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라디오헤드 + 한국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를 가장 완벽하게 영어로 번역하면?

 

오늘(4일) 박근혜 대통령의 충격적인 담화 발표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발언은 아래 문장이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라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놀라운 말이다. 그러나 걱정이 앞섰다. 이 발언을 듣고 대체 외신 기자들은 이걸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라는 의문에 자괴감이 들고 괴롭기만 했다.

구글 번역기는 이 문장이 동어반복(‘자괴감’과 ‘괴롭다’)임을 알아채고 ’embarrassed’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I feel so embarrassed that I have been president for this.”

어감을 잘 살렸다고는 볼 수 없는 문장이다. 이 문장의 어감을 잘 살리려면 한국어에 능통하고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람 번역가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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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국계 미국인인 김 모 기자에게 물었다. 그는 이 문장이 ‘동어반복’임을 지적하며 동어를 반복할 정도로 큰 자괴감을 좀 더 잘 살려 이렇게 번역했다.

“I’m so mortified and ashamed that I find myself asking “Did I become a president for this’.”

이걸 외국인들이 읽는다면 이 정도 어감일 것이다.

“너무나 굴욕적이고 부끄러워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라고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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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부터 대학까지 미국에서 공부한 또 다른 김 모 기자는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다’라는 한국어의 어감을 전달하기가 어렵다며 아래와 같이 번역했다.

“I feel devastated and mortified to think that I’ve become the president for this.”

이걸 아마 외국인들은 이 정도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하는 생각에 당황스럽고 굴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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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뉴욕에서 영상을 전공한 윤모 씨는 ‘대통령이 된 걸 후회한다는 어감이 강조되어야 한다’며 아래와 같이 번역했다.

“I’m terribly heartbroken and remorseful for becoming the president.”

이 번역은 “대통령이 된 것이 후회되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정도의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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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뮤지션 겸 번역가인 이모 씨가 가장 완벽한 번역을 보내왔다.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한편 이모 씨는 ‘이 번역은 특정 밴드의 노래 가사와 너무 비슷해 표절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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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겠다. 역시 라디오헤드네;;;  노래가 절로 나온다. 벗 암어 크립~~~~~ 암어 위어도우~~~~~~~~ 왓더헬 ~~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나저나 노래하는 톰 오빠 넘 섹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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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얘기가 나오니까 우리 아이들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는데…

우리 아이들이 나이에 맞는 한국어를 계속 발전시켜나간다는 게 보통 힘든 도전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한국에 사는 아이들처럼은 될 수 없고, 그들보단 못하더라도 그래도 유아어 수준의 한국어에서 멈추는 일만큼은 막고 싶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아이들 수준이 올라갈수록 맞는 책들을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게 하고는 싶은데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에 있는 애들만큼은 안 될 거다. 열음이만 해도, 한국에서 유치원 다니며 한글책을 읽을 줄 아는 시기에 미국에 왔지만, 지금은 한글책을 잘 안 읽으려 하고 영어책만 읽으려고 한다..ㅠㅠ 한국어책이 훨씬 어렵다는 말을 한다 벌써..ㅠㅠ 우리가 한국어로 된 책을 가끔 읽어주기는 하지만..

내가 독하게 마음 먹고 시키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인데, 난 아이들에게 학습이나 공부를 강요하는 부모가 되고 싶지 않다. 다만 분위기를 잡아주고 기회를 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보통 우리집은 낮에 아이들 충분히 놀게 해주고 저녁에 온가족이 다같이 거실에 앉아서 책을 읽는데, 이 때에도 열음이 은율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자유롭게 읽게 한다. 물론 책을 살 때 우리가 방향을 아예 안 잡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읽게 놔두면, 열음이는 벌써 한국어책보단 영어책을 선택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위해서라면 내가 강제로 뭔가를 시켜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명한 방법을 계속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아직 어리니 한국어책은 우리가 읽어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읽히는 게 가장 좋긴 한데..

 

그래도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영어를 처음 접할 때는 열음이가 집에서 말할 때도 한국어에 영어가 많이 섞인 채로 말하고, 은율이까지 유치원에 다니자 둘이 영어로 대화하는 현상을 보이더니, 애들이 영어를 그 때보단 좀더 잘하게 되고 익숙해질수록, 집에서 오히려 더 한국어를 잘 쓴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둘이 집에서는 꼭 한국어로 대화한다. 근데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이에 맞게 영어가 성숙할수록 새로 알게 된 영어 표현에 정확히 상응하는 한국어 표현을 모를 경우, 애가 그냥 영어단어로 말해버리기 때문에….;; 그러니 한국어도 영어 수준에 맞게 성숙해지지 않으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말의 정확한 한국어 표현을 알지 못하니 그냥 영어로 말해 버리게 되고, 한국어는 점점 더 쇠퇴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 영어가 성숙하는 속도에 맞게 한국어도 그만큼 책을 읽든지 노력해서 따라가야 한다. 아무튼 우리가 노력해서 시키지 않으면 쉽지는 않은 도전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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