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늘 혼자였다는 아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영원을 아는 그대

마이우현닷컴 리뷰, 단상 게시판에도 글투만 약간 바꿔서 올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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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쇼타임 3화에서 멤버들과 장난치듯 서로 캐롤을 불러댈 때 우현이 입에서 흘러나온 클레이 에이킨 노래 Don’t save it all for Christmas. 그 짧은 순간에도 남들과 달리 평범치 않은 노랠 부르는 우현이를 보며 우현이팬들은 또 감동했더랬다. 바로 이 장면.

 


순간적으로 입에서 흘러나온 노래도 우현이에겐 예사롭지 않은 의미가 담긴 곡. 이 곡은 우현이가 예전에 네이버 뮤직 Musician’s Choice란 코너에서 추천했던 노래다. 그 때 우현이의 인터뷰가 정말 인상적이어서 기억을 해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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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에이킨은 내가 가수의 꿈을 꾸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가장 큰 힘을 줬던 가수였고, 연습생 때도 물론 가장 좋아했던 가수다. 그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 자리까지 출전했다는 것이 대단하고, 그의 도전과정이 내게 너무 와 닿았다. ‘Don’t Save It All For Christmas Day’는 크리스마스인데 외로운 아이들, 어려운 환경의 친구들을 위한 노래이다. 내가 늘 크리스마스 때 혼자였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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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혼자였다는 어린 우현. 크리스마스에 혼자였던 아이의 감성은 어때야 했을까. 모든 어린이들이 온갖 축복은 다 받는 날, 크리스마스에 혼자였던 아이라니. 난 우현이의 감성 가장 깊은 밑바닥에 우물처럼 그를 지탱하고 있는듯한 본질적인 고독, 외로움, 애상, 서정을 정말 사랑한다. 이런 근원 때문에 뮤지션으로서 우현이에게 기대를 하고 있고. 우현이의 어린 시절 외로움은 우현이를 만든 것들이고 그렇기에 우현일 사랑하는 팬들은 그 외로움마저 애달프게 사랑하게 되는 거다. 모든 게 우현이니까.

더 뭉클하고 고마운 건 우현이가 자신의 햇살 같은 웃음 뒷면의 토양 같은 외로움을 긍정하고 있다는 거다. 8월 9일 콘서트에서 주저앉아 울면서도 우현이는 자신의 부모님의 관한 이야기를 하며 어려웠던 시절을 긍정하는 표현을 했었다. 우현이를 만든 모든 것들, 그것이 지난 날이든 환경이든 또는 타고난 감성과 타고난 고독이든. 우현이가 이 모든 걸 음악으로 표현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고 또 그럴 거라 생각한다.

네이버뮤직 인터뷰 참 좋다. 이 노래에 대한 얘기뿐 아니라 김현식, 해바라기 같은 예전 세대 뮤지션의 음악을 추천하는 걸 보면서.. 내가 음악인으로서의 우현이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부분이 아니었다면 그에 대한 내 끌림은 그저 호감 정도로 끝났을 거다.

 

91년생인데 91학번 같은 감성을 가진 우현이. 어린시절 옛노래를 부르며 혼자 있던 시간을 보낸 아이였다고. 특히 김현식 씨의 노래를 추천하면서 했던 이 말에 뛸듯이 기뻤었다. 내가 사랑하는 우현이가 이런 깨달음에 다달았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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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분의 담백한 창법은 너무 완벽했다. 감히 따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불러놓으셔서 연습하면서 참 힘들었다. 그러나 나중에 나도 이렇게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노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고, 진심이 담긴 노래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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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 우현이가 여타 젊은 아이돌과 다른 점이 노래할 때 낭비되는 화려한 기교 없이 부른다는 거다. 우연이 아니라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성으로, 과잉이나 치장 없이 그러면서도 열정을 다해서. 이게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열정을 다하되 허세를 부리지 않고 진심으로 자기 내면을 전달한다는 것이.

해바라기의 ‘내마음의 보석상자’를 추천하면서 우현이가 이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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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2] 오디션 당시 가사에 담긴 내용대로, 어렸을 때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내 마음의 보석상자’를 간절하게 불렀다. 가사에 담긴 메시지, 진정성을 좋아하는데 이 노래에선 그게 많이 느껴졌다. ‘가고 싶어 갈 수 없고/보고 싶어 볼 수 없는 영원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일이며, 나에게도 그런 적이 있어서 더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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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어 갈 수 없고 보고 싶어 볼 수 없는 영원이 있다는 걸 겪었다는 우현이. 이래서 우현이를 점점 더 깊이 사랑하게 된 거다. 그는 인간의 본질적인 근원 같은 그런 외로움과 갈망을 갖고 있고 노래하면서 이를 표현한다. 이런 감성은 되게 근본적인 것이어서 유행과도 시대와도 상관없다. 이 덕분에 난 우현이가 ‘세월을 이기고 살아남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뮤지션이 될 거라고 믿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근원 같은 이런 감성이 있기에, 우현이가 아무리 팬들 앞에서 뽀뽀며 하트며 마냥 귀여운 팬서비스를 날린다 해도 그저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애달파진다.

 

처음 우현이가 눈에 들어왔을 때 꽂힌 건 햇살같이 웃는 모습이었는데. 그 웃음을 가진 청년이 너무나 굵고 깊은 중저음을 가졌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어리둥절했었다.

김동률의 ‘아이처럼’ 부르는 우현. 깊고 굵은 중저음이 참 좋다.

 

 

그래서 더 파고들고 싶고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듯. 그 후 그 마냥 해맑은 웃음 뒤에 강단 있는 남자 같은 날카로운 얼굴이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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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할 때 표정에서도 보이는 이 감성. 풍부하면서도 요란하지 않은 이 깊고 단단한 감성이 참 좋다. 어제보다 오늘 더 좋으니 내일 더 사랑하게 되겠지.

 

우현이의 뮤즈는 서정, 외로움, 애상, 고독이다. 이건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와 표정을 수십, 수백번 보았던 팬들이라면 많이들 공감하는 부분이다. 분명히 귀여운짓 하며 해사하게 웃는 아이돌인데 보고 있으면 슬프고 아려와. 아이돌인데 트렌디함보다는 클래식한 정서를 건드린다. 우현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가벼운 허밍도 잘 살피고 싶다. 여태까지의 우현이의 성정을 고려해봤을 때, 가벼운 허밍도 어쩌면 또 우현이가 지난날 수도 없이 의미를 담아 불렀던 노래의 한 조각이 아닐까 싶어서. 

 

 

 

 

 

인터뷰 전문은 여기.
네이버 뮤직 – Musician’s Choice – 남우현, 나를 가수로 채워준 음반들
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20116

 

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12-26 at 오전 12:43

    우현이의 고독, 애상,,전부터 니가 보여줬던 무대영상들에서 깊이 느껴졌기에, 내가 재범이를 마음에 품던 그때부터 우현이는 참 안타까운 동생으로 느껴졌었어. 한번 만나서 얘기하고픈..
    지금도 쇼타임에서 뭐라도 한번 더 해보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면 ..나서는게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안스럽고 안타깝고 조금은 불쌍하기까지 해.(이런표현 좀 그런가.ㅠ) 하지만 이런것들까지 나중에 좋은 뮤지션이 되는 자양분이 되겠지?
    그리고 이번 쇼타임에서 나 우현이한테 진심 고마웠어. 이유는ㅋ 성규의 입술을 모니터 꽉차게 클로즈업하게끔 해줘서ㅋㅋㅋㅋㅋ
    그리고 성규가 입은 자주색 코트 내가 느무느무 좋아하는 색이고 내가 작년부터 그런 자주색 코트를 찾았었는데 성규가 딱 내취향으로 입고 나오다니! 넘 잘어울리고 항상 성규 패션은 내가 추구하던 남자의 패션이야. 재범이는 옷입는건 맘에 안들었었고.(얼굴이 늘 아까웠음)ㅋㅋ
    그리고 참 희한했던게..성규가 우현이 지시대로 촬영하고 있는 장면에서 배경음악이 잠시 재범이의 노래 eyes 전주였음ㅠ 완전 기분 이상하고 묘하더라. ㅋㅋㅋㅋㅋㄷ

    • 심은하 said on 2015-12-26 at 오전 12:46

      재범이의 eyes가..완전 맘아픈 이별노래거든. ㅠ

  2. wisepaper said on 2015-12-26 at 오전 8:23

    저는 쇼타임 3화까지 보면서.. 잠깐씩 노래를 해야 하는 별거아닌 순간마다 정말 제일 열심히 제일 목청껏 부르는 우현일 보면서 가슴이 아팠어요. 저렇게 본능적으로 노래가 술술 나오는데, 영어노래도 가사 하나 안 틀리고 술술 나오는데.. 그런 멤버를 ‘어떤 이유로든’ 1년 넘게 노래를 많이 못하게 하고 개인활동을 배려하지 않았던 회사와 여러 가지 상황들이 너무 가슴 아프고 힘들어서요. 우현이가 언니 말대로 방송 내내 자꾸 나서고 이것저것 하려고 앞에 나서죠? 그거 자기 팬들이 한동안 자기 개인활동을 못 봐서 애달파하는 거 다 느껴서 그래요. 팬들 심경 하나하나 다 헤아리는 세심한 스타일이라서. 자기 그동안 많이 못 본 팬들 때문에라도 더 나서고 하는 거 다 보여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자기가 하고 싶어서 나서는 것도 있지만요. 팬들이 자기가 짧은 순간에라도 노래하는 거 들으면 너무 좋아하는 것도 알아서 그렇게 노래도 열심히 불러 제끼고 짧은 영상이나마 남겨주려고 하는 것도 보이고. 또 본인도 얼마나 평소에 노래가 몸에 뱄으면 술술 나오는지…ㅠㅠ

    우현이가 성규 디렉팅할 때 그런 노래가 흘러나왔군요. 재범이가 성규 쪽으로 기우는 언니랑… 이별하나요?????? 저도 슬퍼요.ㅠ.ㅠ 그냥 둘다 좋아하세요. 우현이가 자기 좋아하다가 다른 스타나 아이돌로 넘어가는 팬들 겪을 때마다 마음 쓰여 하고 그러는 걸 알아서 이런 느낌.. 정말 슬퍼요..흑흑..

    그쵸? 우현이 덕에 성규 그 로맨틱한 뽀뽀 움짤도 탄생하고 고맙죠?? ㅎㅎㅎㅎ 우현이 진짜 뽀뽀 너무 좋아해. ㅎㅎㅎ

    • 심은하 said on 2015-12-26 at 오전 10:00

      글쎄..재범이가 과연, 내가 다른 스타로 넘어가는걸 마음 쓰려할지,,별로 안 쓰려하고 쿨하게 보내줄거같은디.(팬들이 그렇게 하지말라고 다리 붙잡고 애원해도 문신 강행했던걸 보면)ㅋㅋ 하긴, 그래도.. “문신하지 말라는건 랩 하지 말라는것과 똑같지만 많이는 안할게요.”라고 글 올린걸 보면 상당히 양보하고 참은건가? ㅠ
      그리고 우현이 쇼타임 보면서 내가 안스러운 마음 드는게 바로 그거야. 팬들한테 미안해하고 자기모습 더 보여주고 싶고 그런 마음 느껴져서 안타깝고 불쌍한거야. 재범이가 내성적이어서 방송출연 싫어하고 예능에서 말하기 싫어하는데도 팬들이 나와주길 바라니까 나오는거잖아. 인터뷰에서도 늘 그랬어. “저는 원래 방송활동 싫어하는데 단지 팬들이 저를 보고싶어하니까 나오는거에요.”라고. 아마도 우현이는 더할거야. 콘서트때마다 팬들 보면 얼마나 안타깝고 눈물 나올지 짐작이 가. 팬들이 저리 나를 반기는데 나는 그대들에게 내 모습 자주 못 보여주는 이 상황이 가슴이 미어지오..이런거? ㅠ
      근데,,나는 재범이를 떠나고싶지 않은데,,그의 팬들 때문에 정말 정떨어진단 말이지.
      그리고 내가 쉽게 사람을 갈아치우는? 그런 성격이 아닌데, 특히나 나 디게 순정파인데(ㅋ 갑자기 왜 웃기지ㅋㅋ), 성규같은 경우는 지금 빠지게 된 상황이 아주 독특한거지. 팬도 아니었는데 콘서트에 간거고, 본의 아니게 성규의 노랫소리와 표정이 계속 내 귓가와 눈가에서 떠나질 않았고, 밀어내려고 애쓰며 매일 재범이 사진을 보고 재범이 노래를 들었지만 내 감각기관이 자꾸만 성규를 연상해냈고..이런게 콘서트의 영향인데, 나처럼 팬도 아닌데 내돈 들여서 콘서트 간게 흔한 케이스는 아니잖아. 안방에서 그 모습 봤다면 팬이 될 수 없었겠지. 콘서트 후유증으로 팬이 된거니까.
      그리고 성규의 매력이 재범이를 이길만큼 강하기도 하고..사실 노래하는 목소리도 성규가 훨씬 좋지. 몸매도 성규가 훨 이쁘고ㅋㅋㅋㅋㅋ
      그래도 그래도 재범이도 멋지긴한데, 근데 내가 강하게 거부당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는 그 매력에 푹 빠지진 않을듯. 근데 aomg의 노래들이 전반적으로 좋긴 해. 그레이와 로꼬의 노래는 앞으로도 좋을듯. 솔직히 난 재범이 팬이었지만 노래만 본다면 그레이나 로꼬 노래들이 음도 가사도 훨씬 좋고 와닿았거든. 재범이의 미국인 춤과 노래는 아직도 좀 낯설어. ㅋㅋ

      • wisepaper said on 2015-12-26 at 오전 10:32

        네.. 언니 정말 특별한 운명인듯. 팬도 아닌데 콘서트에 갔고.. 거기서 마음 쓰이는 동생처럼 느껴지는 우현이를 응원해주다가.. 자꾸 빠져들게 하는 성규의 마력을 발견하셨고.ㅎㅎㅎ 그 강하게 거부당했다는 느낌 제가 뭔지 알아요. 사실 그게 재범이가 거부한 게 아닌데도, 재범이와 그의 팬질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재범이의 영향이 강하게 있고 팬 한명이 언니를 거부한 건데도 재범이로부터 거부당한 것 같은 느낌. 저 역시 어린 나이부터 누구든 팬질을 하며 그런 느낌과 싸워야 할 때도 많았고 많은 고비가 있었기에…..ㅠ.ㅠ

        그레이와 로꼬의 노래 저도 좋더라구요. 사실 많이 안들어봤는데도. 저도 재범이의 특정 노래들은 되게 괜찮은데 전반적으로는 사실 와닿기는 힘들어요. 제가 힙합스런 음악이나 미국적인 음악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ㅎㅎㅎ 그래도 사람으로서의 매력은 재범이가 되게 멋지고 묘하게 끌리는 느낌은 있어요. ㅋㅋ

        언니가 우현이의 그런 마음까지 알아보는 게 참… 고맙다니깐요! 우현이가 자꾸 자꾸 콘서트마다 우는 것도.. 여러 가지 감동이 섞여서 그런 것도 있곘지만 팬들이 원하는 만큼 자기 활동을 못해온 게 애달프고 맘아프고 그래서 그런 것도 있겠죠. 아무리 사람이 감동을 잘한다 해도 그렇게 콘서트마다 처연하게 운다는 게..ㅠ.ㅠ 역시 별일은 아니었어요. 결국 별일으로 밝혀졌고..ㅠ.ㅠ 그래도 이제 우현이가 어느 정도 추스르는 결정을 했고 앞으로 솔로도 나올 거고. 내년엔 즐거운 팬질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 심은하 said on 2015-12-27 at 오전 12:30

          나도 우현이 솔로는 무지 기대되네. 사실 우현이가 작곡한 곡들도 너무나 맘에 들고 인피니트와 어울리는 곡들인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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