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그립다.
여름, 한국에서 만났던 팬들..
내게 쥐어줬던 편지들,
같이 나눠갖자며 만들어온 정성 담긴 예쁜 머리핀, 코사지, 디퓨저, 푸딩, 맛난 음식들까지.
전부 한여름밤의 꿈처럼, 다신 기약하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다신 기약할 수 없으니 이렇게 더 애틋한 거겠지.
.
.
그리고..
어찌 내가 사람을 또 이렇게 계산 없이 한없이 믿고 좋아하고 아낄 수 있을까, 나의 무모함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누군가를 이렇게 또 사랑한다는 것이 너무 기이하다.
어찌하여 너무 좋은 것은 너무 아픈 것과 맞닿아 있는 걸까.
학교 다닐 때 그저 숙제 때문에 시험 때문에 읽어내야 했던 니체를
이제야 내가 살아내야 하는 삶으로 맞닥뜨리고 있다.
니체의 처방이 필요한 나날들이다.
‘고통’에 대한 니체의 처방은 ‘고통’.
‘삶’에 대한 긍정은 ‘고통’에 대한 긍정이다.
일상과 업무와 해야할 공부와 계획표로 도피하는 건 나약한 선택이라고, 고통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성실한 삶을 택하지 말라는 니체의 처방.
“고뇌하는 모든 것은 살기를 원한다” 내 이 슬픈 욕망도 삶에 대한 욕망으로 적극 긍정하는 니체의 처방이 필요하다.
니체를 읽고 싶다. 도전하고픈 일들이 생긴다는 것이 좋다.
근데, 지금 여기 책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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