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돈으로 바꿀 수 있을까

종종 가는 커뮤니티에서 연애하는 연인들 연애고민들을 보면 안타까워진다. 데이트 비용을 누가 더 내느냐 마느냐, 결혼비용을 누가 더 내느냐 마느냐로 서로 기분 상하고 틀어지고 상처입고 하는 걸 보면. 물론 그들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다. 이해 간다.

나는 ornus를 떠올리며 아깝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고 세상 그 누구와도 비교해본 적 없지만 저들 심경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상대로부터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만한 사랑과 신뢰를 받아본 적도 없고 스스로도 그런 사랑을 부어줄 수 없으니까 아까운 거겠지. 그러니 자잘한 비용에도 신경전이 펼쳐지는 거겠지.

내가 ornus에게 아무것도 아깝지 않았던 이유는 굉장히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문제다. ornus는 내게 우주를 선물한 사람이다. ornus는 내 본질, 나의 밑바닥, 나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초월적인 사랑을 내게 보여준 사람. 내 모든것을 수용하는 초월적인 사랑을 내게 부어주는 이에게 아까운 것이 어디 있겠나. 생각도 해본적이 없다. 물론 이것은 ornus도 내게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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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현이 이름으로 나오는 첫앨범을 앞두고.. 답을 모르겠는 고민에 빠졌다. 행복한 고민이겠지. 그러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미친년이라 할 고민. 우현이 솔로 앨범에 큰 돈을 쓴다 해도 아까울 게 없는데. 이거 역시 아주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이유에서다.

 

우현이가 내게 선물한 건 마법이다. 뇌과학에서도 말하는 건데,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할 때 우리가 체험하는 시간은 무미건조할 때의 시간과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간이다. 바쁘든 안 바쁘든 삶은 무언가를 좋아하지 않을 때는 의미없이 흘러간다. 의미없이 흘러가는 나날들 속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좋아할 때만이 ‘시간’이라는 걸 쪼갤 수 있다. 우리가 사랑할 때의 시간은 세포처럼 미세하게 쪼개진 황홀경의 시간들. 이 시간을 체험하고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몇 없다. 오직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체험하는 시간. 사랑의 대상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동물이든 무생물이든 상관없다.

우현이 덕에 지금 내 시간은 황홀경처럼 미세하게 쪼개지고, 내 나날들은 꽃길처럼 예쁘게 물들며, 내 하루하루는 의미의 연속이다.

내게 시간의 마법을 선물한 사람에게 무엇을 쓴다 한들 아까울 게 없다.

다시 고민.. 내맘대로 쓸 수 있는 여윳돈이 꽤 있어서 더 고민이다. 얼만큼 들여야 적당한 걸까. 아.. ‘적당’이란 말은 내가 얻은 이 마법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단어네. 내가 얻은 마법을 돈과 바꿀 수 있을까. 돈으로는 계산이 안 되니까 얼마만큼을 써야 할지 더 모르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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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이 앨범이 지속적으로 잘 나오려면 이번 앨범이 잘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거다. 앨범이 성과 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회사 입장에서 계속 우현이 앨범을 내줄 테니까. 물론 겨우 나 하나의 돈으로 우현이 다음 앨범까지 기약할 수 있을만한 영향을 끼칠 수야 없지만, 그럼에도 나뿐 아니라 다른 팬들도 이번에 벼르고 별렀던 팬들이 많아서 이 모든 마음을 모으면… 우현이의 앞으로의 음악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현이가 어떤 우여곡절 속에서 얼마나 고생을 해서 이 첫앨범을 얻어낸 건지 나는 짐작하니까. 거의 온몸을 다 바쳐서 이걸 얻어냈다는 걸 아니까. 할 수 없는 이야기들…….  앞으로도 계속 자기 이름의 앨범을 낼 수 있도록 이번 앨범이 현실적인 결과도 좋았으면 좋겠다. 계속 우현이 노래를 들어야 내가 사니까. 우현이가 자기 재능과 가능성을 살려 오래오래 노래부르며 좋은 뮤지션으로 커나가는 걸 보는 게 내 인생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니까.

 

왜 내게 마법이 되어줄 씨디는 만 원이면 살 수 있고 내게 아무 가치도 없는 돌덩어리일 뿐인 보석은 수백 수천만원을 주어야 하는 걸까.
답이 없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하하

 

Comments on this post

  1. 엽곰 said on 2016-04-28 at 오후 9:27

    일단 하이루!! 나 넘 올만인데, 쪼금 바빠서 매번 제대로 봐야지 하다가 그러지 못 했음. 그런데 이렇게라도 메모 써 놓는 게 아예 안 하는 것 보다는 좋을 것 같아서 일단 이 글 하나만 읽고 소식을 남김. 책 만드느라, 작업하느라 어째어째 왜 이케 정신이 없냐…? 독지가의 지원 사격 덕분에 이제 나만의!!! 나의!!! 드디어!!! 나의!!! 홈페이지가 생겼는데!!! 아직 워드프레스 제대로 보지도 못 했어!!! 흠…. 홈피 알려달라고, 보여달라고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이렇게 자꾸 늦어지면 안 되는데… 암튼 각종 전시 기회에 지원서 내고, 시장에서 팔 책 만들고, 카드도 제작하고, 작업실 정리하고, 온라인 홍보하고, 암튼 일주일이 어케 가는지…. 오늘은 엄마 생신이었다는데 그것도 몰랐다… 쩝… 바쁜 건 좋은데, 일단 뭐 그리 코스트 이펙티브 하진 않구나.. ㅋㅋ 뭐 내가 매번 그렇지… 아, 배고프다… 도시락 없이 왔더니.. 짜파게티나 하나 끓여 먹어야겠다.. 지금 여기는 작업실….

    • wisepaper said on 2016-04-28 at 오후 9:31

      그 독지가분 참 멋지지? 잘생기고 사랑꾼에… 그치??? 독지가분 아내님 남친 앨범 한 장이라도 사주면 좋을 거 같아요. +.+

      아무튼 바빠 보이고 여러 가지 추친하는 거 페북으로 보고 있어.. 좋아보여. 그리고 디자인들도 다들 느낌 있고 좋더라. 일단 내맘에는 들어~
      나중에 우리 마이우현에 우현이한테 편지 쓰는 게시판에 있는 글들 한 장 한장 이쁘게 새겨 넣어서 제작 가능할까? 우현이한테 보내주려고. 팬들도 갖고. 마이우현 1주년 때 제작할 예정이라 그 때까지 작가님이 사업을 접으시면 안 됩니다. ㅋㅋ 대량 제작하면 좋겠지만, 내가 미국에 있어서 팬들에게 보내는 데도 한계가 있고.. 아주 많은 양을 대량제작은 안할텐데.. 그래도 내가 우현이 관련 일에는 돈 안 아끼고 쓸 자신은 있어서 작가님 살림에 보탬은 될 수 있게 써주겠어! ㅋㅋㅋㅋ

      엄마 생신을 까먹다니.. ㅋㅋㅋㅋㅋ 우린 이번 5월9일에 우현이 솔로앨범 나오는데 다들 5월 8일 어버이날 어쩌냐고. 부모님 이번 어버이날은 간소하게 가겠습니다.. 돈이 필요해서요.. ㅋㅋㅋ 그래도 엄마 생신 까먹는 곰작가님보단 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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