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쇳물 쓰지 마라

3년전, 인터넷 기사를 보다 우연히 ‘댓글시인 제페토’라 불리는 사람의 시를 읽었더랬다. 헌데 지금까지 7년동안 꾸준히 사회면 뉴스기사에 댓글로 시를 남기고 있는 줄은 몰랐다. 한국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다음날, 그 시들을 묶어 시집으로 출간했다는 사실을 어제 알았는데 때마침 나는 홀로 산호세 출장지 호텔방에 앉아있다.

외로움.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출장지에서 보내는 내 지금 정서의 근간도 외로움이다. 그 와중에 다시 아빠가 출장으로 떨어져 있는건 외로움의 외로움이라고 해야 하나. 한국 사회면 기사에 등장하는 사람들, 용광로에 빠져 죽고, 지하철 철로에 떨어져 죽고, 자식 먹이려 체리 훔치다 붙잡히는 그 사람들. 그들도 결국에는 외로운 존재들. 외로움을 치료하는 건 그가 외롭다는 걸 공감해주고 말로 위로해주고, 글로 위로해 주고, 노래로 위로해 주는 거다. 제페토의 시들이 마음을 흔드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나도 결국은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그 시들의 문구가 날 위로해주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옛 회사 동료분이 시집출간소식을 페북에 공유했길래 나도 리플 달았는데, 고맙게도 미국으로 그 시집을 사다 보내주시겠단다.
오자마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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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1. wisepaper said on 2016-09-01 at 오후 2:02

    자기 출장 가니까 시도 읽고.. 촉촉해졌구나…? ㅎㅎ ㅠㅠ
    시집 보내주시겠다는 그분도 참 감사하네.. 여기까지 뭔가를 보낸다는 게 쉬운일이 아닌데.
    나도 다시 잘 읽어볼게..
    좋은 시들이야. 하지만 읽으려면 힘이 많이 필요한 시들이네.

    • ornus said on 2016-09-01 at 오후 2:16

      응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이라도 자기한테 전해주고 싶어서 남겼어 ㅠㅠ

  2. 암헌 said on 2016-09-02 at 오후 4:54

    예전에 움비처럼에 너가 추천해줬던 시인이었지? 나도 이번에 책 나온거 보고 감동받음. 나도 사야지

    • ornus said on 2016-09-03 at 오전 12:57

      응 맞어 기억하는구나. 인터넷 시대에는 이렇게 시인이 나타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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