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박, 곽진언, 우현. 환멸과 애착의 대상이 남자라는 것.
캬…
포장마차.. 진짜 술냄새 풍겨온다.
존박과 곽진언의 이슬라이브. 참이슬 마시고 취해서 취중진담 부르는 중.
이친구들 매력있네. 존박과 곽진언. 둘이 같은 소속사. 아 진짜 좋다 이 친구들.
존박은, 내 취향의 외모는 아닌데 그래도 꽤 훈훈한 외모에, 깊고 굵은 중저음. 한국에서 태어나 시카고에서 성장한 이력 같은데서도 우리 아이들이 떠올라 괜시리 맘이 가게 되고. 스마트하지만 꺼벙한 이미지도 그냥 호감이 갔지만 뭐 팬까진 아니었다. 지금도 팬이라고하긴 모자라지.
하지만 존박이 작곡했다는 노래, Too Late이란 노래를 듣고 뮤지션으로서 진심 괜찮은 사람이구나 기대하게 됐다. 작곡 재능도 그렇고 그런 노래를 저 정도까지 소화해내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말하면 우현이가 꼭 인생의 노래를 만났으면 좋겠다. 자기 목소리와 감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맞춤옷 같은 그런 노래. 좋은 작곡가한테서 받아도 좋을 거고. 우현이가 만든 노래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현이도 존박처럼 특히 중저음이 좋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둘다 중저음이 깊이가 있지만 차이점은, 존박은 좀더 건조한 느낌이 나고, 우현이는 좀더 촉촉한 감성을 싣는 보컬이라는 거다.
곽진언은 슈퍼스타케이 ‘서태지’ 특집 때, 소격동 부르는 걸 보면서 눈여겨 본 친구다. 예전 김광석 같은 가수 느낌이 나는 막걸리 쭉 들이킨 것 같은 보컬. 어떤 친구인지 아는 건 하나도 없고 그냥 좋은 보컬이구나 했던 기억이 나네. 방금 검색해보니 우현이와 같은 91년생이다. 세상에. 저 성숙한 느낌이 참 좋다. 싱어송라이터에, 치장하지 않은, 꾸미지 않은 저 느낌이 괜찮다. 수더분한 외모도 좋다. 정말 매력있다. 앞으로 지켜보고 싶네.
…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존박의 노래 Too Late.
작곡은 존박, 작사는 이승열
아.. 도입부. 깊고 묵직한 중저음이 무겁게 누르는 이 느낌.
이런 노래를 만들다니, 정말 존박에게 놀랐었다. 이 정도 작곡할 수 있다면 존박은 계속 싱어송라이터로 나가도 되겠다 싶은.
이 정도 무게가 담긴 노래를 이 정도로 잘 이끌어가는 보컬도 좋고.
존박은 김동률이 프로듀싱한 첫앨범 타이틀곡 ‘Falling’도 좋다.
첫앨 범 타이틀곡, 존박의 Falling
이 노랜 존박이 슈스케에서 인지도 몰이를 한 후에 발매된 첫앨범인데 특이하게도 존박의 장점인 중저음이 아니라 가성을 내세운 곡이다.
신기하네. 우현이도 첫 솔로앨범 타이틀곡 ‘끄덕끄덕’이 가성을 내세운 곡인데….. 으잉???
브리티쉬 모던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안그래도 작곡가가 영국인이더라.
우현이 이번 솔로앨범에도 브리티쉬 모던록 분위가 물씬 풍기는 곡이 있다. 창법도.
우현이가 팬들을 위해 만든 자작곡, 스탠 바이 미
내 곁에 머물러줘요 나를 숨 쉬게 해줘요
내 곁을 떠나지 마요 그대가 없는 세상엔 나도 없으니
소리쳐봐도 붙잡아봐도
아무것도 없는 날 안아줘
I have no one to blame but myself
날 지켜주던 그대의 품 안에
갇혀 살았던 나란 건 작고 좁은
가여운 어린애 같아
Stand by me
나는 얘기해요 그대 없이 난 안돼요
되돌릴 수는 없겠죠 더 이상 나를 사랑할 수가 없대요
시간이 지나면 전부 잊혀질 텐데
아무것도 없는 날 안아줘
한없이 흐르는 눈물
그대를 바라보며 Stay
이런 날 사랑할 수 없나요
내 곁에 머물러줘요
……
가사도 좋다. 팬들에게 곁에 머물러달라고 말하니까 팬 입장에서 좋다는 말이 아니다. 난 사실 우현이가 여태 인피니트 다른 앨범에서 팬송으로 만들어온 노래들의 가사가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 가사는 그냥 보편적으로 보기에도 좋고, 어떤 사람이 소리쳐봐도 붙잡아봐도 아무것도 없는 날 안아달라고 솔직하게 말할 때는 비판하기가 힘든 거다. 어쩌면 부끄러울 수도 있는 자기 공허를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한테, 아무말도 할 수가 없어지는 심정.
그리고 작곡도 좋다. 우현이 솔로1집 전곡이 아이돌의 향기가 나지 않는 편이지만 이 노래에서 더더욱 그렇다. 곡 구성도, 편곡도, 창법도. 팬들에게 안아달라는 가사지만 이것이 아이돌의 떼쓰기로 보이지 않는게 굉장히 성숙한 감정을 싣는 성숙한 창법 덕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경 많이 썼을 호흡을 다루는 방법도.
이 감정 그대로 우현이 가성이 많이 쓰인 끄덕끄덕도 여기서 들어야지.
우현이한테서 첫사랑의 이미지를 끌어낸 뮤직비디오 컨셉이 참 좋다.
애틋하고 저리고 결핍돼 있던 청춘을 담는 우현이의 얼굴. 우현이의 감성. 청년의 향기가 진하게 나면서도 촉촉한 정서를 두텁게 싣는 우현이의 보컬.
요즘 들어 부쩍 느껴지는 흠집 같은 허스키한 소리도 좋다.
여기까지 네 노래를 다 듣고 나니까 눈물이 난다. 아름다운 청춘들이구나 진짜.
………..
아이러니다. 요즘 나는 남자들에게 환멸이 가득 차 있다. 남자 일반이 여성들에게 하는 모든 자기방어와 떼쓰기에 가슴 속 깊은 곳부터 환멸이 치밀어오른다. 한국남자들에게. 근데 내가 이렇게 아름다움을 느끼는 청춘들도 남자라는 사실이 아이러니인 것이다.
내 환멸과 애착의 대상이 동시에 남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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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존박도 잘하는구나. 나도 존박처럼 선이 굵은 얼굴이 내스타일은 아니지만 꺼벙하고 겸손한 느낌은 좋아해. 음악도 잘하는구나. 그래도 난 존박의 중저음보단 우현이 스타일의 중저음이 좋아.
언니 저랑 공통점이 있어요 역시.. 저도 존박이 훈남이긴 하지만 왜 내취향은 아닐까 생각해보니, 선이 굵은 얼굴이네요.
우현이 중저음이 더 언니 취향인가요? 헤헤. 존박의 중저음이랑 우현이 중저음이 다른 게 있는데 그게 어떤 걸까요.
존박도 깊은데 좀더 건조한 느낌이 나고
우현인 촉촉하면서 감정이 더 많이 실리는 중저음 같다는 말로밖엔 표현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