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생의 91학번 감성

여러 장르와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라 장르는 가리지 않고 듣는데, 요즘은 예전보다 점점 더 발라드가 많이 좋아진다.
그럼에도 내 취향이 아닌 발라드가 약간의 신파 감성이 들어간 발라드인데,
깊은 슬픔의 정서가 있는 발라드는 참 좋아하지만 이게 신파와는 다른 거라..

근데 이번 우현이 앨범에서 내 취향마저 무화되는 곡을 만났다.
예전같으면 좋아하지 않았을 감성의 곡인데, 우현이 보컬이 이걸 잘 살리는 걸 보니까 그 감동에 그저 넋을 놓게 된다.
특히 이번 쇼케이스에서 라이브로 부른 무대에서 가장 큰 감동을 받았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정통 발라드 <그 사람>, 쇼케이스에서 라이브

 

 

아.. 도입부의 중저음의 깊이는 정말 그 어떤 선배 가수들과 비교해서 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저 고맙다. 우현이가 이런 목소리라서..

91년생 우현이. 우현이 또래 가수들 중에서 이런 감성을 낼 수 있는 가수가 잘 없다.
보컬 자체가 클래식하고 두텁고 깊은데, 가사의 정서 전달력도 단연 어른스럽다.

 

“사랑, 아무런 힘이 못 되는 그 말” “떠나지 마라 이러지 마라”
세월의 연륜이 있어야 이해할만한 이런 어른스러운 가사를.. 트렌디한 아이돌이 부르면 소화가 힘들 거다. 겉도는 거다. 근데 우현이 목소리가 일단 두텁고 깊이가 있는 데다가 감성도 좋고 내면까지 깊은 사람이니까 저 가사가 소화가 된다. 저런 가사가 겉돌면 아무에게도 감정 전이가 안 될텐데.

우현이가 아무리 귀엽게 보이거나 안쓰러운 아이처럼 보여도, 내게 남자같이 느껴지는 게 이런 감성 덕분이다.

91년생 우현이는 어찌 91학번 같은 정서와 감성을 갖게 되었을까. 외모나 성격은 20대 청춘, 청년 그 자체인데 노래할 때의 감성은 30 -40대 정도에서 나오는 헛헛함 같은 걸 갖고 있다. 10대도 20대도 외로울 순 있겠지만 그 외로움의 종류가 다르다. 우현이가 노래할 때 보여주는 고독 안에는 세월이 사람에게 안겨주는 흠집, 절망, 상처, 헛헛함 같은 게 실려나온다.

최근 목소리가 몇 년 전 인피니트 앨범과 다르게 흠집 같은 게 느껴지는데, 덕분에 감성은 더 깊어졌다. 제이윤의 다른 노래, 인피니트 앨범의 수록곡 ‘나란 사람’을 보면 고음 올라갈 때 한없이 맑은데 이번 ‘그사람’에서의 고음은 그런 맑음이 아닌 상처, 흡집, 머뭇거림 같은 게 느껴진다.
약간의 거슬림으로 다가오는 이 흠집이 실린 목소리. 깊은 정서를 표현하긴 더 좋아졌다.

………………….

그 사람

 

오는 건지도 몰랐던
낯선 손님을 맞은 것처럼
허둥거리며 이별을 마주했던 나
어쩌면 그게 나은지 몰라하루가 다르게 멀어지는 널
나는 어쩔 수 없었지
사랑, 아무런 힘이 못 되는 그 말
떠나지 마라, 이러지 마라
마음속으로 빌다
난 이미 너에게
보이지, 들리지 않는 사람
널 그때 소리쳐 불러도
이미 난 네가 다 지워버린 사람

 

날씨 탓이라 말했어
가슴이 자꾸 움츠러든 건
날이 풀리고 햇살이 좋은 오후엔
아무 변명을 하지 못했어

 

지금도 네가 꼭 올 것만 같아
나야, 하고 날 부르며
맞아, 사랑은 짧은 선물이란 말
어쩌면 나 소홀했나 봐, 지키지 못했나 봐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니
기억나 한때는 너의 눈부신 빛이었던 나
이제 내 모습 그림자가 되어
널 쫓고 있어도 볼 수 없지만

 

고마웠다는 그 말은 끝내 했어야 하는데
날 위한 말인 것 같아서
떠나는 너에겐 짐이라서, 하지 못했어

Comments on this post

  1. ornus said on 2016-05-11 at 오후 9:10

    노래 좋다. 팬들이 중간에 응원하는 소리가 없으니까 노래감정에 더 빠져드는 거 같애. 이건 그냥 발라드가수로 데뷔하는 거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아.

    • wisepaper said on 2016-05-11 at 오후 9:26

      기자들 앞에서 부른 거라 정적 속에서 플래시 소리만 샤샤샤샤샥…
      원래는 내가 좋아하기 힘든 스타일의 곡인데.. 우현이 중저음이 나오는 순간, 그냥 노래 좋다는 말밖에 못하게 됐어..노래 좋다.

  2. 엠제이 said on 2016-05-12 at 오전 10:17

    이 노래도 넘 좋고요~ 앨범 노래 다 우현이가 소화를 잘 해서인지, 한 곡 듣고 나면 “아 이 노래가 제일 좋다” 했다가 다음 곡 들으면 “아 이 노래가 더 좋다” 이게 계속 반복이에요ㅎㅎㅎ 스탠바이미까지 듣고 다시 끄덕끄덕으로 돌아가면 또 끄덕끄덕이 더 좋은 거 같고ㅋ 최근에 듣는 곡이 우현이 앨범 속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 되는 거 같아요! 저 오늘 밤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끝내고 언니한테 내일 카톡 할게요! 😉 앨범 때문에 하고픈 말 많았는데 바빠서 계속 참고 있었어요ㅠㅠ

    • wisepaper said on 2016-05-12 at 오전 10:42

      어 너 요즘 너무너무 바쁠 거라 예상하고 있었어.. 바쁜 거 잘 처리하고 한가해지면 같이 수다 떨자. ㅎㅎ
      그치.. 나도 계속 이게 좋다가 저게 좋다가 바뀌고 있네. 그리고 우현이가 곡마다 창법과 음색채를 다 다르게 했어..
      우리 오빠 이번에 진짜 넘 아티스트야..흑…. ㅎㅎㅎㅎㅎㅎ

  3.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12-31 at 오전 2:56

    나 이걸 이제야 봤네. 라이브로 들으니까 더 좋다.
    근데 나 여기 폴더 쭉 보다가 다시한번 느끼는건데, 정말..아무리 들어봐도 아이돌 중에 우현이 목소리가 참 좋은데(성규 빼고 생각했을때ㅋㅋㅋㅋㅋ) 왜 목소리에 비해 별로 유명하지 않는 것인가!
    명수도 아이돌 중 비주얼이 탑3 안에 들거 같은데 그거에 비해 그닥 유명하지 않은거 같아서 의문이고ㅋㅋㅋㅋㅋ

  4. wisepaper said on 2016-12-31 at 오전 3:06

    그러니까요 언니. 저도 그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내가 콩깍지 때문에 이런가? 하고 객관화시켜서 생각도 많이 해보고. 근데 제가 분명 평소에 다양한 노래를 많이 듣는 사람이고 제가 듣던 그 수많은 목소리 중에서도 유독 우현이 첨 알게 됐을때 “와.. 목소리 정말 좋다” 라고 생각했으니 그땐 콩깍지 씌이기도 전이니 객관적으로 좋은 거 맞는 거 같고. 옆에 오군한테도 그때 많이 물어봤는데, 가벼운 기교, 허세, 이상한 버릇 없이 목소리 그 자체가 참 담백하고 좋다고.. 전 정말 성규나 우현이한테 요상한 기교, 허세 없어서 좋거든요. 그냥 자기 목소리로 최대한 진심으로 노래하잖아요. 정말 또래 중에서 눈에 띄게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안 유명한 이유는 특별한 계기가 없어서 그런 거 같아요. 유명 드라마의 ost를 불렀다든지 유명 예능에서 빵 떴다든지 하는 그런. 한국은 그래야 뜨기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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