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좋아하는 길 – 집으로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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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시애틀에 놀러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이 길..
워싱턴 호수를 건널 때의 이 풍경..
나랑 ornus가 가장 좋아하는 길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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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에서 호수 건너기 직전.. 조금씩 빌딩숲을 벗어나면 나오는 이 동네도 이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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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에서 호수 건너기 전, 빌딩숲에서 5분만 벗어나도 이런 풍경..

딱 시애틀 느낌…
시애틀에 여행 와서 빌딩숲만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시애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모른 채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애틀 여행이나 관광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블로그들 대부분이 다운타운에서 빌딩만 보고 돌아가는 게 아쉽다..
이게 정말 시애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네 풍경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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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을 보며 조금만 더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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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집들을 조금만 더 지나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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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달리면 소실점 끝으로 워싱턴 호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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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이는 워싱턴 호수..
호수 바로 건너편으로 하얀 집들이 보이는 숲 같은 언덕 동네가 우리가 사는 동네다.

우리는 그나마 다행히 다운타운으로 출퇴근할 수 있는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택가 동네에.. 운좋게 살게 됐는데..
요즘 시애틀에 계속 기업들이 들어오고 특히  IT기업들이 자꾸 들어오면서.. 이제 이 동네 새집들도 공급이 딸리고 집값이 우리가 들어갈 때보다 많이 올라서.. 지금 새로 이사오는 사람들은 더 먼 동네로 들어가야 한다고..

우리가 사는 저 숲 속 동네들. 쾌적하고 공원 많고 인구 밀도가 낮아서 여유로운데.. 이 정도면 여기 사람들은 포화 상태라 생각하고 더 먼 동네로 가는 것이다. 20대까지는 복잡한 다운타운에서도 잘 살지만, 가정을 이루거나 자식이 생기면 점점 더 여유로운 땅을 찾아 옮기는 사람들.

좁은 땅, 좁은 집, 복잡한 브랜드 아파트들..
가끔.. 기분이 기묘하다. 도시가 우리에게 주는 상처에 대해 생각한다.
한국 정부는 출산율이 줄어서 골치인가 본데, 더이상 노예로 살기 싫은 젊은이들의 출산 포기 결정이 나는 반갑다.
특히 젊은 여성들 많은 커뮤니티에 가면.. 당분간 더 획기적인 속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왜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기 싫은지, 아는지 모르는지 헛발질만 계속하는 한국 정부.

인간다운 삶을 못 살 거라는 걸 아니까 안 낳는 거라구요. 젊은이들이 똑똑해서 안 낳는 거라구요..
국가도 기업도 우리를 부품 취급한다는 걸 아니까 안 낳는 거라구요. 이 박 터지는 생존 조건에서 인건비까지 낮은데 칼퇴근도 어려워 밤늦게까지 뽑아 먹히는 극한 나라에서 무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라는 건지.. 오늘도 인터넷에서 명문대 나온 한 사회초년생이 자기 월급으로 언제 서울에서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겠냐는 애달픈 심정을 토로한 글을 보는데, 그 절망이 와닿아 가슴이 답답했다. 모든 리플이 자조섞인 대답들이었는데. 우리가 나라에 항의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결혼 안 하고 애 안 낳는 것밖에 없다고.. 인건비를 이렇게 주고 부품 취급을 해도 나라에 부품을 계속 재생산해주니까 나라가 정신을 못 차리는거 아니냐고. 이 자조섞인 극단적인 리플들이 요즘 한국의 20,30대의 현실이다.

지금 20,30대들의 출산 거부는 향후 몇 년 간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한 증거다. 똑똑하니까 그나마 실감하는 거고..
한국을 생각하면 애증과 환멸이 가득한 나의 심정은… 희망 없는 젊은 세대에 대한 감정이입이 크기 때문이다. 나와 ornus가 고스란히 맞닥뜨리고 절망했던 그 현실들.

 

 

*덧붙여..
대부분의 나라들이 출산율이 아니라 ‘탄생율’로 표기하면서 ‘아이의 탄생’에 초점을 맞추는데, 유독 한국만 ‘출산율’이라는 표기로 생명의 탄생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고 있다는 사실. 한국이 여성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여성을 얼마나 ‘도구적인 존재(아이를 낳는 존재, 국가의 인구를 늘려주는 준재)’로 보는지 이 단어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존 조건을 갖춘 환경에서 생명의 탄생을 회의적으로 보는 결정에 다다르는 게 당연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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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가을이 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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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다왔는데 ornus가 가까운 트레일 코스라도 다녀오자 길래.. 조금 더 달렸다.
우리 동네를 지나 레드몬드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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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서 손꼽히는 이쁜 늪지대를 지나는 트레일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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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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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농장의 빨간 헛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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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코스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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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은 농장을 표시하는 문.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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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시작하는 곳에 경고문이 있는데..
무서운 블랙베어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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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는 이렇게 다리를 놓았다.
이 다리를 건너 저 산으로 들어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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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자.. (은율아… ^^)

 

……

 

산에 들어가 손바닥 크기 만한 민달팽이 놀라고..ㅠㅠㅠㅠ

아이들은 겨우 벌레를 왜 무서워하냐며 놀리고..ㅠㅠㅠ 벌레는 우리의 친구라며….ㅠㅠㅠ 그치 친구지.

트레일을 끝까지 걷진 못하고 한 30분 걷다가 다시내려 왔다.

 

 

 

 

 

Comments on this post

  1. 엠제이 said on 2016-09-05 at 오전 6:22

    달팽이가 손바닥만하면 당연하게 놀라지요ㅎㅎㅎ 애기들이 워낙 씩씩해서, 벌써 용감해지기까지 했나봐요ㅋ 마지막 사진 속은 열음인가요? 새 신발을 신고 있는 거 같아요!! *^^* 트레일 사진 속 하늘이 너무 파랗고 예뻐서 호수 같아요. 날씨 덕분에 트레일이 더 운치있어 보여요~
    인간답게 산다는 것… 여기에서도 부족한 게 너무나도 많고 앞으로 나갈 것들이 더 많은데, 한국에서의 문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거 같아요…

    • wisepaper said on 2016-09-05 at 오전 6:26

      은율이야~~ ㅎㅎ 은율이가 드디어 조금 길어보이나 보다..ㅠㅠ 애들 둘다 새신발 사신었는데. 눈썰미 대단하다~ 하긴 비글들 신발 항상 더러운데 저렇게 깨끗하니 알아볼 수밖에..ㅠㅠㅠ 저날 아침에 사신은 거야 ㅋㅋ
      요즘 시애틀 가을이 넘 일찍 와서 조금 서운한데 오후 쯤엔 해가 나서 청명하네. 서늘한 가을 바람이 불어와.

      • 엠제이 said on 2016-09-05 at 오전 6:37

        은율이였군요! 첨 딱 사진 봤을 땐 “은율이다!” 했는데 넘 길어보여서 열음인가보다 했잖아요ㅋ 은율이 진짜 열심히 열음이 형아 따라잡고 있는 거 같아요ㅋㅋ
        서늘해도 청명한 하늘 보면 아직도 에메랄드 시티가 맞구나 생각 드시죠? 시애틀은 정말 아름다운 곳 같아요. 곧 흐려진대도, 청명한 하늘을 항상 기억해주세요! 여름은 언제나 돌아오니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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