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년 전] 산호세 와이너리, 샌프란시스코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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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다닥다닥한 집들.

미국은 도시마다 비슷한 풍경도 있고 어떤 도시에만 특유한 풍경도 있는데, 샌프란의 이 풍경은 다른 도시와 확연히 다른 거 같다.
멀리보이는 산 위에 줄지어 자리한 집들은 만국기처럼 띠를 이었네..
인구는 많고 도시 면적은 한정돼 있는데 우리처럼 고층 아파트를 세우는 것도 아니니 2층짜리 자그만 장난감 같은 집들이 옹기종기 붙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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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제일 유명한 뷰포인트, 트윈픽스. 봉긋한 산이 두 개 붙어 있어서 쌍둥이라 불린다.
우리도 조기 보이는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단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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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픽스 봉우리에 올라서니 바람이 엄청 세다.
날아갈 것 같은 산 아래로 아.. 꺠알 같은 집들. 그리고 멀리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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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뒤로 하고 금문교를 건너면,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해 환상을 간직하고 있던 동네, 소살리토가 있다.
근데  소살리토보다 그냥 샌프란의 동네 골목길 언덕길에 장미꽃 핀 풍경들이 더 정겹고 마음에 와닿았다.

바다에 뜬 요트를 보며 열음이도 우리도 타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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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진 언덕길들 때문에 운전에 어려움도 있고 급경사길에 주차하기는 거의 묘기수준이었지만
언덕은 도시에 특별한 정겨움을 부여한다.
아마도 여긴 샌프란 다운타운에 있던 일본인 거리였던 것 같다.
마침 벚꽃이 피던 계절이라 축제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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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자주 눈에 띄었던 카스트로 거리.
센스 있게 차려입은 남남 여여 커플들과 재밌는 퍼포먼스들, 자유분방한 카페들.
1960,70년대 진보와 자유를 상징하는 히피들이 샌프란으로 모여들었고,
샌프란은 음악, 문학, 성적 자유, 문화 여러 부분에서 자유와 젊음을 상징하는 도시가 되었다.

지금은 그 분위기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할지라도 샌프란 골목 곳곳은 여전히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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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에 머물 때 주말마다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왔는데
어둑어둑해질 때쯤 샌프란을 빠져나와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아래로 아래로 산호세로 향하다보면
샌프란이 끝나는 경계 에 있는 도시 밀브레, 인앤아웃에 들러 햄버거를 먹곤 했다.

이 날은 인앤아웃이 아닌 크램차우더가 맛있는 베이커리에 들렀다. 딱딱한 빵, 샐러드, 커피, 크램차우더. 지금 떠올리면
으.. 다시 먹고싶은데 그 땐 왜 그렇게 심드렁하게 먹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한국음식이 간절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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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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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가 적힌 종이는 항상 종이배가 되거나 비행기가 되거나..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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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마운틴 뷰.
평일에 ornus가 회사에 가면 열음이랑 나는 근처 동네나 공원, 놀이터에서 놀다가 다섯시쯤 회사 앞으로 가서
ornus를 픽업해 저녁 먹으러 주로 마운틴뷰로 왔다.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요 자그마한 식당가가 마운틴뷰 다운타운의 전부다.
한국에 있을 땐 구글이 있는 동네로 워낙 유명해서 큰 도시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작은 읍내 같은 곳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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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자그마한 다운타운 식당가에 중국음식, 베트남, 일본, 타이 음식점들이 골고루 자리잡고 있다. 한국음식점도 있고.
우린 타이음식점의 파인애플 볶음밥과 달콤 소스가 들어간 돼지고기 요리가 입에 잘 맞아 자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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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뷰 기차역.
VTA라 불리는 트램이 산호세 다운타운까지 가기도 하고
여기를 지나는 기차가 샌프란까지 통근하는 사람들을 채워가기도 한다.
샌프란에 회사가 있지만 집은 산호세에 있는 사람들, 혹은 그 반대인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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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에서 보낸 마지막날.
ornus가 회사에서 두 시쯤 일찍 퇴근해서 근처 산호세 와이너리에 다녀왔다.
와이너리는 꽤 높은 산 중턱부터 꼭대기까지 자리하고 있는데
올라가는 고개가 꼬불꼬불 아슬아슬, 드문드문 자리잡은 커다란 저택들, 나무숲….

흔히 실리콘 밸리 하면 산업도시를 떠올릴 테지만 이렇게 한가하고 시골스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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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 주차장에 세워 있던 마차가 재미있는 열음.
놀이터에서 친구가 신고 있던 장화가 부러웠던 열음이, 장화를 사달래서 산호세의 땡볕 속에서 애지중지 신고다녔다.

놀이터에서 만난 열음이 또래 아이들이 장화를 신고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금세 친구가 돼서 조잘조잘 떠들며 논다.
한 아이는 중국어, 한 아이는 영어, 열음이는 한국어….. 아이들한텐 문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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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숙소 정원에서..
아빠 다리 꼭 붙들고 있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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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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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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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찾은 작년 4월 사진들.
유난히 산호세, 샌프란 갔던 기억들이 애틋하게 다가오는 건 아이와 함께여서이다.
솔직히 말해 단둘이 다녀온 시애틀 여행은 그냥 그럭저럭인데
샌프란 여행에 추억이 더 많다.
아이가 있으면 어른들끼리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생겨나고 어른들끼리였다면 보이지 않았을 틈새와 구석을 바라보게 된다.

이젠 우리 둘이 다녀온 해외여행보다 아이들과 함께 네 가족 떠나는 근교 여행이 훨씬 더 재밌다.
담엔 비행기 탈 때도 우리 네 가족 같이 가고 싶은데
4인 가족 해외 한 번 나가려면 못해도 천만원은 들 거 같아 엄두가 나질 않네.ㅠ.ㅠ
날 따뜻해지니 구석구석 국내여행 많이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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