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앤 언덕, 유빌리지의 여름
어린이집도 학교도 둘다 방학하고 나니 오후 쯤 되면 너무나 심심하다.
다운타운 시애틀 사우스레이크 유니언에 있는 회사 사무실로 출근한 ornus 퇴근 시간을 앞두고 애들 데리고 다운타운으로 진출. ㅋㅋ
다운타운이 다 내려다보이는 이쁜 동네. 퀸앤 언덕에서 한두시간 놀다 가려고 좀 일찍 왔다.
퀸앤 언덕 꼭대기에 있는 케리파크.
시애틀 다운타운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서 관광객이라면 꼭 찾는 동네다.
이곳 퀸앤에는 오래된 멋스런 집들이 많아 꽃 피고 날 좋을 때 오면 소소하게 산책하기도 참 좋다. 그래서 나도 또 찍었지. 캬 좋다.
시애틀에 놀러온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여길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간다. 퀸앤 언덕 위 케리파크 전망대.
지난번 암헌네 가족 왔을 때도 그 날씨 안좋은 겨울이었지만 여기서 사진은 남겼지… 하하
우리 애들은 이 전망대 아래 중간에 보이는 저 놀이터에서 항상 놀곤 한다.
어딜 가든 우리 인생은 놀이터 투어 인생이구요.ㅠㅠㅠㅠ
…..
나른한 오후.. 볕도 이쁘고 바람도 살랑거리는 청명하고. 마침 열음이가 장난 안 치고 카메라 앞에 있어 주어서 열음이 화보를 많이 남겼다.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찍어대야 한다. 사진 찍게 가만 있어주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ㅠㅠㅠㅠ
검은 눈동자가 커서 깊고 깊은 열음이 눈..
어쩐지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지만..
그저 신나는 놀이터와 포케몬 카드 생각으로 가득차 있구요-.-;;;
활짝 웃으면 더 이쁜 열음아… +.+ 우리 열음이 깔깔 많이 웃으며 살자..
얼굴에 점도 참 많아요. 하나둘셋넷 다섯 개도 넘는 점까지 다 사랑스럽구..
으이그…
꾸러기 비글 장난끼 투성이.
힘도 세고 운동도 잘하고 노는 건 동네 최고구…
이런 새침떼기 같은 표정에 속으면 안 된다-.-
다소곳할 거 같은 표정에 속으면 절대 안 됨-.-
요즘은..
점점..
열음이가 한국어를 까먹어 가고 있어서 걱정이 많다.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우리는 한국말로만 대꾸해주지만, 열음이는 단어가 자꾸 생각이 안 나는지 영어로만 쓰려고 한다.
은율이까지 어린이집 다니고 나니까 둘만 놀 때는 둘이 영어로 대화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주말에만 한다는 한국어학교라도 보내지 않으면 이대로 한국어는 점점 쇠퇴해 갈 거라는 생각이 든다..ㅠㅠ
멀리 다운타운 시애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아래로 계단을 조금만 내려가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
계단 내려가는 길에 있던 집 이쁜 대문.
퀸앤 언덕에 있는 집들은 이렇게 대문도 이쁘고 화단도 다들 이쁘게 가꾸고 있다.
드디어 놀이터.
아이들이 노는 동안 나는 아이들 가까이서 동네길을 산책한다.
언덕 아래로 보이는 바다에서 들어온 엘리엇 만의 물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새로짓는 집들은 다 나무집이지만,
퀸앤 언덕엔 오래된 벽돌집도 많다.
놀이터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전망대가 있던 케리파크가 저렇게 보인다.
사람들이 조르르 서 있는 곳이 전망대.
동네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아기자기 이쁘장한 화단들이 내맘을 간질간질하게 하고.
엘리엇 만이 내려다보이는 정원을 가진 집들에는 색색 꽃들이 자라고 있다.
담장 아래 장미.
나른한 여름 오후. 담장 아래 핀 별다를 거 없는 장미꽃.. 난 그저 이런 풍경이 좋다.
여긴 퀸앤 언덕 오기 전에 잠깐 들렀던 유빌리지.
워싱턴 유니버시티 근처에 있는 야외 쇼핑공간이다.
아기자기 세련되고 이쁜 가게들과 맛난 레스토랑들.
유빌리지에서 잠깐 걷다가 퀸앤으로 놀러 간 거다.
유빌리지에서 나와 퀸앤 언덕에서 한두시간 시간을 보내고
ornus 퇴근 시간에 맞춰 사무실로 출발.
아직 시작일 뿐인데 여름 방학의 하루는 왜이렇게 나른하고 길지.
이번 여름 뭐하고 보낼까.
8월은 한국 다녀오면 그적저럭 갈 거고.
우리에게 남은 건 6월의 며칠과 7월 한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이 여름이 정말 소중하다.
여름이 가면 시애틀엔 또다시 어두운 구름이 드리우는 겨울이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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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음이가 영어를 한국어보다 더 편하게 느끼기 시작했군요… 제 주변 한국계 미국인 친구들 보니깐 집에서 부모님이랑 저녁 먹을 때라도 꼭꼭 한국어 썼다는 친구들은 한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하더라구요. 애기들이 영어로 말해도 언니랑 형부께서 한국어로 고쳐주신다고 하셨죠~ 그렇게 계속 열음이랑 은율이가 꼭 한국어로 대답하게 언니께서 도와주세요. 제가 조카들한테 영어 책을 선물할게 아니라 한국어 책을 선물해야 할 거 같아요!
언니 덕분에 열음이 얼굴도 실컷 보고 퀸앤 구경도 엄청 잘 했어용! *^^* 감사해요~~~
그래도 아직은 한국어를 더 잘하긴 하는데.. 점점 영어가 잠식하고 있는게 하루하루 다른 게 보여..ㅠㅠ
그래 우린 애가 영어로 말한 단어도 우린 한국어로 받아쳐주거든. 영어로 말한 문장도 한국어로 통역해서 다시 언급하며 대화해주고. 근데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일 거 같아. 한국어 학교라도 보내야 할 거 같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