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연주, 심장을 아프게 하는 감성

아래 임동혁 연주를 올려놨더니 좋은 마음으로 들어준 청중이 최소한 두 명은 있다는 걸 확인하게 돼서, 임동혁 연주의 전형적인 특징이 잘 보이는 영상을 또 올려본다.. ㅎㅎ

대중들에게 아주 익숙하고 누구나 다 아는 쇼팽의 즉흥환상곡. 다들 많이들 들어봤기 때문에 이 연주를 들으면 임동혁 연주가 어떻게 다른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파악하기가 더 쉬울 거다. 임동혁이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걸’ 굉장히 중요시한다고 여러 번 말했듯 보이스가 아주 서정적인 가수가 청중의 가슴을 쥐고 흔들듯이 임동혁은 건반을 쥐락펴락하고 듣는이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한다.

굉장히 맛있게 연주한달까. 쫄깃하달까. 들어보면 알 거다.

Dong hyek lim : Chopin – ‘Fantasie Impromptu’ Op.66

 

 

 

…………………..

 

다음은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2악장인데. 정말 강추하는 연주다. 2005년 쇼팽콩쿨 파이널에서 연주한 영상이다. 조성진은 시대가 좋아져서 아주 고화질로 담아놨던데 임동혁은..이 저화질 저음질의 영상밖에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ㅠ.ㅠ

보통 쇼팽콩쿨 파이널에 12명 정도의 연주자가 올라가는데 대부분이 쇼팽피아노협주곡 1번을 선택한다. 역대 쇼팽콩쿨 우승자들 90퍼센트 이상(어쩌면 100퍼센트)이 1번을 연주했던 걸로 안다. 근데 동혁이 선택한 건 2번. 위험부담이 큰 건데, 동혁이 워낙 2번의 감성을 스스로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한거다. 일본에서 1번도 연주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정말 좋았다.

아무튼 내가 올리는 건 2악장. 피협 2악장은 가장 서정적이고 차분하고 정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악장이다. 이 2악장의 연주를 들을 때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파서 여러번 듣는 게 힘들다. 어찌 저렇게 심장을 쥐었다 놓는 느낌으로 연주를 할 수 있는지. 이건 본능적으로 타고난 감이라고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임동혁의 지인을 알게 돼서 소소한 얘기를 전해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임동혁 악보는 뭐가 써있질 않고 굉장히 깨끗하단다. 전공자들과 함께 소규모 연주실에서 나랑 ornus도 같이 만났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전공자들이 노래하는 연주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고 질문하자, 동혁이 “이렇게 치세요 노래하듯이~~~~촤라라라라락~” 너무나 쉽게 연주를 해보였는데 듣는 전공자들이 다들 벙쪘었다.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응????? 동혁은 그냥 본능적으로 나오는 연준데..

아무튼, 너무나 서정적이고 애절한 이 2번 2악장을 듣고 나면 정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거다. 임동혁한테..ㅠ.ㅠ  특히 4분 34초부터 이어지는 연주. 이 부분을 듣고도 감정이 일렁이지 않는 분은 요즘 너무 감성이 메마른게 아닌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써요…ㅠ.ㅠ

 

Chopin Piano Concerto No.2 2nd mov.

 

 

만약 임동혁이 조금 더 나이가 어려서 이번에 쇼팽콩쿨을 참가해서 그 때처럼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 아마도 조성진 이상의 센세이션이 일어났을 거다. 조성진도 귀염성 있게 둥글둥글 생겨서 언니들이 아이돌 멤버 핥듯이 이뻐하는데, 임동혁은 그보다 더 귀엽고 깔끔하게 생긴 소년상이라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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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11-09 at 오후 6:57

    김대교 닮았다 ㅠ 근데 요즘 내 취향의 얼굴은 김대교는 아니지ㅋㅋ
    내가 오늘 정서가 상당히 불안하고 우울해서인지, 저거 2악장 4분 43초 이후는 몰입하기 힘드네. 그래서인지 난 6분 이후가 더 좋아.
    내가 그간 이런거도 안 찾아보고 넘 메마르게 살았구나. 암튼 연주 멋지다. 보통의 센서티브가 아닌듯 쟤는.
    악보가 깨끗하다는건..걍 음악의 감정 흐름에 맡긴다는건가.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 wisepaper said on 2015-11-10 at 오전 5:57

      언니가 역시.. 감성이 말랑말랑해요 ㅎㅎ살아가는 데 부작용도 있겠지만 ㅋㅋ 맞아요 김대교님 과인듯… ㅋㅋ 4분 43초 몰입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는 언니의 감성 역시 쵝오! 엄청 센서티브하죠. 제가 어쩌다가 임동혁 지인을 알게 돼서 알게 된 것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되게 안쓰럽게 만드는 타입이에요. 여러 가지 힘든 일들도 겪었고..ㅠ.ㅠ쇼팽콩쿨에서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도 이후 슬럼프가 와서 피아노를 한동안 못치다가.. 워낙 타고난 실력이 뛰어나니 차이코프스키 콩쿨로 재기하고. 어릴 때부터 항상 같이 다니시던 어머님도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여러가지로…지금은 연주자로 공연하며 잘 지내고 있긴 하지만.

  2. 엠제이 said on 2015-11-11 at 오전 12:23

    어제 하루종일 짬이 안 나서 영상들을 보지 못 했어요 (편하게 지나치며 볼 영상들이 아닐 걸 알기에)… 복잡하고 이상한 세상 속 이렇게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 루비 지혜 언니와 반지 형부 예쁜 진주 애기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wisepaper said on 2015-11-11 at 오전 5:08

      난.. 좋은 음악 같이 들어주는 이들이 있어서 진심으로 좋다. 좋은 걸 나누지 않으면 아무 쓸데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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