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있다

 

4월에 떠난 아이들과 남은 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루시드폴의 노래

아직, 있다

– 루시드 폴 –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축 처진 어깨를 하고
교실에 있을까
따뜻한 집으로
나 대신 돌아가줘
돌아가는 길에
하늘만 한 번 봐줘
손 흔드는 내가 보이니
웃고 있는 내가 보이니
나는 영원의 날개를 달고
노란 나비가 되었어
다시 봄이 오기 전
약속 하나만 해주겠니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꽃들이 피던 날
난 지고 있었지만
꽃은 지고 사라져도
나는 아직 있어손 흔드는 내가 보이니
웃고 있는 내가 보이니
나는 영원의 날개를 달고
노란 나비가 되었어다시 봄이 오기 전
약속 하나만 해주겠니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조윤석 같은 뮤지션이 있어서.. 지치고 쓰라린 내 마음에도 위로가 찾아온다.
루시드 폴..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라고 노래했던 그는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귤을 재배하며 이런 노래를 만든다.

김동률은 친구 루시드폴의 이 노래가 발표되던 날 자기 페북에 “친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으면 평소 그들의 모습이 떠올라 감정이입이 되기가 힘들고 조금 낯간지러워져 친구와 그의 음악을 이원화하려고 애써 노력하며 듣는데 루시드폴(조윤석)의 음악을 들을 때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요지의 글을 썼다. 몇 구절을 그대로 옮기면

“그런데 윤석이의 음악을 들을 땐 별로 그런 노력이 필요 없다. 왜냐하면, 친구 윤석이와, 루시드 폴의 음악은 적어도 나에겐 그리 많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런가. 이 녀석의 음악을 들으면 자꾸 눈물이 난다.

아직도 음악으로 나를 울릴 수 있는 친구. 고생했다. 새 앨범 나온 거 축하해! 귤은 언제 보내주니?”

.

.

 

그가 지난 4월에 관한 노래를 만들지 않을리가 없겠지. 내가 음악으로 만난 그는 반드시 이런 노래를 지을 사람이다.

그의 음반을 사주는 것밖에 내가 줄 수 있는 힘은 없지만,
당신 같은 뮤지션들이 있어서.. 내가 세상을 덜 두려워하고 살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사랑이 끝난다 해도 세상은 계속 되겠지.
친구들은 갔어도 남은 친구들은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주기를.

 

Comments on this post

  1. 엠제이 said on 2016-08-20 at 오후 5:33

    “사랑이 끝난다 해도 세상은 계속 되겠지”란 말씀에 마음이 쿵 내려앉으면서도 안도감이 동시에 들어요…
    힘내세요! <3

    • wisepaper said on 2016-08-21 at 오후 3:14

      고마워 고마워.. 네 덕분에 많이 나아지고 있어.. 며칠 후면 널 볼 수 있다는 게 지금 이 시기에 정말 큰 위로가 된다는 걸 알아주기를..

  2.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8-21 at 오전 11:14

    나도 아주 예전에 한때 루시드폴 노래들 좋아했었는데,,우울증 시작되고나서 끊긴듯.
    정말 넘 좋다 노래..루시드폴이 그런사람이구나. 음악과 일치해서 오그라들지않는..
    나 근데 분위기깨는 말 좀 해도 되냐.
    엊그제 꿈이 너무 이상해. 성규가 내꿈에 그제 세번째로 나왔는데, 조선시대 스마트한 선비인데 밤이 되어 욕구가 생기면 아내한테 일부러 냉랭해져. 냉랭한 성규의 뒷모습을 보고 아내는 어쩔줄 몰라서 애교떨고 꼬시고..아내가 아주 어우동수준으로 섹시해지는데, 그러다가 성규가 마지못해 홀라당 넘어가.
    그리고..나는 그걸 엿보는 여자노비였어.
    꿈이 왜이러니!
    첫번째 꿈에선 파자마 입고 내방 창문청소 하고있는 나를 골목길 지나가다가 비웃으며 가질 않나.(섹시한 눈웃음이었음)
    두번째 꿈에선 내가 방송국 가서 인피니트 보려는데 다른멤버들은 다 봤는데 성규만 못봤어.
    그리고 세번째꿈은..왜 저렇게 구체적으로 이상하지? 암튼 꿈속에서 질투가 난게 아니고 성규가 섹시한 얼음왕자님이었음.
    19금 리플 미안.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8-21 at 오후 12:00

      아,,그리고 그 꿈을 꾸고나서 번쩍 이런 생각이 들었어.
      만약 우현이가 한국에서 단독으로 19금 콘서트를 한다면, 그래도 지혜가 안갈까? 진짜 궁금..

  3. wisepaper said on 2016-08-21 at 오후 3:52

    ㅋㅋㅋㅋ 언니 진짜 귀여운 거 알죠?? 언니 덕에 웃어요..
    언니 저 뮤비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넘 이쁘지 않아요? 웃을 때 입꼬리가 싹 올라가는 것이.. 모델이래요. 간간이 뮤직팜 뮤지션들 뮤비에 출연하더라구요.. 이름은 남윤수. 아.. 남씨네요..ㅠㅠ 저 애가 참 이쁘구나 생각하는데, 마음이 쓰려요. 우현이 첨 봤을 때 그냥 마냥 이뻐 보였을 때가 떠올라서요..

    .. 사실.. 요며칠 많이 힘드네요. 한국 다녀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감정이 몰아쳐오더라구요..증상이 심각한지 마이우현을 못 들어가겠어요. 페이지를 여는 것도 괴롭고 글도 못 쓰겠고.. 사진도 못 보겠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하는 것도 못 보겠어서.. 아 나 이대로는 안되겠다 잠깐 멈춰야 겠구나 싶어서 회원들에게 양해까지 구했어요. 잠깐 쉬겠다고. 매일같이 글 쓰던 사람이 말없이 안 들어오면 오해받을까봐 조심스럽게 양해까지 구했어요. 생각해보니까 제가 1년 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거기에 글 쓰고 리플 달고 거기에 몰두해 있었더라구요. 하루도 쉰 적이 없이.. 그게 절 임계점까지 몬 거 같고.. 또 하나는…내 안에서, 저 혼자 떠나보내는 중이에요. 여러가지를… 떠나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괜찮아지면 새롭게 더 건강한 마음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 근데 이게 뭐라고.. 제가 진짜 온마음을 다해 지난 일 년 동안 지나치게 몰두했었고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었나봐요.. 너무 괴롭고 공허하고 고통스럽고 아프고.. 뭐라 말할 수 없이 힘드네요. 운전을 해도 눈물이 나고, 시애틀의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눈물이 나고.. 오늘은 일부러 전혀 다른 일만 하며 그 생각을 잊어보려고 여기 동네친구 셀린느랑 그림 클래스에서 그림까지 그리고 왔어요.. 중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그려보는 그림을 그렸어요. 친구랑 둘이 서로의 생일 축하하면서 밤늦게까지 바에서 술도 마시구요.. 그 친구랑은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니까 아주 세밀하고 깊은 얘기를 못하잖아요. 근데 그게 더 위로가 되더라구요. 주절주절 떠들지 않아도 제가 한국 다녀와서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하니까 그 친구가 자세한 사정은 몰라도, 뭔지 이해하겠다며 그냥 안아주고 절 그림 클래스 끊어서 데리고 가주고, 술 사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약간 취해서 밤거리를 걷다가 들어온 게 지금인데.. 언니의 19금 리플을 보며 빵 터집니다..고마워요.

    저 당분간 인터넷도 못 할 거 같고. 마이우현은 더더욱 못 들어가겠는데… 여기만큼은 제 일기장이어서 여기만큼은 들어오게 되네요.

    정신분석이라도 공부해서 언니의 성규 꿈을 제가 풀이해줘야 하는데 ㅋㅋㅋ 언니가 부럽… 꿈에라도 나오잖아요. 풀이는 못 해도 언니 무의식에 뭐가 있는지는 알겠다고 하면 되나요? 19금 꿈이잖아요 ㅋㅋㅋㅋ 19금 지켜보는 여자노비라니요 ㅋㅋㅋㅋ 제가 지금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다음 단계로 가겠죠. 시간이 지나면.. 이런 과정을 지나고 나면 다음 깨달음이 오기를. 그럼 조금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전 부정적인 결론은 내지 않는 사람이라.. 이 모든 걸 지나면 또 더 건강한 다음 단계가 오지 않을까 희망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8-21 at 오후 4:48

      음…생각보다 더더더 훨씬더 힘든가보구나. 마이우현을 못 들어갈정도면..
      그래..1년동안 온몸을 다해 거기에만 몰두했고 그와 관련하여 온갖 희노애락의 극단점까지 왔다갔다 겪었는데..그렇게 느끼는게 건강한걸거야. 공허감이 없으면 그게 더 정신건강의 적신호일수도..
      괜히 와갖고 눈치없이 내가 성규얘길 꺼냈나 미안해지네.
      근데 나같은 경우는, 지금 성규 못보는거보단 성규팬들과 교류 못하는게 더 애달프네. 내가 레즈도 아니고 난 규수니일뿐인데..성규보다 규수니들이 너무나 사무치게 그리워. 얼굴 모르는 여자들을 사랑해본것도 첨이네. 진짜 이런게 플라토닉 러브인가. 한분은 나에게 안부를 묻기에 내가 좀 요새 바쁘다고만했고, 나머지분들은 무슨생각할까..오해하지만 말았으면.
      성규는 나쁜놈이니까 꿈에나 나와서 내맘을 휘젓고 가는거지. 부럽긴..
      아..니맘이 어떤건지 완벽하게는 알수없지만, 조금 떨어져있다보면 무언가 나아지겠지. 에이! 우현이도 나쁜시키..미안ㅋㅋ

  4. wisepaper said on 2016-08-21 at 오후 5:05

    아니에요 언니가 성규 뜬금없는 얘길 들고와서 제 미치겠는 마음에 숨이 쉬어져요.. 웃기도 하구요.. 진짜요..
    저한테 건강하다고 말해주는 언니말에 진짜 눈물이 나네요.. 누군가에게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이 다른 게 아니라 괜찮다고 너 괜찮았다는 말이었는데..

    같은 마음 공유하는 같은 팬들… 중요하죠. 규수니들이 그립나요.. 근데 언니 이 마음이 어느 단계를 넘어가면.. 제 마음이 다른 사람 마음과 같지 않고 다른 사람 마음이 제 마음 같지 않다는 걸 또 배우게 돼요.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8-21 at 오후 8:19

      응..나는 규수니들과 그저 같이 찬양하고 비밀댓글로 성규에 대한 상상이나 서로 공유하고, 서로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서로 토닥해주고 ..그랬으니 지금 좋은 쪽으로만 생각이 나는거겠지.
      암튼 니가 이모저모로 많이 마음이 지쳐있구나. 푹 쉬고 나면 우현이와의 관계도 새로워지겠지. 저절로 리모델링 된다고 생각하고 너무 힘들지는 않기를..여기저기 잘생긴 타가수들 좋은 노래들도 더많이 듣고ㅋㅋㅋㅋㅋ

      • wisepaper said on 2016-08-22 at 오전 12:37

        네.. 저절로 리모델링.. ㅎㅎㅎ 우울할 때 리모델링이란 단어 떠올리면 덜 우울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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