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인들이 얼마나 게으른지

아이유와 화난 대중들 사이의 논쟁에 참여한 평론가 및 소설가, 이른바 지성인들의 글을 보니 한숨이 나온다.

일단 논점일탈 제대로 했구요? 대중들과의 논쟁에 참여하면서 대중들이 어떤 지점에서 화가 났는지 공감하려는 노력은 1그램도 없이 일단 자기 지식 자랑하느라 아주 바쁘시구요? 인터넷 시대에 평론가 뺨치게 텍스트를 많이 접하고 읽고 문화에 빠삭한 대중들인데 어디서 지금 대중들을 예술에 무지한 무지랭이 취급하느라 바쁘신지, 지금 세상이 어느 땐데 21세기에 꼰대짓하느라 아주 바쁘시고요??

이 문제를 자꾸 예술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 문제로 해석하는 게 이 지성인들이 얼마나 게으르고 병신같은지 보여주는 거다. 지금 아이유 사태에서 화난 대중들이 대부분 여초 커뮤니티의 여성들인데, 그들이 들고 일어난 지점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아이유가 수년간 치밀하게 밀고 온 컨셉이 자신을 ‘오빠들한테 당하고 싶은 10대 소녀,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오빠가 알아서 해주세요 내가 모를지 알지는 잘 모르겠죠?’ 컨셉이라는 거다. 안그래도 여성이 항상 인간이 아니라 남성의 상대적인 존재로서의 대상, 타자로만 인식되는 사회에서 여성 스스로가 여성을 이성이 덜 발달한 미성숙한 10대 소녀로 설정하고 ‘난 아무것도 몰라요’ 하고 있는 게, 수년간 대상으로서만 바라봐지는 사물 같은 존재로서의 여성의 삶을 살아온 우리 여성들을 건드린 거다.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 가사, 뮤비 속의 상징, 소품들 하나하나 다 치밀하게 이 컨셉을 위해 봉사해서 수많은 돈을 벌어왔다는 게 분노를 사는 거다. 안그래도 최근 남성들의 여혐 현상이 도를 넘어서 그에 대한 대응으로 미러링이니 메갈리안의 딸들이니 몸부림치듯 노력하고 있는 여성들의 노력을 위에서 손가락 하나로 픽 쓰러뜨리는 짓이나 마찬가지니 절망감이 안 들 수가 없는 거다.

아이유네 회사가 정말 비열한 건 수년간 치밀하게 이래놓고, “우린 그런 의도 아니었는데요? 님들이 음란마귀 씌인거 아니셈?”하고 발뺌하는 거다. 차라리 “우리 그런 의도 맞는데 우리 자윤데 그게 웬 잘못?” 하고 당당하게 나왔으면 토론이라도 되지. 이 비열한 것들. 뮤비 하나 찍으려면 스탭이 몇 명이 붙어서 컨셉에 어긋나는 소품 하나라도 나올까봐 얼마나 공들이는지는 시각디자인과 1학년 학생도 안다 이 비열한 것들아. 능력있고 수퍼스타인 여성이, 자신의 컨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갑의 위치에 선 스타가 굳이 이런 컨셉에 봉사하고 있다는 게 빡치는 거다.

제제도 따지고 보면 아이유가 자신을 투사한 캐릭터다. 그러니까 아이유는 소아성애자가 아니란 말이다. 자신이 나이든 남자들에게 성적으로 소비되는 소아이고 싶은 게 아이유의 일관된 컨셉이었던 거지.

지성인이란 사람들이 특히 대중들과의 논쟁에 참여할 땐 대중이 어떤 지점에서 빡친 건지 최대한 공감의 심정을 갖고 일단 바라봐야 하는데 어디서 빡쳤는지에 대해서는 미치도록 게을러서 못 찾아보고 겉핥기로 훑고 일단 자기가 잘 아는 주제-예술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가 나온 거 같으니까 사정없이 자기 지식만 마스터베이션하듯 늘어놓는다. 진짜 한심한 지성인들 꼴깝하고 앉았네. ㅋㅋㅋㅋㅋ 집에 가서 손 꺼내서 자위를 하라고! 대중들 상대로 꼴리지 말고 병신들 진짜. 박재범 최고. 이번에 제왑 상대로 ‘병신’이란 노래 내놨는데 진짜 ‘병신’이란 단어를 해방시킨 공이 커요 제대로 통쾌하다 ㅋㅋ

대중들 상대로 글 쪼가리 써서 밥 벌어먹고 사는 글쟁이들이 대중들의 감정에 조금도 공감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건 지성인들 종특이야 아니면 남성들 종특이야 아니면 글쟁이들 종특이야?? 연구해볼 만한 주제다. 대중에 대한 공감의 노력이란 지성의 반댓말이 아닐까 공감의 노력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깊은 병증이 있는 건 아닌지 이들의 심리상태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언제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살아간다는 게 여성인 나를 얼마나 숨이 막히게 하고 무기력하게 하고 빡치게 하는지, 아마 남성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ornus처럼 뛰어나게 공감능력이 발달된 남성들이라 할지라도 자기가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이 있을 거라고.
평생을 ‘대상’으로 한번 살아봐봐. 길거리에 걸린 수많은 광고판들, 미디어 속 묘사들, 온갖 문화상품들, 온갖 관습과 문화와 온갖 사소하고 일상적인 대화의 맥락 속에서 평생을 타자로 한 번 살아봐. 이 엿같은 기분이 어디서 오는지 죽어도 모르겠지.

남자새끼들 제대로 키워서 세상에 내놓지 못하면 진짜 아찔한 거다. 여성들을 사물로 대상화시키고 가부장적인 맥락 하에서 타자화시키는 조짐이 1그램이라도 보이는데 개선의 여지가 없는 남성들은 여성들이 데이트하지 말고 만나지 말고 결혼하지 말고 자연도태되게 놔둬야 한다. 일상 속 대화와 생활습관 패턴을 분석해서 이런 가부장적인 성향을 정량화시켜 점수 매겨주는 어플 만들어서 여성들에게 판매하는 것도 스타트업 아이디어 되지 않겠냐고 오늘 아침 밥상머리에서 ornus가 그랬는데 웃을 일이 아니다.

 

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11-09 at 오전 4:34

    진씨를 말하는거같은데(허씨는 뭐라하든 난 원래 신경 안쓰고), 난 트위터 안돼서 그가 뭔말들을 했는지 대충만 전해들었지만, 나도 그가 아이유의 그간 컨셉을 모르고 섣불리 내던진 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출판사가 먼저 아이유측에 이의를 제기한건 좀 시누이스럽다는 느낌은 들었어.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리고 대중이 출판사측의 발언에 의해 좌지우지될만큼 무지하진 않지만..
    설마 J씨가 로리타에 대해 우호적이진 않을테고, 걍 니말대로 오만과 허세에 빠진듯..뭐든 가르치려들고 과시하고싶고..
    과거의 그의 좋은 글들 생각하면(최근의 논란스런 행보들 제외하고) 자성해서 좀 더 진중해졌으면 하는데.
    이번 기회에 반성 좀 해서 앞으론 뭐든 좀 신중한 과정을 거쳐서 발언했으면..근데 본인이 잘못한걸 자각할까?
    이건 핀트에 어긋난 말일수도 있지만, 나는 나랑 아주아주 가까운 사람 중 진보쪽에서 운동하던 사람이 갈수록 오만에 빠지며 도덕적 지적 우월감에 빠진 상태에서 나를 대한다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내가 멀리하기 시작했어서, 지식인들의 저런 태도에 대해서 극혐이야. 나 이 부분에 있어서 정말 커다란 상처가 있거든.

    • wisepaper said on 2015-11-09 at 오전 4:57

      네. 허지웅은 물론이거니와 진중권, 그뿐 아니라 듀나, 무슨 소설가 영화감독 아주 줄줄이 커밍아웃하더라구요. 차라리 “아이유 까지마. 내 여동생이야..ㅠ.ㅠ” 솔직히 말하면.. 그 팬심 이해하니까 넘어가줄 수 있는데(내 팬심도 그모냥이므로.), 어서 대중들을 가르치려 드는지. 논점도 파악 못한 주제들이. 진씨는 솔직히 저번에도 그랬는데 요즘 우울감 증상에 빠진 거 같아요 만성 우울. 하도 병신같은 대중들 많이 상대하다 보니까 지친것도 있고 일부러 어그로 끌려는 것도 있고 솔직히 어느 정도 이해는 가요;;

      언니가 말한 진보 쪽 운동하던 사람들이 도덕적 지적 우월감으로 가르치려 드는 거 진짜 소름끼치죠. 전요 그와 더불어 인문학 전공한 진보 남성을 믿지 않아요. 내 스스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거 너무 잘 아는데요, 인문학 전공한 진보 쪽 남성 중에 여성에 대해 제대로된 시각 가진 남자 아직 단 한 명도 못 만나봤어요. 차라리 이쪽으로 아무 지식 없는 순수한 공대 출신 ornus가 여성을 더 이해하면 했지. 전 그쪽 전공 남자들에 대해서 솔직히 치떨려요. 대학 때 하도 당한 게 많아서. 병신같은 씹치논리 못버린 주제에 아주 입만 살아서 자기포장하느라 급급한 것들, 현실에서 여성을 인간 그 자체로 존중해본 경험도 없으면서 진보 어쩌고 떠들면서 술자리에서 여자후배들 외모품평 거리낌 없이 하면서 사물화시키는 부끄러움이 없는 병신들을 너무 많이 봐서 제가 이쪽 전공한 남자라면 아주 혀를 내두릅니다.. (언닌.. 잘 골라가신거죠? 예외의 남성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거의 못 겪어 봤어요ㅠ.ㅠ)

      일반화의 오류라 한다면 그냥 오류 저지를래요. 너무 많이 당해서 아주 셀 수조차 없음. 내가 인문학 전공하면서 여성에게 자기 욕망을 투사하지 않고 ‘인간’으로 봐주고 대화하려는 남성을 두 명 이상이라도 만나봤으면 이런 논리적 오류에 안 빠질 거에요.

      언니 상처는 뭐에요? 학교 다닐 때 좀 정신 똑바로 박혔던 남자 선배들 있었나요? 전 술자리에서 ‘여성문제에 관한 한’ 그새끼들이 얼마나 개새끼들인지만 지속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누가 제 선입견 좀 수정해줬으면 좋겠어요

      • 엽곰 said on 2015-11-16 at 오후 10:05

        학교 다닐 때 정신 똑 바로 차린 남성들? 나는 고백컨데 내 스스로가 정신 똑 바로 차린 여성이 아니었어. 정신 없는 여성이었지. 그냥 빈민국 국민의 한 사람처럼 오늘 하루가 별 일 없으면 아, 행복하다, 오늘도 잘 지냈다. 이것에 만족하면서 내일은 또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하면서 잘 보낼 수 있을까? 이게 다 였어. 재미있고 잘 있었을지 모르지만 의미는 없었고 뜻이 없던 삶이었다는 걸 지금은 알아. 똑똑한, 혹은 똑똑하고자 하는 남성들 많았지. 그런데 지금은 알아. 그들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얼마나 무식하며 얼마나 비열했는지. 여성에 대한 존중? 파트너쉽? 흥! 웃기고 있네, 그런 거 없었다는 거 이제는 알아. 핑계 대자면, 나는 그 때 너무 순진으나 그 순진함을 강렬함으로 발전시킬 의지가 없었어. 부끄러워, 하지만 그 때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그 시절을 후회하진 않아. 지금은 적어도 제대로 된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적당한 만큼 실천하니까.

    • 엽곰 said on 2015-11-16 at 오후 9:56

      나는 진짜 무식하게 혼자 사나봐. 진씨도 허리도 잘 몰라. 그냥 인터넷도 내 관심만 보고 듣고, 허지웅은 그냥 연애상담사 아니었어? 과실 구석애 혼자 처박혀 후까시 까다가 후배들 연애에, 그건 말이지, 하는.. 이것은 혹시라도! 그를 비아냥대거나 명예회손하는 의도가 추호도 없고, 난 그를 마녀사냥에서밖에는 본 적이 없어서.. 그건 잘 하던데. 진중권도 책 쓴 거 읽은 게 다고, 노유진 팟캣에서 사회자로 나오는데 정치 경제 사회 등 뭐 잘 모르던데. 유시민, 노회찬이 이빨까는데 명함도 못 내밀더만. 물론 그게 사회자의 역할이겠지만. 결론은 내가 너무 무식해.

  2. 심은하 said on 2015-11-09 at 오전 6:28

    음..너의 선입견 안 틀렸어. 나도 간접적으로 마초 인문학도 남성들 많이 봤어서..충분히 옳은 선입견이야.
    일단은 인문학도건 공돌이건간에 한국남자들 대부분이 여성을 완전한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듯한데, 게중 인문학을 배운 남자들은 좀 유식해지면서 오만이 심해지고 포장술까지 터득하는듯. 페미니스트 코스프레에도 능숙하고..
    김대교는 전반적인 인문학 공부에 관심없었어. 한자와 중국어 그리고 인문학 공부라면 동양철학만 약간 아주 약간 공부했을걸? 다른거 한총련을 하긴 했었는데 이론엔 관심없고 몸으로만 했었어. 그리고 김대교는 간혹가다 자기는 공대를 갔으면 더 잘했을거라는 말도 해. ㅋ
    아 그러고보니 유권종 교수님이 동양철학은 페미니즘과 상통한다는 농담을 하셨었나?(아니 내 농담이야 이건. ㅋㅋ)

    내 상처는..남자사람은 아니었고 거의 친자매처럼 지내던 여자 사촌동생이었는데, 걔가 대학 졸업하고 뒤늦게 바람나서 진보쪽 사회단체에서 일도 하고 글도 쓰고 토론회도 나가고 그랬는데..나도 처음엔 심적으로 응원하고 진심으로 지지해줬는데, 3년정도 그일을 하다보니 많이 오만해졌더라구. 물론 세상 변화시키려니 주변사람들이 답답해보이는 그 심정은 이해가 가. 충분히 이해 가.
    근데 예전에 서로 깊은 얘기까지 나두던 사이로는 되돌아가기가 힘들더라고. 무슨 사안이건(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진보적 가치 따져가며) 나보다 자기가 더 도덕적이라는 뉘앙스로 가르치려드는데 기분도 나쁘고. 그리고 걔의 표현에 의하면 “나는 예전처럼 수다떨고 공감하던 K가 아니다” 이런말을 하는데 내 가 더이상 연락을 할수가 있나.
    그리고 내가 그당시 산후우울증+어린시절 트라우마 재발에 의해 상담이 필요했는데, 이 얘기를 할만한 애가 걔밖에 없었고 나는 카톡으로 “K야, 내가 언젠가는 너한테 꼭 털어놓고싶은 트라우마와 고통이 있다.”라고 얘기했을때 걔의 반응이 “트라우마는 나도 만만치 않아서..”라고 대답했는데, 이 대답이 서로 하소연하며 들어주자는 뉘앙스가 아니고 “난 언니 얘기 듣기싫다”의 뉘앙스였거든. 아마도 걔의 눈엔 내 어린시절이 무척 행복해보였을거야. 우리집이 걔네집보다 경제적으로 잘 살았으니..걔 입장에서 볼때 늘 배부른 내가 공감이 되겠니? 근데 지난 과거에는(중고딩대학 그리고 20대때) 어떻게 서로 속얘기를 하며 지낼수 있었을까. 걔가 날 속여왔던걸까? 우리 아빠의 도움이 늘 필요했기에 대충 나한테 맞췄던걸까?(뭐 나혼자 일방적으로 걔한테 속얘기 해왔던거라면 그간 듣기가 지겨웠나보다 하겠지만 내가 걔얘기 들어준 적이 더 많았던듯한데..ㅠ)
    근데 더 웃긴건 나랑 깊은얘긴 하기 싫으면서 우리집이랑 연락은 계속 하고싶은지 “나중에 C오빠(내동생)랑 셋이 술마시자.”라고 말하는거야.
    차라리 내가 그런 카톡 보냈을때 “언니, 요새 내가 맘의 여유가 안돼서..남들 얘기 들어줄 수 없어.”라고 하던가. 아예 씹던가! 차라리 씹는게 낫지.
    암튼 사안이 이것보다 훨씬 복잡해서 간략하게 얘기하려니 니가 이해가 안될수도 있겠다.

  3. 심은하 said on 2015-11-09 at 오전 7:48

    이상하다, 댓글이 안 올라가서 내가 몇번을 복사한거 올린다.

    • wisepaper said on 2015-11-09 at 오전 11:48

      스팸 처리가 돼서 안 올아왔었나봐요 저희가 다시 살렸어요~

  4. wisepaper said on 2015-11-09 at 오후 12:01

    음 그래요 언니 말이 맞아요. 대부분의 남성들은 인문학도건 공돌이건 그 누구건 간에 여성을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게 더 맞는 말일 거에요. 분명 난 인간인데 인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항상 자기들 눈에 비친 사물이나 대상, 상대적인 존재로 정의되는 데서 오는 엿같음을 남자는 죽어도 이해하지 못할 거에요. 내가 교수님들한테도 아주 실망을 많이 했는데 백날 공자를 논하고 유교를 논하고 노장철학을 논하면 뭘해요. 수업시간에 ‘동성애’는 음양의 원리를 거스르는 거라며 자랑스럽게 씹고 있는 병신같은 교수들도 만났는데. 저는 인간을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싫지만 특히 인문학을 배운 사람이 저런 사상을 갖고 있다는 건 아주 변명의 여지가 없는 꼴통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모든 걸 다양성이란 차원에서 존중하고 싶은데 ‘다양성을 부정하는 의견’만큼은 다양성에 넣을 수 없거든요. 동성애자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견을 다양성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다양성을 무화시키는 의견이거든요.

    음.. 친했던 분과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아.. 어떤 상황일지 그려지네요. 그분의 답답함도 이해가 가고.. 참 사람이 누군가의 말을 진심으로 공감하는 심정으로 듣는다는 게 엄청난 에너지와 성찰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걸 또 한 번 깨닫네요. “트라우마는 나도 만만치 않아”하며 자기 방어적으로 나오는 답변에서 언니가 느꼈을 무력감이 너무나 이해되구요. 저 또한 저런 자기방어는 없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우리 역시 우리가 사회에 나오면서 부모 도움 없이 절망감을 이겨내가며 살아왔다는 것 때문에 가진 자기방어가 있을 것 같거든요. 어른이 된다는 게 이런 트라우마와 자기방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인데 말이죠.. 어른이 되는 길은 죽을 때까지 진행되는 일인 거 같네요…ㅜㅜ

    근데 사실 좀 딴얘기지만 저는 올해 여름이 굉장히 특별한데요. 우현이가 2주 동안 못나오면서 무슨 사고라도 날까 노심초사하던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스타를 절절하게 생각하는 그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절실히 공감하고 있는 언니와 서로를 계속 같이 공감했기 때문에 이번 여름을 견딘 거 같아요. 공감 중에 최고 공감은 역시 같은 처지에 있어보는 것, 같은 경험을 해보는 것일까요.. 같은 경험 없이 누군가를 공감하는 자리까지 눈높이를 맞춘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일 거에요. 같은 경험을 하지 않고도 역지사지, 공감하는 능력은 어떻게 해야 길러지는 걸까. 아이들 키우는 입장이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5. 심은하 said on 2015-11-09 at 오후 12:56

    동양철학 교수들이 동성애에 대해 그런얘길 했었구나. 그럴거도같아. 우리학교 철학과 교수들은 많이 보수적이었지. 나도 그런말 들었으면 실망했을듯.
    그리고 내 사촌동생에 대한 실망감은, 나에 대해 공감 못하는거에 대한 실망은 아니야. 공감이 힘들수도 있지. 공감을 강요하진 않아.
    다만 나는 걔의 태도-대화에서 본인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전제-에 화가 난거지.
    내 트라우마를 누구에게도 말할수 없지만 용기내어 걔한테 얘기하려했던 이유는, 걔는 나의 역사를 대충 알고 내가 얘기했을때 정황을 알아들을수 있을거란 생각이었거든.
    근데 내가 단지 “언젠가 얘기하고싶다”라고 말했을뿐 나는 내용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마치 내가 나보다 더 힘든 사람에게 하소연이나 하는 배려없는 인간 취급을 당한 느낌? 암튼 대화의 상황이 그랬어. 이건 단지 방어적 자세가 아니야. 되게 기분 더러웠어.
    물론 물질적 어려움이 더 많은 막장사건을 일으킬수도 있는거지만 물질적 상황과는 상관없는 막장도 많거든.
    그러고보니 걔랑 나랑 배경이 다르고 상황이 달라서 우리는 공감대가 없는게 정상인데 지난 20년간 왜그리 친했었는지 이해가 안되고..
    하긴…서정희가 오랫동안 폭행 협박 당했어도 부자로 살았다고 부러워하는 또라이들도 있는데,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걔의 눈엔 그저 내가 배부른 고민이나 하는거로 보여지는게 정상일거야. 그건 이해하지만, 근데 말을 그따위로 했던건 난 사회운동 하면서 생겨난 허세에 의한 직업병도 있다고 봄.
    근데 걔가 사과책 읽은기간이 고작 3년인데, 근데 내가 그리 무지나부랭이로 보였을까..난 이게 젤 화나는 부분

    • wisepaper said on 2015-11-09 at 오후 2:01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할수록 인간에 대해 겸허해져야 하는데 참.. 안되는 거죠. 20년간 어찌됐든 친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간극이 쌓이다 쌓여 결국 임계점 넘어가면.. 놓게 되죠. 저도 그랬어요. 분명히 오랜 시간 공감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떤게 쌓였든 간극이 벌어져서 어느 순간 탁 놓게 되더라구요. 함께했던 시간이 서글프고 씁쓸하긴 한데….

      물질적 어려움과 상관 없는 막장이 진짜 더 사람 병들게 하는 막장인 경우가 많은데…

  6. a said on 2015-11-09 at 오후 2:47

    그 엿같음을, 선봉에서, 온몸으로 받아내온 지은이가 그래서 나는 짠합니다만.
    수년간 치밀하게 밀고 온 컨셉이라. 글쎄요, 모던타임즈나 꽃갈피 앨범은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난 이번 앨범에서도 ‘아무것도 몰라요’보다 ‘못해먹겠네’가 더 똑똑히 들립니다.
    그게 들릴까봐 일부러 스물셋 보컬도 그렇게 녹음했다는 데 동의하는 편이고. (딕션이 나쁘지 않은 편인데 일부러 못 알아듣게 믹싱했으니까요)
    더 돈 많이 벌고 더 인기 많고 심지어 남자인 남우현도 갑이 아닌데, 어떻게 아이유가 갑입니까.

  7. wisepaper said on 2015-11-09 at 오후 2:53

    그러니까요. 지은이가 짠하다고 하는 게 차라리 낫다 이겁니다. 수년간 치밀하게 밀고 온 컨셉인지는 뮤직비디오 캡쳐들 모아놓은 거 보시면 아실 거구요. 꽃갈피 앨범은 저도 정말 좋아했습니다. ‘못해먹겠다’가 들리는 이번 앨범이 아마 아이유한테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제 글에 제 모든 심정을 표현할 수는 없었으니까 제가 아이유를 백퍼센트 비판만 하는 걸로 보였을텐데 사실 ‘못해먹겠네’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닐지도 몰라’가 들린다고도 저는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앞으로 어떻게 아이유 음악세계에서 더 펼쳐지느냐가 아이유한테 여전히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 되겠네요. 그래요 아이유한테 어찌 모든 화살을 돌리겠어요 제가 화난 건 이번 논쟁에서 그 평론가란 지성인들이 얼마나 일관적으로 대중을 무시하고 어떤 부분에서 빡쳤는지 들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자기 지식 전시만 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실망이 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완전히 잘못된 정보에요. 남우현은 아이유에 비하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계에선 거의… ㅠㅠ 아이유는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갑 맞습니다. 거기서 회사돈 제일 많이 벌어다주는 게 아이유이고, 회사 사장조차 아이유의 의견에는 반기를 못 든다고 인정했어요 만약 이게 아니라면 사장이 거짓말한 거고 관계자가 인터뷰에서 거짓말한 거겠지요. 대한민국 내에서 남우현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지만 아이유는 대부분 다 아는 엄청난 인지도를 갖고 있습니다. 연예인은 이게 파워에요. 괜히 윤상도 김창완도 유희열도 서태지도 아이유에게 업혀가려고 시도한 게 아니에요. 서태지가 그랬죠. 이번에 아이유 인기에 업혀가려고 노래를 부르게 했다고. 농담반 진담반이겠지만.

    아이유의 ‘못해먹겠네’가 커졌으면 좋겠고, 제발 더이상 ‘난 아무것도 몰라요’는 버려줬으면 좋겠어요. 되게 똑똑하고 능력있는 친구니까요.

  8. 암헌 said on 2015-11-10 at 오전 1:36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싶네

  9. 엽곰 said on 2015-11-16 at 오후 10:46

    아놔, 내 댓글 안 올라갔어!

  10. 엽곰 said on 2015-11-16 at 오후 10:48

    글고 관리자님,
    특정 댓글에 대한 응답을 눌러서 댓글을 달아도 그 글이 실제로 응답하고자 하는 댓글에 제대로 붙지가 않고 그냥 주댓글에 붙어버리네. 그럼 이게 볼 때는 어느 댓글의 댓글인지가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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