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간다, 학교
매일 수업 끝나고 두세시간씩 학교에서 놀다 집에 오는 열음이, 은율이..
다른 아이들도 많이 남아 있어서 같이 운동장 옆 숲에 들어가서도 한참 놀고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이렇게 마냥 낙엽 위에 앉아 있기도 하고…
아이들한테 충분히 내려앉은 가을이 이렇게 가고 있다..
은율이의 페이보릿 아이템 보라색 가디건.. 하늘색 바지 입은 아이가 열음이.
무슨 기분인지.. 한없이 쳐진다.
아이들, 바람, 낙엽, 구름, 비, 비내렸다가 개는 오후, 종일 개이지 않는 흐린 날… 이런 거만 생각하련다. 사랑도 분노도 누구도 다 생각하기 싫다.
당분간…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러다 금방 다시 회복돼서 그저 다시 하하호호 미친년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게 부끄럽고 민망하게. 하루도 안 걸릴지 모르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이틀 이상 가지 않고 미친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오늘은 다 싫다.
낙엽하고 가을, 아이들과 가을만 생각하고 싶다. 내 명치를 쓰리게 하고 내 위를 뒤틀리게 했던 것들이 한없이 다 싫어진다. 싫다니. 싫다는 건 좋아서 죽겠다는 말의 다름 아닌데.. 좋다는 말을 이렇게 또 다른 단어로 반복하고 있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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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몸은 좀 괜찮아?
참 이쁘긴 이쁜 가을풍경이다.
네. 그때이후로 괜찮아졌어요. 약 먹고 있어요^^
저기 은율이 서 있는 모습이 형부 판박이 인데요? 😉 어쩜 애기가 저렇게 분위기 있게 서 있어요?ㅎㅎㅎ 사진에서만도 열음이는 힘차고 씩씩하게 돌아다니는 게 눈에 보이고요ㅋ 너무 재미난 진주들이에요~~
형부 어릴 때 사진 보면 은율이랑 똑같애-.- 뽈록하고 양파같이 동글납작한 얼굴에 터질 거 같은 볼살. 은율이도 크면 형부처럼 얼굴이 갸름해질라나? 저 감자같은 얼굴이?? 믿어지지가 않음-.-;;
은율 애기의 감자같은 얼굴ㅋ 사춘기 지나고 나면 형부처럼 갸름해질 거 같아요~ 근데 그대로 똥글똥글한 얼굴로 자라나도 매력넘칠거 같아요~~
오늘은 언니 기분과 몸상태가 어떠신지… 보슬보슬 비가 오는 시애틀 처럼 마음을 내버려두시면 곧 원상복귀 되시지 않을까 싶어요~ 아주 가깝진 않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제가 언니 생각 많이 한다는 것도 기억해 주시고요! 😉
어.. 고마워.. 나 아플 때 같은 나라에 사는 니가 전화해주고 걱정해주니까 기분 좋더라.. 낯선 나라에도 가족이 생긴 기분이야. 평생 여동생이 없었는데 여동생 생겨서 좋고.. 여름에 우리 고무 보트 들고 쉘란 호수도 가고 휴가도 가고 그러자~~~
겨울에 언니랑 공연도 가고 여름에 호수도 가고 휴가도 가면 정말 좋겠어요~~ 그럴 수 있다는 뜻은 가까이서 이모 활동(?)도 할 수 있다는 거니깐… 정말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음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