너무 공감돼서 같이 웃고 말았다.
그 캐리어  하나는 아빠가 들고 출장 가려니까 눈이 휘둥그레진 작은 아이.
“어, 그거 우리가 아프리카 타고 가야 되는 건데, 아빠가 갖구 가???” 했단다-.-

“어디어디 여행 다니실 거에요?” 했더니
그냥 호텔안에 있는 짐이랑 수영장에서 운동이나 할거라고 운동복 챙겨왔단다.
남들이 들으면 비행기 타고 와서 그게 왠 어처구니 없는 방콕이냐 할지 몰라도
나는 심히 이해한다. (이렇게 오지 않으면 한국에서 애들과 떨어져 있을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할테니)
망둥이처럼 뛰는 아들래미 둘을 혼자 돌보는 엄마는 매우매우 그럴 만하다;;;;;; 여행보다 쉬는 게 더 하고 싶지~ ㅋㅋ

2.

어제 집에 전화했더니 열음이가 놀다가 가평집 베란다로 나가는 유리덧문 한구석을 쨍~하고 깨뜨렸단다.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너무 기가 막히고 놀라서 다친 덴 없냐고 물었더니
“수건으로 손을 돌돌 말고” 깼단다. 아놔…….
생각해보니 최근 한 달 정도 내가 유리창에 대한 주의를 아주 열심히 줬었다.
잘 앉아서 놀다가도 남자애들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워낙 굴러다니며 몸으로 노니까 잘못하면 실수로
유리문 같은 데 몸을 부딪혀
깰까봐 내가 주의를 여러 번 줬던 거다.
“유리 앞에선 절대로 힘주거나 뛰면 안 돼. 유리가 깨지면 손가락이 피가 나고 피가 나면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엄청 엄청 아플거야.. 무섭지?” 하며 설명하면 열음이도  은율이도 두려운 눈으로 경청했는데

유리가 깨지는 게 어떤 건지 너무너무 궁금했단다;;;;;;;;
나의 집중교육이 결과적으론 유리창을 깨뜨리게 만든 것이다. 아놔………..
만약 유리에 대한 주의를 주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까. 좀 궁금하긴 하다. 하하하하

3.
내가 돌아가자마자 바로 열음이는 유치원에 입학한다. 물론 여태 어린이집을 다녔던 경험이 있으니 단체생활에 익숙해서 잘 할 테지만,
그래도 여태까지 마냥 뛰어놀기만 했던 아이가 나름대로 학습이란 걸 시작하는 유치원에서 어떻게 적응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가끔 어린이집 상담 가서 선생님께 자세히 여쭤보면
“열음이가 질서도 잘 지키고 집중해서 만들기도 잘 하고, 친구들도 잘 챙겨준다.
물론 떼쓰고 고집 피울 때도 있지만 잘 설명해주면 이내 이해하고 받아들인다”고 대답하시길래
정말 그러냐고, 솔직히 말씀해주셔도 좋다고 더 물어봐도 그렇단다. 내가 봐도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의 솜씨와 노하우가 대단해 보였다.
그래도 이젠 새로운 유치원이고 상황도 바뀌고 마치 애 등교 앞둔 학부모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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