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ornus랑 무슨 얘기를 하면서 별 생각 없이
“나 그냥 그건 포기할라구~(사실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상황이 안 되니까 포기하려는 마음일 뿐)” 했는데

열음이가 눈 똥그랗게 뜨며 내 어깨를 잡는다.
“엄마 쉽게 포기하면 안 되는 거야~~”

@.@

언젠가 한 번 쓴 적 있는데 “정체성의 힘”이라는 글을 읽은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 전에 (물론 못 알아들어도 은율이에게도 하고 있다)

“열음이는 소중한 사람이야.. 열음이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해낼 거야. 열음이 가슴 속엔 힘이 있어.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될 거야”

해줬는데

하룻밤이라도 빼먹을라 치면 “엄마, 나 소중한 사람 그거 해줘야지!” 하고 지가 독촉한다.
배를 문지르며 해주는 이 말들이 아이에게도 힘이 되고 콕 박혔나보다.

열음이 은율이 다 자고 밤늦게 침대에 누웠는데 열음이의 저 말이 생각보다 굉장한 힘으로 나를 다독인다.
아…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겠구나..
내가 애들한테 원하는 걸 나 자신도 해야지..

찡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는 말들이 곧 그 아이의 정체성을 만드리라 믿는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해주는 말처럼 사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본받을 것이다.

 

* 요즘 열음이가 유치원을 재미있게 잘 다니고 있어 기특하다.
열음이 또래 친구들 다들 한글 읽고 알파벳 쓰고 외운다는데
하나도 안 가르친 우리 열음이. 그러나 조그마한 레고블럭 몇 상자만 쏟아주면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그럴듯한 건물, 로보트, 비행기 등등을 만들어낸다.
어른인 나도 못 만드는 어려운 수준인 것 같은데..
글자 하나도 모르면서 “자기는 글자를 다 안다”고 말하는 깡도 웃겨 죽겠다-.-

Comments on this post

  1. uks said on 2013-03-26 at 오전 9:49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라죠.
    자기 입으로 내 뱉은 말을 그대로 지키는게..

    암튼. 지금까지처럼 계속 성취해 나가는 모습 주변에 보여주시길.
    주변에게도 많이 도움이 된답니다. ^^

  2. wisepaper said on 2013-03-27 at 오후 1:32

    격려 감사합니다.^^
    소영언니 아이 낳으면 가끔 놀러가도 되나요? ㅎㅎㅎ
    이제 키워놔서 그런지 갓난 아기들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이뻐보이고 부럽네요. 다시 오지 않을 시절.

  3. uks said on 2013-03-30 at 오후 7:52

    얼마든지요. 🙂
    편히 놀러 오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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