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지고 말 꽃이
꽃 핀다.
나는 아무 말 할 수가 없다
아무 노래도 부를 수가 없다
기어코
지고 말 저것들이
온몸에 자국을 낸다.
….. 김재진, 꽃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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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엮은 천 개의 달을 네 목에 걸어줄게
네가 어디서 몇만 번의 생을 살았든
어디서 왔는지도 묻지 않을게
네 슬픔이 내게 전염되어도
네 심장을 가만 껴안을게
너덜너덜한 상처를 봉합해줄게
들숨으로 눈물겨워지고 날숨으로 차가워질게
네 따뜻한 꿈들을 풀꽃처럼 잔잔히 흔들어줄게
오래오래 네 몸 속을 소리없이 통과할게
고요할게
낯선 먼 먼 세계 밖에서 너는
서럽게 차갑게 빛나고
내가 홀로 이 빈 거리를 걷든, 누구를 만나든
문득문득 아픔처럼 돋아나는 그 얼굴 한 잎
다만
눈 흐리며 나 오래 바라다볼게
천 년 동안 소리없이 고백할게
…. 신지혜, 천 년 동안 고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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