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팬덤과 여성문제
너는 일생을 사랑하는 걸 취미로 삼은 사람이었다. 어느 날 고통에 못 이긴 듯 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더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아. 병이야. 그러나 내가 너의 병이 된 적은 없었다. 너의 병이 나만은 비껴갔다. _이희주, 『환상통』
— 문학동네 편집부 (@munhakeditor) 2016년 8월 23일
-> 소설 <환상통> 중에서, 아이돌 민규에 미친 만옥을 짝사랑하는 남자의 대사란다.
아무래도 이 소설의 보편성은 분명 3부의 남자의 시선. 그러니까 아이돌에 미친 만옥을 짝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에서 얻을 것 같다는 촉이 온다. 만옥의 병이 나만은 비껴갔다고 말하는 남자의 시선. 만옥을 사랑하고 찬미하는 그 남자의 짝사랑을 집요하게 묘사하여, 그 남자의 이 사랑이 1,2부에서 아이돌 민규를 향하는 여성 M과 만옥의 찬미와 다르지 않음을 거울처럼 비출 것 같다. 그냥 추측…
.. <환상통> 일부. 이 캡쳐는, 방송국 공연장, 콘서트장, 행사장 등에서 경호를 담당하는 시큐리티 스탭들이 아이돌빠를 경멸하고 무시하는 이유에 대한 날카롭고도 신선한 분석이다. 캬…
………………………
‘빠순이’ ‘빠수니’란 표현은 애초에 어린 여성팬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말이었지만 여성팬들 스스로가 스스로를 ‘빠수니’라 칭할 때는 그 비하를 뒤집어 돌려주는 표현에 가깝다. 마치 동성애자들이 스스로를 비하하는 표현 ‘퀴어’를 가져다 본인들 스스로를 칭하는 데 사용하는 것처럼. 이젠 여성팬들은 스스로를 빠수니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퀴어’란 단어의 수준까진 이르지 못한 것이, 여성팬 스스로가 아닌 외부의 사람들이 ‘빠수니’란 표현을 쓰면 여전히 거기서 비하의 표현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강준만 교수. 대학 때 강준만 교수의 책 많이 봤었다. 지치지도 않는 정력적인 글쓰기를 보며 그야말로 혀를 내둘렀었는데. 이 사람은 데이터 덕후다. 수십년 간의 신문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여 언론에 대한 메타비평을 하고, 정치자료를 모아 비평하고 기록을 남기는 데에 평생을 골몰한 덕후. 서태지에 대한 책도 쓴 걸 봤었지.
강준만 교수와 그 딸(아이돌 덕후)이 함께 쓴 <빠순이는 무엇을 갈망하는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빠순이에 대한 혐오에 여성문제와 인권문제가 결부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마이우현’ 같은 소통 공동체로서의 팬덤문화에 주목한다는데… 지금은 보다 파편화된 팬덤문화가 대세인데, 관심분야가 다양화됐다는 건 장점이지만, 담론이 잘 형성되지 않고 팬덤 내부 문제에 대한 비판이 공론화되기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건 단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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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남자들 성추행, 성폭행, 물리적 폭력중 최소한 성추행은 안 당해본 여자가 한명도 없을거라고 생각해. 성추행은 이땅에서 여자로 태어났으면 당연히 기본이야. 나머지 두개는 재수없으면 또 겪는거고.
유라도 언젠가는 성추행 당할지도 몰라. 그런 생각하면 남자들 꼬추를 다 짤라서 죽여버리고싶어.
집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린 예쁜 소녀들, 갈 데 없어서 몸 피할데 없어서 또다른 폭력의 소굴 사창가로도 많이 가겠지. 아 욕나와..한남들 징글징글해. 한남새끼들이 중국남자들도 많이 버려놨어.
중국 남자들, 특히 상하이 남자들은 보통 통금시간이 저녁 6시정도였어. 근데 한쿡이랑 경제적 교류하면서 한남새끼들 쓰레기 회식문화가 중국남자들도 버려놨어. 한국기업에 들어간 중국남자들은 술쟁이가 돼. 아 욕나와..
미안하지만 나 하나만 토로해도 돼?
나는 한국만 가면 애 데리고 다니는게 가시방석이다. 세돌까진 지하철에 유모차 끌고 들어서자마자 따가운 눈총. 어떤 젊은놈 발을 내 유모차 바퀴가 살짝 치게 되었는데 내가 ‘죄송합니다’ 말하니 나를 벌레보듯 쏘아보던 그 십새끼! 고놈새끼 등치는 산만해가지고 조금 다쳐도 하나도 안아플거처럼 생긴 돼지새끼였는데!
근데 말이지..중국에선 꽉찬 전철, 버스에 유모차 들고가도 하나도 눈치 안보여. 버스기사건 승객들이건 모두가 맘과 아기가 완전히 탈때까지 출발도 안하고 느긋하게 기다려줘. 심지어는 두세살 아기들이 슈퍼 앞에 쓰레기 버리고 가면 가게 주인이 나와서 군말없이 치워. 아기엄마나 아기를 욕하는 사람은 없어. 자전거나 오토바이 도둑들도 유모차나 아기 물건은 안 훔쳐.
나는 한남 시키들과 여자 마초들이 중국인들을 개념없는 짱골라라고 말할자격이 있나싶어.
공항에서도 아기 들고 짐끌고 다니면 도와주는 사람은 다 중국인들이야.
맞아요. 언니. 중국도 그렇구나. 여기도 그래요. 누군가가 아이들 데리고 유모차 밀고 어떤 건물 들어가려고 하면, 몇 미터 밖에서도 남자가 뛰어와서 상냥하게 웃으며 문 열어주고 잡아줘요. 상냥하게 인사도 하고. 문 잡아주는 건 진짜 누구나 다 하는 매너..
아이들 데리고 낑낑대면 꼭 누가 와서 도와주고.. 아이들 데리고 걸으면 유독 더 친절하고 배려해줘요.
한국에선 코앞에서 문 쌩 닫아버리고 자기만 들어가는 사람들… 너무 많이 겪었는데.ㅠ
한국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저런 매너 교육 잘 안 하는 문화인 것도 큰 거 같고, 마음이 너무 각박하고 스트레스에 노출돼 살아가서 그런 것도 있을 거고.
한국 사람들 정 많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참견인 경우가 많고, 오히려 여기 와서 이웃들이나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따뜻한 친절을 더 받아봤어요.
어. 나는 정말 상당히 기분나쁜 사회적 현상?이, 왜 아기엄마들이 이렇게 동네북이 된건지..
사실 민폐를 주는 계층은 다양하지 않나. 민폐라는 말이 좀 적절하진 않지만.
내 기준으로 진정한 민폐는 길에서 담배피는 개새끼들인데..커뮤니티 가보면 항상 격렬하게 욕먹는건 맘충들이고, 길에서 담배피우는 나이많은 남자한테 눈치 주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어.
그리고 사실, 아이들이 층간소음의 주범이라서 아이들이 저녁에 뛰지 않도록 훈육 시키는게 맞다고 보지만, 나 진짜 거짓말 안하고 처녀때나 신혼때나 항상 우리 윗층엔 아기들이 살았고 걔네들이 격하게 밤까지 뛰어놀았지만 단 한번도 내 귀엔 시끄럽게 들린적이 없었거든. 물론 나도 악기소리나 공사소리 등등에는 예민하고 싫어해. 근데 아이들 소리는 소음으로서 느껴본 적이 없어. 멍멍이 짖는 소리도 소음으로 안 느껴봤어. 내가 이상한건가? 난 왜이렇게 아이들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이 야박하게 느껴질까.
언니 그래서 요즘 여초 커뮤니티 중심으로 그거 성찰하는 움직임이 많아요. 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많은데 오직 여성만 특별히 칭해서 ‘된장녀’니 ‘김치녀’니 ‘맘충’이니 ‘지하철 민폐녀’니 하는 표현을 쓰는 거 자체가 여성혐오 현상이잖아요. 유난히 아기 엄마를 비하했던 표현들도 그 현상 중 하나이고.. (그럼 아기를 키우는 남자 새끼들은 어디로 갔나요? 남자 새끼들은 아기를 돌보지도 않고 그래서 욕먹지도 않고 그저 모든 혐오는 여성을 향했던 거..) 그래서 요즘은 여초 커뮤니티 중심으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그 힘은 수시로 민폐끼치고 다니는 한남들을 까는 데 쓰자. ㅋㅋ
사실.. 저는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아기 엄마로서 민폐 안 끼치려고 진짜 지레 겁먹고 열심히 조심하는데요. 사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마을 하나(공동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만큼 공동체의 도움과 배려, 용인이 필요하고.. 우리 어릴 때는 아마 훨씬 많은 민폐를 끼치며 자라났을 거에요. 그걸 마을 사람들이 같이 봐주며 키운 걸거구요. 지금 맘충이라 욕하는 사람들 본인도 어린 시절엔 자기들을 용인해주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어른으로 큰 건데..
아마도 한국이 너무 살기 힘들고 각박하고 경쟁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으니까 이런 현상도 심해지는 거 같아요. 심리적으로. 그리고 일단 구조적으로 약자(아이나 노인, 장애인 같은)에 대한 배려가 시스템 수준에서 너무 안 돼있으니까 개인들끼리 더 아웅다웅하는 걸 수도 있구요. 여기 미국만 봐도 정말 너무 많은 부분에서 아이들, 장애인들이 엄청 배려받게끔 만들어져 있어요. 버스를 타도, 공원에 가도, 공공 장소에 가도…아이들을 배려하는 시설이 너무 잘 돼 있고, 사람들은 다 기다려주고 너그럽게 지켜봐주고. 이런 게 구조적으로 돼 있으니까 개인들끼리 서로 니가 민폐네 내가 민폐네 하고 아웅다웅 싸울 일이 적은 거.. 사실.. 한국… 총체적인 지금 위기에요. 부글부글 끓는 게 느껴져요. 임계점에 다 도달한지 오래인데.. ㅠㅠ
그러네 시스템적인 문제.
그래 아기 돌보지도 않는 남자들은 욕도 안먹지.
그리고 나는 명품 관심없고 옷도 중국인처럼 입고다니고 소시적 돈많은 남자들한테 관심도 없었어서 소위 된장녀들 이해 못하지만, 아니 된장녀만 한심한가? 형편도 안되면서 비싼 외제차에 목숨걸고 주제에 룸싸롱이나 다니고 성매매나 하고 다니는 그 수많은 새끼들(그새끼들 주장에 의하면 남자는 다 그렇다니까 대다수 새끼들이지)은 무슨 단어로 그 무리들을 지칭하지? 그 무리를 지칭하는 단어를 못 들어본 내가 무식한건가.
그런 새끼들 아빠가 되어서도 소라넷 류의 변태짓 할텐데 그럼 그런 부류는 파충? 아, 파충류라고 해야하나..
암튼 난 그런 놈들 싸잡아서 비하하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어. 내가 한국 물정 잘 몰라서 모르는거니?
맞아요 언니 바로 언니가 지적한 바로 그 부분이 요즘 인터넷상에서 여초 커뮤니티 중심으로 퍼지는 생각이에요! 회사 다니면 당연히 룸싸롱 다니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성매매나 하고 다니는 한남새끼들이 널려 있는데 그들을 싸잡아 지칭하는 말은 하나도 없잖아요! 신문기사 제목들 다 살펴 보세요. 남자가 도둑질하면 그냥 남/녀 성적인 구분 없이 부르는데 여성이 도둑질하면 뭐뭐머한 여성, 그러니까 여자란 말 꼭 붙여주구요, 여성이 피해를 받은 사건에서도 가해자인 남성이 아니라 여성에 주목해서 무슨무슨 피해녀. 이런 식으로 신문기사 타이틀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니까 아주 총체적으로 개같다 이거에요!!!!
요즘 그래서 여성들이 그들 지칭하는 여러 가지 용어들을 만들어서 똑같이 미러링으로 돌려주고 있습니다.
‘맘충’이란 마마보이들한테 얹어줬구요, 필리핀 동남아 같은 데 성매매하러 가서 자기 자식들 낳게 해놓고 나몰라라 하는 그 수많은 한국남자들-> 싸튀충이구요. 엄청 많습니다 기발한거. 고작 카페에서 커피나 좀 마시는 여성들한테 된장녀라는 프레임 씌우고 김치녀 프레임 씌우고. 사회 전체가 야비한거죠.. 요즘 여성들 진짜 잘하고 있구요.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미친 사회였습니다.
그래 그새끼들 하는짓에 비하면 된장녀들은 참 귀엽지.
암튼 잘하고있네 여자들..
종뱅언니와 심은하 님의 열띈 댓글들 덕분에 제속이 다 시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