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할 수 없는 사랑

한국에서 소설책이 도착했다. 얼마전에 언급한 그 <환상통>이라는 소설.

보통은 본문을 읽기 전에 책 뒷부분에 붙은 심사평이라거나 평론가의 말, 작가의 말 따위를 먼저 읽는 짓은 잘 하지 않지만, 이 책은 읽기 전에 심호흡이 좀 필요했다. 바로 나의 모습을 훑어나갈지도 모르는 내용일텐데 심호흡이 좀 필요하다 싶어서 무심결에 뒷페이지를 뒤적거리다 심사평을 읽고 말았다. 책을 읽기 전에 나를 멈춰 세운 부분은 문학평론가 강지희의 글.

……….

계속해서 기다리고 기다림 끝에 간신히 스쳐가듯 만나지만 어떤 사건도 만들어지지 않는 사랑, 상대에게 자신은 늘 하늘에 떠 있으나 아무 흔적 없이 흘러가고 흩어져버리는 구름만큼 흐릿한 존재라는 것만을 확인하는 사랑, 그래서 사랑하는 일이 어딘가 자학적인 것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촘촘히 그리는 이 작품을 덫에 빠지듯 사랑에 빠져 몸부림치는 순도 높은 고백의 소설들- 슈테판 츠바이크의 <낯선 여인의 편지>,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집승>,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등-의 계보의 뒤편에 살짝 놓아둘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아이돌을 향한 사랑이라는 소설적 제재의 상징성이 역사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사건이 거의 말소된 세대에게 새로운 집단 경험임을 짚어두고 싶다. 앞으로가 훨씬 더 기대되는 젊은 작가의 탄생을 축하드린다.

………..

 

 

“사랑하는 일이 어딘가 자학적인 것으로 변해가는”이란 표현 앞에서 숨이 안 쉬어지는 것 같아서 한참을 있었다. 내가 하는 팬질이 이 홈피에 오는 지인들에게는 꽤나 열정적인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실제 팬덤에서는 아니다. 실제로 매일, 매주, 하루에 서너시간 이상을 기다려 고작 몇 분을 그들을 보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바치는 팬들이 무수한 팬덤 안에서, 나같은 팬은 좀 특수한 성향의 팬일 거다. 콘서트에서 슬로건 이벤트를 하거나 공구를 주도하거나 돈을 크게 쓰거나 팬커뮤를 만들 정도의 정성을 들이지만 행사나 공방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팬. 나는 내가 서 있는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들여 그를 사랑했지만 정말 가까운 자리-사인회 같은 -에는 한 번도 가지 않은 팬이다. 진짜 적나라한 팬질이란 사전녹화, 공개방송, 행사, 사인회, 그리고 겨우 일 분 남짓 볼 수 있을 그들의 출퇴근길을 보기 위해 수 시간을 투자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상황에 처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미국에 있기 때문에도 불가능하지만 한국에 살았어도 그런 쪽에 서진 않았을 것이다. 결코 그런 장소에 우현이를 보러 갈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러가기엔 나는 그를 스타가 아니라 인간으로, 인격체로 지나치게 사랑한다. 그러므로 스타로 만날 수 있는 그 현장에 갈 수 없는 고통을 이해하는 팬이 또 있을 거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내가 그런 곳에 서 있으면서 느낄 그 ‘자학의 고통’이 상상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일이 자학적으로 변해가는 일. 그 자리에 모이고 기다리고 만나는 그 희열을 사랑하는 이들이어야 그 팬질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팬질을 하지 않으면서도, 오직 먼 땅에서 팬질을 하면서도 종종 이 사랑의 자학성을 감지하는 때가 있는데. 저 심사평에 가슴 통증이 심해지는 걸 느끼면서도 결국 책을 다 읽긴 읽었다. 이 책 속에서 서로 다른 팬질 성향을 가진 두 주인공은 결국 그 사랑에 불타다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산화해버린다. 한 명은 아이돌 민규의 퇴근길을 기다리다가 영화촬영 때문에 흩날리는 ‘가짜 눈’을 우연히 맞던 어느 날, 내리는 눈이 ‘가짜’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갑자기 팬심이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것으로. 다른 한 명은 스스로 저 자학적인 사랑의 화염에 불타 죽음을 택하는 것으로.

 

사람들이 쉽게 말하듯 스타는 환상일지 모른다. 팬과 스타 사이에는 가짜 환상막이 씌어져 있고 스타를 향해 팬이 씌운 이미지가 거짓이란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일이 바로 팬질일 수도 있다. 허나 내가 우현이에게 거부할 수 없이 끌리는 건, 그가 자꾸 그 환상막을 치우려 하는 성향의 사람이라는 거다. 팬과 스타. 결코 인간과 인간으로서 만날 수 없는, 그저 한 명의 스타와 덩어리어야 하는 관계를, 그가 자꾸 인간과 인간의 소통이라는 불가능한 이상을 갈구하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환상을 거두려 하기 때문이다. 이 노력은 은혜롭지만 완벽한 성취가 불가능한 일이다. 실패하고 말 일이다. 그런데 그 실패에서 나오는 통증에 찬란한 아름다움이 있다. 실패하는 일을 향한 갈구. 그 몸부림에서 오는 애달픈 아름다움. 그의 그런 노력은 ‘팬들을 남다르게 소중히 대해주는 스타의 미덕’ 같이 여겨지기도 하지만, 결국 불가능한 일에 대한 갈망이기 때문에 위태롭기도 하며, 때론 그의 무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린 조금도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이 자학적인 사랑의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팬질로 인해 단순히 기뻐하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성향의 팬들은 제외. 그들은 정말 내가 보기엔 아주 대단한 부류이다. 하지만 나는 결코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렇게 타고나질 않았다. 나는 사랑하면서 통증을 파고들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 고통을 파고들다가 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어느 순간 산화하듯이 팬질을 멈춰버릴 수도 있어야 할텐데, 지금의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 멈출 수 없는 책임을 선택했으니. 어떠한 경우라도 계속 가야 하고 갈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길은 이런 거다. 신지혜 시인의 <천 년 동안 고백하다>란 시와 같은 길. 나는 이 사랑을 하다가 산화할 수도 없는 위치를 선택한 것이다. 그는 환상이고 스타이지만 내게는 자꾸 그의 맨얼굴이 보이고 내가 보듬어줄 수 있는 무방비상태의 구석들이 보인다. 누군가는 이런 나에게 착각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눈에는 보이고 그것이 나를 잡아끄는 걸 어쩔 수 없다.

 

……..

낯선 먼 먼 세계 밖에서 너는
서럽게 차갑게 빛나고
내가 홀로 이 빈 거리를 걷든, 누구를 만나든
문득문득 아픔처럼 돋아나는 그 얼굴 한 잎

다만
눈 흐리며 나 오래 바라다볼게
천 년 동안 소리없이 고백할게
……….

Comments on this post

  1.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9-24 at 오후 9:13

    음..나는 어떤 종류의 팬질일까. 공방 다니고 싸인회 다니고 출퇴근길 지키는 수니들에겐 난 팬도 아니겠지. 거의 머글 수준?
    그래도 굳이 나를 팬이라 한다면 수니라 한다면, 난 저런 경지에 빠져들지 않으려고 발악하며 주변을 관념적으로 맴돌며 겉으로는 ‘팬질로 인해 단순하게 기뻐할 수 있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성향을 코스프레하는 정신 이상한 팬?
    암튼 환상통 디게 궁금하네.

    • wisepaper said on 2016-09-25 at 오전 10:24

      근데 성향 차이인 거 같아요. 미치도록 사랑해도 그런 데 가는 걸 선택하지 않는 팬이 있는 반면에 적당히만 좋아해도 그 현장 다니는 데 이끌려서 그런 데 잘 다닐 수도 있구요. 또 그 반대도 가능하죠. 정말 진심으로 열정적으로 좋아해서 현장까지 가는 수고를 마다않고 강렬한 이끌림으로 현장을 다 다니는 팬이 있는 반면 그냥 라이트하게만 좋아해서 안방에 머물러 있는 팬도 있고.. 근데 <환상통> 저 책.. 읽다보면 정말 가슴이 훑어지는 고통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저 책이 기분 나쁜 팬들도 있을 거에요..

  2.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9-24 at 오후 11:47

    나 태풍 들은 김에 우현이 끄덕끄덕도 들어봤어.
    아 진짜..넘넘 좋네. 바닐라아이스크림같은 목소리. 내가 지금까지 들어봤던 아이돌 솔로 발라드 중 젤 좋다.(그닥 많이 들어보진 않았음. 규현이, 온유, 종현이, 예성이, 유천이 정도 들어봤나?)
    미안하지만 나 오늘 딱 하루만 토나오는 발언 좀 할게. 이중엽 사랑해. 오늘 딱 하루만 사랑한다. 이거 테러 아님. 내일부터는 이중엽 말고 인피니트만 사랑할거고ㅋ
    그러고보니 이중엽이 이승환 매니저 출신이지? 그럼 그렇지 내가 끌린 이유가 있었어ㅋㅋㅋㅋㅋ
    근데..내가 이승환 노래 중 ‘당부’를 젤 좋아하거든. 그러고보니 그 노래도 약간 영혼의 곡성같아. 느낌이..태풍은 현대 버전의 색다른 곡성같고..

    • wisepaper said on 2016-09-25 at 오전 1:37

      ‘태풍’은 저도 무대와 함께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져요. 특히 우현이 파트가. 그동안 고음 질러주는 파트 중심으로 줬는데 이번 노래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음에 실린 그 한스런 정서가… 들을수록 끌리긴 해요. 그리고 우현이 솔로앨범은, 우현이 주도성이 많이 들어간 앨범인데..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만족했어요. <끄덕끄덕>에 가성이 많이 쓰인 포근하고 사뿐사뿐, 언니말처럼 바닐라아이스크림 같은 느낌, <스탠바이미>에서의 브릿팝적인 감성과 그동안 우현이가 보여주지 않았던 창법을 쓰면서도 잘 컨트롤하고 있는 느낌.. 신파적인 정통 발라드 <그 사람>도 묵직하게 와닿았고. 롹킹한 <그래비티>도 좋고. 다 좋아요.. 기대보다 더 좋아서 우현이와 함께할 미래가 기대되는 느낌? ㅎㅎㅎ 우현이 주도성이 많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리고 이중엽은.. 저도 이중엽 좋아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전의 음악적인 행보도 좋아했고 콘서트, 라이브할 때마다 밴드 고집하는 것도 좋구요. 제가 이중엽을 비판하는 건 그런것과는 별개의 일이에요. 이중엽을 칭찬하는 팬만 있으면 안 되고 양쪽이 균형이 있어야 하니까. 이중엽의 편협함이나 이해 안 되는 행보에 대해서는 짚어주는 팬들이 있어야 긴장이 팽팽하게 유지되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항상 비판과 칭찬을 같이 하는 것뿐이에요.하지만 그는 그는 자기 고집으로 성공한 사람이라서 계속 그렇게 갈거에요. 분명히 그 고집의 장점도 있고..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9-25 at 오전 2:04

        그래 이중엽이 아니었으면 성규의 섹시한 춤을 모르고 살아가게되었겠지ㅋㅋㅋㅋㅋ
        근데 갠적으로 성종이 이번에 염색 정말 잘한거같아. 내가 지금 무대는 안보고 사진만 봤는데, 태풍 음악의 몽환적 분위기와 성종이의 중성적 목소리+머리색깔..이게 노래의 분위기를 더 살리는거같아. 한맺힌 영혼이 강조돼. 특히나 노래의 분위기상 성종이 목소리가 빠지면 안되는 양념이야.
        아..나 지금 태풍 계속 무한반복하며 잠 못잔다. 이건뭐..의도한게 아닌데 계속 듣게되네. 한맺힌 미남 귀신한테 홀리는 느낌.
        수록곡은 아직 다 못들어봤고 에어랑 원데이, 고마워 세개만 일단 들어봤는데 전반적으로 노래들이 좀 시끄러워지긴했다.
        그리움이닿는곳에, 러브레터같은 달달한게 없네. 성규가 또 그런 달달한 노래들에서 의외로 심쿵사 시키는데말야.
        암튼 난 태풍이 젤 좋네. 노래가 너무 신기하고 묘해. 되게 슬프고..

        • wisepaper said on 2016-09-25 at 오전 2:23

          네 그거에요. 서정적이고 깨끗한 수록곡들이 사라진 아쉬움이에요. 복고적인 사운드의 이디엠 곡들, 주로 이디엠 곡이 많은데 그게 유니크한 음악적 성취 같은 게 있었으면 그래도 좋았을텐데 그 부분이 없어서 아쉬움.. 그나마 태풍은 좋은 거 같아요. 한국적인 한이 느껴지는 묘하게 신파적인(나쁜 의미 아님) 멜로디에 저 진짜 우현이 파트가 너무 좋다니까요! ㅎㅎ”너의 그 눈이~ 얼굴이~ “..ㅠㅠㅠ 가슴이 그냥 훠우.. 아파지는 것이. 성규 목소리는 이 곡의 시그니처 같은 거라 뭐 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성종이. 제 생각이 그거에요. 이번 노래에서 성종이 파트가 나오는 순간 되게 여성스럽고 중성적인 순간인데. 이번에 그 보컬 디렉팅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팬들이 있더라구요 전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성종이가 하는 그 역할이 전 너무 좋아요. 이번 태풍에선 더더욱 튀는 목소리로 녹음되었는데, 그 금발머리와 함께 중요한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는 느낌이요.

          전 태풍, 원데이, 고마워는 좋아해요. 단지 트루럽, 에어, 제로가.. 원래 내 취향은 아니지만 독특한 음악적인 성취라도 있었으면 더 만족했을 텐데 그게 아니라 산만한 느낌이라 아쉬운 것뿐. 이것도 제가 그동안 인피니트의 수록곡에 많이 애착했던 팬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죠. 아쉽다는 건 더 기대하는 게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9-25 at 오전 2:33

            음..글쿠나 한번 싹다 들어봐야겠군. 원데이랑 고마워도 두번째 들으니 좋네.
            고마워에서 두 메보 목소리 지린다.

  3. wisepaper said on 2016-09-25 at 오전 3:08

    보컬 듣는 재미로만 보자면 에어, 트루 러브, 제로도 좋아요. 네! 두 메보 목소리 지립니다!! 전 이 두 메보를 좀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둘다 고음만 주로 하는 게 젤 아쉬워요. 둘다 중저음에서 매력적인데. 우현인 정서가 깊고 성규는 모던하게 섹시하고. 하지만 다른 멤버에게 저음 분배해야 하니 둘이 고음에만 매달리는 수밖에ㅠㅠ 그리고 아이돌 그룹의 특성이 서로 다른 목소리의 조화가 중요하고, 다른 멤버들 팬에게는 또 그들 목소리를 듣고 싶을 테니까 이해합니다.. 전 메보 제외하고는 성종이 보컬이 젤 좋아요. 색이 좋잖아요.

  4. wisepaper said on 2016-09-25 at 오전 5:05

    그리고 우현이 솔로.. 제가 그를 전혀 모른채였더라도 어느날 라디오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는 <끄덕끄덕>을 들었다면 전 그 목소리에 덕통사고ㅎㅎ 당했을 거에요 분명. 저 목소리 누구지.. 막 휘몰아치는 이 설렘 뭐지?? 나는 결국 언제 만났어도 우현이한테 사고당했을 운명인듯? ㅎㅎ <스탠바이미>도 들어보세요..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9-25 at 오전 10:24

      어, 스탠바이미도 방금 들어봤어. 이건 소곤소곤 속삭이듯 불러서 좋네. 우현이의 주도성이 많이 들어갔다니, 앞으로 더 노력하면 좋은 뮤지션 되겠네.
      성규는 다음 솔로앨범엔 본인이 작곡한거 한개는 넣는게 목표라던데, 난 이런 성규의 미적거림이 왜이리 또 씹덕인지..싱어송라이터가 아니면 살아남을수 없을거같은 이 바닥에서 저리 여유 부리는건 뭐든 집착을 안하는 그의 삶의 태도로 인한건지, 아니면 예능에 더 신경쓰는건지, 그래도 음악은 분명히 계속 할거같은데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성규라서 내겐 더 씹덕인데.
      그리고 미안하지만 나 우현이 스텐바이미 듣다가 빵터졌어. 성규가 어떤 자리에선가 “내가 다리를 다친 동안 우현이가 더 잘 나갈까봐 불안했어요.”라고 우스개소리를 했다고 해서ㅋㅋㅋㅋㅋ 아 물론 스탠바이미는 좋다. 끄덕끄덕보다 더 좋게 들리기도 하네.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9-25 at 오전 10:27

        아물론 싱어송라이터 아니라도 곡의 느낌을 잘 살려서 자기 스타일로 부르는 가수도 가치있는거지만, 아무리 그래도 작곡의 욕심이 없지는 않을텐데 신기하고 씹덕이란말이지ㅋㅋ

  5. wisepaper said on 2016-09-25 at 오전 10:28

    푸하 ㅋㅋㅋㅋ 성규가 그랬대요? 으규 귀엽네요 ㅋㅋㅋ 이딴 소리 들으니까 귀엽네 ㅎㅎ언니 이런 소리는 어디서 들어요? ㅋㅋ 근데 뭐 굳이 싱어송라이터 아니더라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 앨범 전체적으로 컨셉이나 주제 잡고 곡 모으고 디렉팅하는 모든 것들에 자기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면 되니까. 이번에 우현이도 자작곡은 반 정도 참여했지만, 제 생각에 전체적으로 곡 받으러 다니고 컨셉 잡고 디렉팅 쪽에서 자기 주도성이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중엽이 너 혼자 생각으로 해봐라 하고 하라 그랬대요. 마지막에 곡 컨펌하는 거야 이중엽이 프로듀서니 이중엽 의도가 들어갔겠지만. 성규는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성규도 잘 하고 있을 거에요. 성규 솔로앨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잖아요.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닳도록 들었습니다. 우현이 솔로가 나오는지도 몰랐던 슬픈 시절..ㅠㅠ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09-25 at 오전 11:40

      어, 내가 블로그도 안 들어가고 성규 관련 사진이나 게시물도 거의 안보는데, 근데 희한하게도 저 인터뷰 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 내가 저 인터뷰를 보게된 것도 팬들에 대한 성규의 외침이 절절해서겠지. “누나 나 언제 추락할지 몰라서 좀 불안해요. 도와주세요.”뭐 이런 외침..코메디로 승화한 그 외침이 나한테 닿았나. 암튼 물론 나의 망상에 불과하지만ㅋㅋ
      근데 성규가 예전에 비하면 리더로서의 중압감은 좀 나아졌대. 예전엔 사소한거라도 잘못되면 다 자기탓 같아서 견딜수 없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에서 좀 자유로워졌다고.
      난 성규를 잘 모르지만 내 궁예일뿐인데, 처음 시작할때의 부담감도 그랬겠지만 초창기 인피니트 팬들이 다른 멤버들한테는 막 찬양하고 성규한테는 욕하고 가는 팬이 많았대. 이건 성규가 직접 한 말. 아마도 데뷔초반에 팬들한테 받은 상처가 대단히 깊은데 점점 갈수록 수니들의 조건없는 막무가내 지극정성의 사랑으로 인해 조금은 회복된 부분도 있지 않을까해.(단지 내 궁예이자 망상. 이런 희망이라도 품어야 팬질할맛 나지 않겠어 ㅋㅋㅋㅋㅋ)
      초창기에 인피니트에 대한 조금만 반응이 안좋아도 자기탓 같았다는 점이 두고두고 맘아프네. 그래도 그런 개인적 상처들 다 티 안내고 극복하고 인피니트를 이 자리까지 이끌어왔다는거 너무 대단해서 눈물나고..
      아 근데 엠피디 영상 못본다 나 ㅠ

  6. wisepaper said on 2016-09-25 at 오후 12:01

    성규가 그랬구나.. 맞아요 성규가 유독 데뷔초에 상처도 많이 받은 거 같은 느낌은 저도 느꼈어요. 그리고 리더니까 그 중압감이 오죽했겠어요. 성규 무대 위에 나온 거 보면 항상 전체적으로 신경쓰느라 약간 넋 나간 보이는 그런 느낌이 있거든요.
    그러네요. 성규가 자기만의 코미디로 승화한 그 외침 같아요 저도.

  7. Glaukopis said on 2016-09-26 at 오전 9:48

    저는 골방의 관찰자 성향이 강한 팬이기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으로 인해 자학을 느끼게 되는 고통이 이제는 무섭네요.)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모 예능을 보는데 한 아이돌이 “무대 위에 서기 전 실제로 공연을 할 당시에는 야광봉 때문이었나 (기억이 가물하네요) 아무튼 앞이 잘 안 보이니 그리 떨려하지 않아도 된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혼란이 오면서 순간 내 오빠가 아닌데도 소설 속의 m 이 가짜 눈을 보았을 때 처럼 현타가 오더라고요. 아, 보이지 않는구나…

    이 보통의 사랑과는 다른 특별한 관계의 끝에서 감은 눈을 떴을 때 도착할 곳은 과연 소멸하지 않는 영원의 천국일까요, 아니면 시시포스가 있는 타르타로스의 감옥일까요. 멤버들을 믿고 괜한 걱정인걸 알면서도 이 불가항력적 끌림 속에서 이런 고민은 사실 을에게는 영원한 숙제 같습니다 ㅠㅠㅠㅠ 사실 느끼는 감정을 다 털어놓는 것은 어느 커뮤 등 약간 터부시되는 것은 있는데 작가 분께서 그런 민감한 부분까지도 잘 표현하신 듯 해요.

  8. wisepaper said on 2016-09-26 at 오전 10:44

    그치. 작가분이 민감한 부분까지도 잘 써줬어.. 사실 어느 인터넷 어느 공간에서든 완벽히 터놓을 수 없는 부분들까지도 저렇게 얘기하는 게 가능한 게 이건 소설이니까, 예술이니까. 그점에서 난 이 작가님이 너무 부럽더라. 난 이제 자기검열 때문에 진짜 하고싶은 이야기는 내 개인홈에서도 못하거든.ㅠㅠ

    네가 자학의 고통을 느끼지 않을 방향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난.. 조금 더 마음을 쏟아붓게 되면 이 대답없는 사랑에 반드시 자학을 느끼게 되거든. 나는 나이도 있는데, 소통이 잘 되는 사랑의 결과물로 이렇게 안정된 삶도 있는데, 그럼에도 고통스러울 때가 있어. 팬커뮤에서는 내가 하지 않는 이야기지. 내가 쏟은 것들이 이미 자학을 전혀 느끼지 않고 마냥 행복할 수 있는 그 선을 넘어버렸기 때문에.. 하지만 이 고통이 ‘원망’과는 달라. 내가 하고 싶어서, 내가 원해서 한 일이기 때문에.. 단지 가끔 막막해지는 건 난 ‘소통’ 부분인 거 같아. m이 말하는 것처럼, 내가 무엇을 외쳐도 그에 대한 답을 알 수 없는 사랑이란… 제대로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고통이다. 그럼에도 하는 것은 고통보다 원하는 마음이 더 크니까…. 헤헤^^ 어쩌면 고통을 사랑해서일지도. m의 말처럼 ‘불확실한 고통이 아무것도 아닌 시간보다 낫다’는 걸 난 처절하게 경험해봤거든.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들보단 차라리 고통이 낫다는 걸..

    끝은 어디일까..ㅎㅎ. 난 이미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깊이 좋아해본 스타가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끝은, 세월과 함께 저절로 이 타오르는 감정들이 무뎌지면서 자연스럽게 안정화됐어. 시간과 함께 이런저런 감정상태에 노출되기도 했다가 저절로 조절되기도 했다가 합의점을 찾기도 했다가 그러면서 가는 거겠지. 중요한 건, 뭐라도 하는 사람들은 그걸 통해서 뭐라도 경험하고 배운다는 거 같아.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도, 아무것도 안 좋아했을 땐 몰랐던 어떤 세계를 경험하는 거지. 그게 젤 가치있는 일일지도..

    • Glaukopis said on 2016-09-26 at 오전 11:56

      마지막에 남기신 그 한 줄이 너무 좋아서 다시 읽었어요. 사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게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거잖아요. 그동안 익숙했던 나만의 세계를 깨고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맨몸으로 다른 사람의 세계에 준비 없이 들어가는 느낌. 근데 또 그 사람의 세계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그 연결된 길을 없애는건 들어갈 때보다 훨씬 큰 고통이 따른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전 그동안 오빠들의 스케줄을 따라다니거나 팬사인회를 가거나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겁이 많았죠. 저는 사랑에 너무 처참하게 실패했는데 (예전에 못 이라는 가수와 관련해서 마현에 글을 남기신 적이 있으셔서… 못의 ‘날개’라는 노래 가사가 딱 저의 감정이에요) 그 감정을 제 마음 속에 남은 남자에게 느끼고 싶지는 않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환상 속에 사는 것이 무서워요 사실은. 우현이도 그걸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쇼타임이나 그 전부터 콘서트에서 해왔던 이야기들이나 반응들, 그런 것들이 참 고마우면서도 아이돌과 팬 이라는 인연 밖에서 보았을 때는 참 어떨 때는 고마움과는 상당히 다른 감정이 우현이라는 ‘사람’에게 들어요.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지만 저는 어떻게 보면 가수와 팬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한, 행복하면서도 슬픈 인연이다 라고 이야기할 듯 싶어요. 물론 여기서 많은 팬들과 가수가 물질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무언가를 얻어가겠죠. 이 판에서 누가 더 얻고 잃고는 사실 아무 의미가 없지만서도 서로 상처받고 서로 상처주면서도 또 사랑하고 공생하는 팬과 가수의 관계는 어떨 때 보면 오묘하게 숭고하다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댓글을 쓰고 보니 완전 의식의 흐름대로 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한글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의미가 올바르게 전달되었는지 걱정되네요. ㅠㅠ

  9. wisepaper said on 2016-09-26 at 오후 12:32

    네 리플 넘 좋다.. 내 생각과 공명된 느낌이야.. 못의 ‘날개’ 그렇구나. 뭔지 알 거 같아. 언젠가 네 그 ‘날개’ 같은 감성을 초월할 일들이 벌어질거야. 벌어지게 되거든 몸을 던지렴. (아니 네 맘대로 해야지 사실.) 너의 리플을 읽고 나에게도 위안이 됐어. 아 맞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지. 난 상처받는다 할지라도 항상 사랑하는 편에 섰던 사람이거든. 고통이라 할지라도 사랑하고 좋아해야만이 ‘나 자신’에게 이를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기도 하고.. 나의 그 마지막줄에 공감한 너라면, 너도 그 편에 설 수 있을 거야.. 그 사랑이란 게 반드시 사람은 아니야. 연인일 수도 있고 우현이일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공부일 수도 있고 취미일 수도 있고 돌맹이나 들꽃일 수도 있어.

    이 문장이 참 좋네.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지만 저는 어떻게 보면 가수와 팬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한, 행복하면서도 슬픈 인연이다”란 말. 내가 이 홈피에 ‘환상의 교환’이란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시간나면 검색해서 읽어봐. 마이우현 리뷰 게시판에도 있는 글인데.. 그 글이 네가 쓴 이 문장과 비슷한 뜻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환상의 교환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무언가를 사랑함으로써만이 나 자신에 이를 수 있다고 난 믿어.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TrackBack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