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통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장편소설, 환상통
아이돌을 향한 아이돌팬의 사랑이 소재다.
책소개
열렬히 사랑하는 존재들의 이야기!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환상통』.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를 사랑하는 이십대 여성 M과 만옥,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팬’보다는 ‘빠순이’라는 단어로 훨씬 더 자주 호명되는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어린 여성들, ‘빠순이’인 당사자의 시선과 목소리로 이루어진 특별한 소설로, 아이돌 팬덤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자 그 사랑의 특수성에 대한 섬세한 기록을 만나볼 수 있다.
1부는 N 그룹의 멤버 M을 사랑하여 사인회, 공개방송, 행사 등을 열성적으로 찾아다니는 휴학생 M이 서술자로 등장한다. M은 자신의 체험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 소유하고자 하는데 그녀에게 그 수단은 문장이다. M은 수많은 연애소설을 찾아 읽으면서 자신이 겪는 사랑의 외로움을 위로받고자 하지만 연애소설을 읽어나갈수록 M은 더욱 큰 고독을 맛보게 된다. 팬이란 단 한 번의 의미 있는 마주침조차 허용되지 않는, 대상과 전혀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특이한 사랑을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2부는 M이 공개방송을 기다리는 도중에 만난 ‘만옥’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M이 사랑에 빠진 동시에 그 사랑을 객관화하고 탐구하고자 하는 인물이라면, 만옥은 그저 그 사랑에 온몸을 내던지고 열렬히 앓는 인물이다. M을 보지 못하는 날에는 그가 눈앞에 없으니 괴롭고 보는 날에는 그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니 괴롭다는 것이다. 만옥은 M이 먹고 건물 앞에 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빈 그릇을 사진으로 찍어 소중한 듯 간직하며, 무대 위에서 M과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선 걸 그룹을 보고는 질투에 사로잡혀 분노에 찬 욕설을 내뱉는 등, 이 사랑에 순전히 몰입한다.
3부는 만옥을 짝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는 열아홉 살밖에 되지 않은 미성년자일뿐더러, 현실세계에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아이돌 M을 사랑하는 만옥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녀를 이해하기 위하여, 만옥과 우정을 나눴던 M을 찾아가 만옥과 함께했던 시간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청한다. M은 그에게 자신이 모아둔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문장으로 남겨둔 기록들을 전하며 자신이 보고 느꼈던 만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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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짝사랑을 향한 처절하리만큼 절박한 이 고백의 발화들이 연예인을 향한 특정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보편성의 마력에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 강지희 (문학평론가)
어떤 대상에 매혹되고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일지 작가 스스로 의문을 품고 있었고 그것을 잘 다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소설적이고 언어적인 고민이 엿보였다. 탐구하고 알게 된 것을 향해 깊이 투신하고 있었다.
– 정용준 (소설가)
만옥이 아이돌 민규를 볼 때마다 내뱉는 주문과 같은 말, ‘씨발, 죽어도 좋아’. 그 문장이 나를 칼처럼 헤집은 이후, 나는 줄곧 이 소설에 질질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 정한아 (소설가)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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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우리의 말이나 행동은 나이에 걸맞지 않는 일이나 혹은 질병처럼 다뤄지지요. 나는 우리를 가장 자주 수식하는 말을 알아요. 미친년, 정신 나갔다…… 우리를 어린 여자 집단이라고 생각하니까, 자기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리 없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러나 사랑에 빠진 사람은 강하지요. 나는 누군가 우리의 사랑을 비웃을 때마다 속으로 기도해요. 간절함을 아는 사람이 가장 절실한 기도를 할 수 있기에, 나는 나의 기도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알아요. 방송국 앞에서, 사람들이 경멸에 찬 눈으로 보거나 욕을 하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은 평생 이 정도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지 못할 거야, 라구요(p.11).
가끔 너를 실제로 본 첫날이 생각난다. 광장에서 열린 공개무대였다. (중략) 그러나 나는 그 곳에 갈 생각이 없었다. 여름밤, 북적이는 사람들을 견딜 정도로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 응원법도 다 외우지 못했고 두 시간을 서 있기엔 다리가 너무 아팠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자기기만이었다. 내가 그날 광장에 가려하지 않았던 건 그간 사랑하면서 느낀 지독한 감정 소모를 다시 견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너를, 그 실재를 보면 다가올 충격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p.107).
우리는 굶주린 자가 음식 이름을 외는 것처럼 사랑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기다리다가 기다림 자체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처럼 지치지 않았다.
그 속에서 나는 안온함을 느꼈다(p.68).
너는 아주 피곤하고 손이 저릴 것이다. 너는 이미 많은 돈을 지불하고, 운을 걸고, 충분히 너를 위해 무언가를 바친 분명 나보다 아주 많이 바친 사람을 위해 시간을 쓰고 왔다. 그들은 아주 많은 것을, 이를테면 손으로 하트를 그려달라고, 손깍지를 껴달라고, 애교를 부려달라고 요구했을 것이고 너는 일일이 그것에 응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피곤하다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 피로, 넘치는 사랑을 받을 뿐인데도 느끼는 피로를 나는 이해했다. 너의 침묵을 이해했다(p.117).
나는 평생을 앓은 사람. 그때마다 사랑하는 일에 대해,
고통에 대해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던 사람이다(p.109).
눈을 감고 그 이름을 불러본다. 첫 음절에 피가 돌고 두번째 음절, 입속에 맑은 침이 고인다. 나는 달콤한 그것을 여러 번에 나눠 삼킨다. 제가 모은 꿀에 익사한 벌처럼 황홀해진다. 그 이름을 반복하여 부른다. 비어져나오는 그 이름을 쓸어 담을 때면 환희로 양손이 젖는 것을 느낄 수 있다(p.80).
우리는 어째서 우리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까요. 어째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가장 천하거나 아무것도 아닌 말로만 표현하게 될까요. 가끔은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욕을 하고, 욕을 하면서도 그게 욕인지 모르고 멍하니 있기도 해요. 그게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최상급의 단어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도저히 지금 눈앞에서 범람하는 이미지에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일까요. 멤버들을 볼 때 내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씨발, 죽어도 좋다, 예요. 자동인형처럼 씨발, 죽어도 좋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요. 그 말을 나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제정신이 들 때까지 반복해요. 그럴 때의 나는 아마 미친 사람처럼 흰자가 번들거리고 있겠지요. 그러나 말하고, 또 말해도 이상하게 그 말만은 닳지 않는 것 같고 오히려 어떤 말보다 진실에 가깝다고 느껴져요(p.18).
거기까지 도달하니 문듣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 떠오르더군요. 사람의 세포는 칠 년이 지나야 모조리 바뀐대. 들을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던 그 말이 일종의 계시처럼 느껴지더군요. 나는 몇 번씩 그 말을 곱씹었습니다. 사람의 세포는 칠 년이 지나야 모조리 바뀐대. 그렇다면 적어도 칠 년 동안은 내 안에 과거의 한순간이 떠돈다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내 인식과는 상관없이 내 몸에 세포 변화를 일으켜, 머리카락과 손톱을 길어지게 하고, 각질을 벗기는 게 아닐까. 그 변화가 다음날의 변화를 불러오고, 또 그 다음날의 변화를 불러오고…… 그렇게 평생의 몸의 우연적이라고도 운명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순간에 기대어 움직이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몸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박물관이 아닐까…… 한 순간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박물관. 어쩌면 우린 매일 그곳을 방문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부지런한 가게 주인이 문을 여닫는 것처럼, 그곳은 늘 같은 시간에 불을 켜고 그건 내가 죽기 전까진 영원히 반복될 풍경이겠지요. 그걸 생각하면 나는 이런 기다림은 몇 번이고 견딜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겨요(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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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게 될 것이었지만, 한동안 내가 간절히..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그런 맘이 든 것은 마이우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기 전이었다. 정말로 이런 소설을 쓰려거든 마이우현을 만들지 말았어야 가능한 일이다. ㅎㅎ 다행이다. 쓰지 않아도 되어서.ㅠㅠ 실패하는 고통을 피해가게 되었구나.
이런 이야기를 쓰려거든 철저한 익명으로 팬질을 했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소설의 작가도 인터뷰에서 자신의 덕질대상이 누구인지는 비밀에 부치겠다고 했다. 나도 온갖 탐미의 언어를 사용하여 우현이를 집요하게 묘사하고, 이 만질 수 없는 사랑의 환희부터 나락까지. 그 불쾌와 고통과 공허의 끝까지 적나라하게 훑는 글, 소유할 수 없는 사랑이 근원적으로 무엇인지 묻는 글을 꼭 써보고 싶었지만 그런 일은.. 익명이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디에서도 사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병리적으로 바라보는 이 사랑에 대해 단 한 번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표현 그대로 적나라하게 묘사해본 적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쏟아내고픈 욕망이 부글댈 때마다 어질어질하다.
하지만 사실 아직도 소유할 수 없는 사랑, 소통할 수 없는 사랑이 근원적으로 무엇인지 철학적인 차원까지 도달하는 데까지는 가지 못했다. 괴로워 몸부림치는 단계까지만 닿았을 뿐. 사랑과 소유, 소통 문제를 제대로 파고들면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성찰 혹은 적어도 의미 있는 소설적인 진실까지는 나아갈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해왔었다. 이런 이야기를 정말로 쓰려면 이걸 굳이 소설로 써야만 하는 소설적인 가치를 작가가 찾아야 가능한 건데, 이 작가는 그걸 찾았으니 썼을 것이다. 그런 점에선 부럽다.
이번에 우리가 다녀온 서울 콘서트에서 계속 무대 위에서 우현이가 차를 담아 마셨던 저 텀블러. 오늘 어떤 팬이 보여준 상세사진을 보니,
저것은 오직 시애틀에서만 살 수 있는 거다.
THE FIRST STARBUCKS STORE
PIKE PLACE
라는 글귀와 함께 1호점 제품에만 있는 오리지널 갈색 로고가 박힌. 시애틀에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스타벅스 1호점에서만 판매하는 텀블러.
저걸 서울공연 동안 무대 위에서 수시로 꺼내 마시고 또 마시고 하길래, 난 저게 무언지는 생각도 안해봤고 그냥 우현이가 계속 차를 마셔야 할 정도로 목이 아프구나 걱정만 했었다.
우현아, 시애틀에서만 살 수 있는 저 텀블러 어떻게 구했어….?
아 찌릿 아프다. 환상통이구나. 잘라내서 없어진 부위에서 느낀다는 통증. 내 찬란한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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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음..시애틀에 너말고 또 극성팬이 있나? 아님 외국인팬이 준건가. 나도 궁금해지네.
환상통 나도 읽어보고싶네.
근데 궁금한게 생겼어. 서태지 좋아했을땐 이렇게 안 아팠어?
생각해보니 난 진짜 어린 소녀었을때 했던 팬질은, 그가 다른 여자랑 친하게 지낸다고해서 질투가 심해지는 그런 종류가 아닌, 소유할수 없는 고통 따위는 전혀 없는, 지금보다 훨씬 더 순수한 사랑이었던거같아.
지금은 나 성규가 걸그룹이랑 얘기하면 질투나거든.
그때 소녀시절에는 전혀 안 그랬어. 근데 지금 내가 성규를 좋아하는 마음보다 결코 덜 좋아했던게 아니야.
환상통. 책 속 구절을 찾아보니까 꽤 읽고 싶어졌어요. 사실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 이야기가 꼭 소설로 쓰여져야만 하는 ‘소설적인 진실??’ 같은 걸 작가가 스스로 찾지 못했으면 못 쓰는 건데.. 작가가 그걸 찾은 거 같아서 부러워지더라구요. 저도 꼭 한 번 끄적거려보고픈 주제였거든요. 사실 이 주제가 이제야 소설로 나온 거 자체가, 스타에 대한 팬의 사랑을 이 사회가 얼마나 계급적으로 낮은 시선으로 보는지, 아니 아예 탐구해보려고도 하지 않고 무시해왔다는 걸 반증하는 거겠죠.
소유할 수 없는 사랑의 고통. 사실 제가 파고들고 싶었던 부분은 정말 근원적인 의미에서의 소유 없는 사랑이 무엇인가 하는 건데. 전에도 말했지만 요즘 SF장르에서는 사이버 사랑, 컴퓨터와의 사랑에 대해 소설, 영화에서도 다루고 논의가 많이 진전되었잖아요. 아이돌을 향한 사랑도 파고들면 사랑에 대한 여태 고찰되지 않았던 철학적인. 혹은 소설적인 진실 같은 걸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저는 작가들처럼 쓸 수 있는 뒷심도 딸리고 뭐… 자신도 없네요.
음.. 어린 시절엔 그러네요 그 고통을 몰랐어요. 하지만 막연히 교실에 앉아 오후에 햇빛 내리 쬐는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알싸하게 아파오는 느낌 같은 걸 느꼈는데… 그게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죠. 근데 그 이유가.. 그 때 저는 오프라인 팬질은 거의 안했고(그러니까 구체적인 노력이 들어간 팬질이 아니었던 거죠), 그저 마음으로 열렬히 좋아했던 팬질이었던 데다가 정말 가끔 콘서트나 가는 정도의 팬질이었어서, 스타가 내것이 아니라는 고통까진 이를 필요도 없었던 거 같아요. 그냥 제 정신적인 유희만으로도 충분히 바빴고 만족했던 거지요. 하지만 지금 저는….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른 노력을 들이는 팬질이 되어서 그런 부분도 있는 거 같고. 아님 언니 말대로 우리가 사랑이 뭔지, 관계가 뭔지 다 아는 나이가 되어서 특별히 더 이 아픔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요. 아무튼 ‘소유’나 ‘소통’ 문제를 파고들면 좀 철학적이고 근원적인 성찰을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 집요한 끈기가… 자신은 없네요 쉽지 않은 일일테니까.
서울 공연 동안 저 텀블러를 자꾸만 꺼내 수시로 마시고 어떤 날은 여기 먼지 묻었다며 찡찡대서 홈마들에게 엄청 사진도 찍히고 그랬어요. 왜 저러나 했는데… 아무튼 저건 시애틀에서만 구할 수 있는 거라 여기 여행 온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걸 갖고 있다가 가지고 왔을 듯.
우현이 텀블러..ㅋㅋ 묘하네.
글치..니가 태지오빠 좋아했을땐 구체적인 노력을 할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이도 아니었고, 뭐 그리고 서태지는 팬들이 걱정 안해도 될만큼 강한 오빠였으니..물론 다른 면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을수는 있었겠지만. (팬으로서의 걱정은 늘 따라붙는거니..우수니들이 상상도 못하는 규수니들의 극심한 걱정이 있듯이.)
지금 너의 입장으로선 충분히 갈등과 괴로움이 많을것같다.
근데 또 궁금한데, 오프팬질 적극적으로 하는 다른 우수니들은 어떻대? 각자 다르겠지만..(여기에 쓸수없는 내용이면 대답하지 말고ㅋ)
오프팬질 적극적으로 하는 팬들.. 네.. 다들 업앤다운이 있어요. 왜 안 그렇겠어요. 저 소설가가 묘사하고 있는 저 몇몇 문장들만 봐도 이 팬질의 환희와 고통이 어떤 건지 뻔하니까요. 괴로움에 시달릴 때도 있고 마냥 좋을 때도 있고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걸 경험하고 있지요. 같은 팬들끼리 그 마음 나누면서 개인적으로 위로받기도 하고..
그래 김대교가 그러더라. 분명히 나를 엄청나게 좋아하고 나에 대한 환상이 있는 ‘처음 보는’ 여자인데 나보다 나이 많은 누나라면 정말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고, 아무여자나 막 놀려먹는 천부적인 바람둥이가 아닌 이상 되게 행동이 어색해질거같다고..이건 누나가 나이 많아서 싫다거나 여자로 안보여서 그런거랑은 엄연히 다른거라고. ㅋㅋ 뭐 남편을 믿기로 했다.
네 믿자구요. ornus도 그러더라구요 ㅎㅎ 믿읍시다. 번뇌를 하나라도 줄여야지.
가만히 입 속으로 되뇌어 봅니다. “나의 오르누스…”
…음, 역시 안 되겠다.
‘마이 우현’과 다를 바 없는 두 단어인데, 아무리 팬이라도 배우자 앞에서 할 말은 아닌 듯하다.
자네들 부부 앞에 서지 못하는 남군의 마음을 알 듯도.
a님의 이 리플은…제가 요즘 팬질하며 시달리는 감정에 많은 위안이 되는데요..헐..
게다가 배우자 부분은, 왜 아이돌 팬들이 아이돌의 공개연애를 싫어하는지에 대한 해답이네요 ㅎㅎ 어차피 내것이 아닌데도 공식적으로 남의 남자인 사람의 팬질을 하게 되면 팬질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찬사의 말을 마음대로 하기도 부담스럽고..하하
스타는 자기가 연애를 할 때나 안 할 때나 어느 때나 자기를 찬미해주길 바랄텐데도 말이에요.
(소곤소곤) 오르누스한테 즐겨 표현 좀 해주세요.ㅎㅎ 첫여자와 결혼한 죄로, 평생 자신에 대해 찬미하는 여자라곤 저 하나밖에 경험 못 해본 불쌍한 남잔데, 저 말고 다른 여성이 자신을 좋게 봐주는 게 얼마나 짜릿하겠습니까;;; 게다가 ornus는 언제나 소녀보다는 누나에게 끌리는 삶을 살아왔으니 아주 적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