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와 무의미
한국 공연에 다녀온 이후 괴로운 나의 심리상태를 가만히 따라가 보고 있다.
날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무얼까.
..
시간이 가면 괜찮아지기만 기다릴 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막막함이 며칠 나를 휘감았는데, 실은 몇 달 더 된 오래된 감정이다.
한국에 다녀와서 임계점에 달았을 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내가.. 내가 하는 사랑의 ‘무의미함’, 내가 하는 일의 ‘무의미성’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패착은, 외부에서 의미 있다는 인정이 떨어지길 기다린 게 아닌가 싶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도저히 잠이 깨지지가 않아 축 늘어져 소파에 누워 있는데 괴로운 마음 한켠으로 이 생각이 떠오르자.. 조금씩 조금씩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의미는 누군가가 내게 부여해주는 게 아닌데.. 의미는 내가 찾는 거고 내가 만들어가는 거다. 커뮤니티의 의미는 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거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다. 이미 구성원인 회원들은 자기들의 공간으로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가장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들은, 스스로 이것저것 찾아서 무언가를 생산해내고 의미를 만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시애틀에서 해외팬 인터뷰를 하던 순간 같은..
구성원인 내가, 구성원인 회원들이 만들어가는 게 가장 건강한 공동체의 존재 이유다. 구성원들에게 필요하면 존재하는 거다.
솔로 앨범이 나온 이후로 두 번이나 했던 앨범 공구도 참여한 팬들 스스로가 기뻐하고 만족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지 다른 정당성은 찾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 생각하니까.. 내가 집착하고 있던 무의미함으로 인한 괴로움이.. 조금씩… 옅어져 간다.
관련된 건 아무것도 보지 않고 있으니까… 조금씩 숨이 쉬어지는 거 같다.
이런 단계가 찾아온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거다.
1년을 달려왔는데, 아무 성찰 없이 회의 없이 달리기만 하는 것보다 더 건강한 걸지도 모른다는 주문을 스스로 걸고 싶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 TrackBack URL
Comments on this post
의미없는 것만 생각을 하면 성찰 없이도 사랑이 가능한데, 깊이 있는 장기적인 사랑을 위해선 성찰이 당연히 필요하죠. 언니는 쉬는 이유도 더 깊고 오랜 사랑을 위한 거 잖아요. 벌써 더 많이 건강해지신거 같아요!
진짜 고맙다.. 언니가 의지하는 거 다 받아주고… 내 얘기 항상 다 들어주고..ㅠㅠ 나도 네 얘기 항상 들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