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컴플렉스

컴플렉스. 결핍. 뒤틀린 구석.
많은 좋은 부모들이 컴플렉스 없고 결핍 없고 뒤틀린 부분이 없는 아이로 키우려고 하는데
내가봤을 때 이것들은 없으면 안 되는 삶의 동력이다.

대부분의 예술가들 내면에서 중요한 동기가 되는 되는 게 컴플렉스다.
결핍이 없으면 욕망도 없다.
뒤틀린 정서가 없으면 발산하고자 하는 욕망도 없다.

예술을 예로 들었지만 꼭 예술 아니더라도
세상의 어떤 분야에서든 무언가를 꼭 이루고자 하는 욕망,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은
물론 ‘순수한 재미’와도 연관이 있지만 추진동력 제일 아래엔 결핍이 있다. 컴플렉스가 있거나.

그러니까 컴플렉스도 없고 결핍도 없는 ‘너무 건강하고 안전한 삶’보단 저런 동력들이 있는 게 낫다는 거다. 중요한 건 컴플렉스나 결핍, 뒤틀림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고(오히려 열등감 속에서 헤매이기가 쉽다), 이루고자 하는 욕망, 열정이다. 열정보다 큰 컴플렉스나 결핍은 삶을 잠식하니까.

좀 여담이고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은;; 나만의 생각이긴 한데 요즘 스타들이 매력 없는 이유도 이건 것 같다.
요즘 애들은 어릴 때부터 너무 잘 훈련받는다.
애가 음악재능이 좀 있다 싶으면 학원에서 기술을 갈고 닦고
미술재능이 좀 있다싶어도 학원에서 효과적인 기술을 익혀 너무 매끈한데, 그 이상이 없다.
요즘 젊은 가수들 보면 애들이 너무 춤도 잘 추고 목소리도 잘 훈련받고 사람들 앞에서 인격적으로 흠없어보이는 처세도 훈련받아서
애들이 아주 건강해보인다. 그 성격 속에 있는 어떤 슬픈 우물이 잘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매력이 없다.
엄친아 스타일의 스타는 더 그렇다. 좋은 집안에서 사랑받고 교육도 잘 받고 인격까지 무난해서 두루두루 남편감으로 손색없는 듯한 훈남스타일~

최근 몇 년 간 엄친아 스타나 잘 훈련된 아이돌은 나와도 뮤지션이 안 나온 지는 꽤 됐다.
(그나마 버스커버스커, 유승우 이런애들이 선방인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무슨 재능만 보였다 하면 어른들의 시선으로 갈고 닦여서 다듬어진 돌처럼 매끄러워지는 아이들이 어떻게 뮤지션이 되나.
(훗날 본인의 각성으로 다시 성장하는 뮤지션은 될 수 있겠지.)

….
아무튼 이건 여담이고
너무 많은 것을 채워줘서 결핍을 없애거나, 너무 행복한 길로만 가게 해서 뒤틀린 정서를 차단하며
키우고 싶지 않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서 욕망이나 열정을 발산하게 하되
결핍과 우물과 구석진 곳들에서 나오는 매력이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부모가 너무 많이 채워주려고 하지 않는 게 좋을듯하다.
(그리고 부모도 사람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부분에서 아이를 불편하게 할텐데 이 때 뒤틀린 것들이 오히려 나중에 열정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결국 또 비슷한 결론인데, 자식은 나와는 다른 타인이고 타인의 삶은 그 누구더라도(부모라도) 근본적으로 쥐고 이끌어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다.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게 자식 앞길을 망칠 수도 있다. 자식 삶은 자식의 것. 모자란 부분에서 나오는 결핍도 본인 스스로 처리할 나름이고 좌절과 우울의 경험이 삶의 동력이 될 수도 있는데 부모가 너무 행복한 아이로 키우려고 우쭈쭈하다간 아무 매력도 없는 사람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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