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다 + 마이클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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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적으로 지구가 앓고 있구나.. 우경화 현상이 대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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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순실 브렉시트 연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의 가치인 ‘다양성’이 부정되는 것 같은 결과에  잠깐 속상하긴 했지만 이내 가라앉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을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우매하고 악한 차별주의자들’로 몰면 뭐하나. 반감과 무력함만 일어날 뿐.

이번 미국 대선 결과를 해석하는 여러가지 시각이 있지만,

미국 블루칼라 백인 계층의 박탈감(특히 최근 심해진 소득양극화현상 같은)을 파고들어 선동한 트럼프의 단순하고 강력한 메세지들이 힘을 가졌다는 거다.

어쩌면 민주당에서 8년 전 ‘오바마’ 같은 새바람을 느끼게 하는 인물을 세우지 못한 게 원인일 수도 있고.

힐러리 같은 능력있는 ‘여성’이라도 트럼프 같은 개차반 ‘남성’한테 질 수밖에 없는 뿌리깊은 여성차별심리의 결과일 수도 있고.

(여성차별 문제는 인종차별문제보다 더 근본적. ‘흑인”남성’ 오바마는 대통령이 될 수 있어도 ‘백인”여성’ 힐러리는 못 되는 것.)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기종 정치인에 대한 염증과 환멸로, 일단 새바람을 일으킨 인물에 더 잘 매혹되는 심리적인 현상 같기도 하고.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기존 정치인에게는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여론이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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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그냥 뭣도 아닌 나의 직관적인 느낌은, 인간이란 게 분위기를 많이 탄다는 거다.

공화당 부시 8년 세월에 환멸이 났던 한켠의 미국인들이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인물’ 민주당 오바마를 뽑았고,
그 오바마 8년 세월에 반감이 가득한 또 한켠의 미국인들이 이번엔 공화당에 새바람을 일으킨 ‘트럼프’를 뽑은 거다.
오바마 8년 세월 동안 미국이 강조해 온 ‘다양성, 다민족과의 조화, 화합, 정치적 올바름’ 같은 가치들이 사람들에게 뿌리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기보다는
이제 그따위 올바른 가치들보다는 트럼프란 새인물이 강조하는 ‘강한 미국, 강한 군대!! 강한 나라의 재건!’ 같은 단순하고 세보이고 선동적인 가치들에 다시 열광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정서적이고 감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들이란 거…

 

 

뭐가 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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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시애틀과 서부는 파란색이라는 것이 그나마 작은 위안인가.. ;;;
열음이는 언젠가부터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도는 유행가라며 ‘트럼프 풍자 동요’를 불러대길래, 역시 정치적인 분위기는 아이들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구나 싶었다;;;

이 와중에도, 오늘 캐나다 이민국 서버가 터졌다는 것과 ‘캐나다로 가는 길’을 검색한 수많은 미국인들이 ‘캐나다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하염없이 쳐디보고 있다는 뉴스에 빵 터졌다. 우린 캐나다 밴쿠버 넘나뤼 가깝구요..;;;;

 

내 개인적으로는, 미국 정치나 역사 책을 좀더 읽어야 겠다는 자각이 더 찾아왔다. 갑자기 학구열이 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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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전체 득표수에서는 더 많은 표를 얻은 힐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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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미국 선거제도. 엘 고어 때도 그러더니. 전체 득표수는 오히려 힐러리가 많은데도 선거인단 승자독식제도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트럼프가 당선..ㅠㅠ

애통하다. ㅠㅠ 헌법을 수정해야만 이 제도를 고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선 그 헌법을 수정할 방법이 없다고..
인구수가 아무리 적은 주라도 선거인단을 기본적으로 ‘두 명’은 확보하기 때문에 그 주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 그 선거인단 두 명이 전부 트럼프 표가 된다.
어떤 한 주의 인구가 아무리 적더라도 그 주의 의견을 존중하려는 이런 제도가 ‘연방제도의 나라’ 미국에는 어쩔 수 없는 거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언제쯤 이 선거인단 제도를 뜯어고칠 수 있을까. 이 부분이 중요한 과제가 됐으면.

 

그나마 전체 국민 중에는 힐러리를 원했던 사람이 많다는 것으로 위로삼아야 하나..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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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마이클 무어가 이미 7월예 트럼프가 이긴다고 예견했던 글.
이 글이 지금 내게는 가장 설득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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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맡게 되어 유감이지만,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거라고 작년 여름에 톡 까놓고 말한 바 있다. 지금 나는 더 끔찍하고 우울한 소식을 전하려 한다. 도널드 J. 트럼프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다. 이 비참하고 무지하며 위험한, 파트타임 광대이자 풀타임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인 트럼프가 우리의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4년 동안 하게 될 말이니, 당신도 입에 올려 보라. ‘트럼프 대통령‘.

내 평생 지금보다 내가 틀렸다는 증명을 원한 적은 없었다.

지금 당신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당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아니, 마이크,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안타깝게도 당신은 미국인들이 얼간이를 대통령으로 뽑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당신과 친구들의 반향실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그가 가장 최근에 한 미친 말, 모든 게 다 자기 중심인 그의 부끄러울 정도로 자아도취적 태도를 보며 무서워했다가 비웃었다가 한다. 그리고 당신은 힐러리의 말을 들으며 우리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본다. 세상이 존경하고, 굉장히 똑똑하고 아이들을 아끼는 사람, 미국인들이 원하기 때문에 오바마의 유산을 이어갈 사람이다! 그래! 앞으로 4년 동안 더 이렇게 가는 거야!

당신은 얼른 그 좁은 곳에서 나와야 한다. 당신은 부정하며 사는 것을 그만두고, 실재한다는 걸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는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유권자 중 77%는 여성, 유색인종, 35세 이하의 젊은이인데, 트럼프가 그들의 다수 표를 얻을 수는 없어!‘와 같은 사실, ‘사람들이 광대를 찍거나, 자신의 이익에 반대되는 투표를 할 리는 없어!‘와 같은 논리로 스스로를 달래는 것은 당신의 뇌가 당신을 외상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거리에서 큰 소리가 났을 때, 누가 총에 맞는 소리를 들었다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 ‘오, 타이어가 터졌나 보네.’, ‘와, 누가 폭죽을 가지고 놀고 있나?’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9/11이 일어났을 때 최초의 뉴스와 목격자 증언들이 ‘작은 비행기가 사고로 무역센터에 날아들었다’였던 이유가 그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바라고 싶어한다. 최선을 바랄 필요가 있다. 솔직히 인생은 이미 개판이고,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쁜 소식들을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무서운 일이 정말로 일어날 때 우리는 정신을 놓아버린다. 니스에서 처음으로 트럭에 치어죽은 사람들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트럭 기사에게 손을 흔들며 보냈다. 기사가 트럭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기사에게 차가 인도로 올라왔다고 말해주려 했다. 그들은 “조심해요! 인도에 사람들이 있어요!”라고 외쳤다.

여러분, 이건 사고가 아니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사실과 영리함, 논리를 가지고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를 꺾을 거라고 믿는다면, 당신은 56번의 경선과 전당 대회에서 공화당 후보 16명이 트럼프를 막으려 모든 시도를 다 했으나 그 무엇으로도 그를 막을 수 없었던 지난 한 해를 못 보기라도 했단 말인가? 현재의 상황을 봤을 때 나는 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당신은 우선 이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고 나면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처한 곤경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해는 말라. 나는 내가 사는 나라에 대해 큰 희망을 품고 있다. 상황은 나아졌다. 좌파는 문화 전쟁에서 승리했다.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결혼할 수 있다. 그 어떤 설문조사에서도 미국인 대다수는 진보적 입장을 취한다. 여성에 대한 동등 임금. 합법적 낙태. 더 강력한 환경 법. 총기 규제 강화. 마리화나 합법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올해 22개 주에서 승리를 거둔 사회주의자도 있다. 사람들이 집에서 소파에 앉은 채 X-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투표할 수 있다면 힐러리가 압승을 거둘 거라는 걸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선거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집에서 나가서 줄을 서야 투표할 수 있다. 그리고 가난한, 흑인이나 히스패닉 지역에 살 경우 줄이 더 길 뿐 아니라 그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온갖 조치가 취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거에서 투표율은 50%를 넘기기도 힘들다. 그게 11월의 문제다. 누가 가장 열성적으로 투표를 하고 싶어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당신도 안다. 어떤 후보의 지지자들이 가장 광적인가? 선거일에 어떤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모두 투표를 하러 가라고 선동하고 다닐까? 그렇다. 그게 우리가 처한 가장 높은 수준의 위험이다. 스스로를 속이려 들지 말라. 힐러리의 멋진 TV 광고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토론에서 힐러리가 트럼프를 제압한다 해도, 자유주의자들이 트럼프에게 갈 표를 빼앗는다 해도 그를 막지는 못한다.

트럼프가 승리할 이유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미국의 사양화된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는 미국판 브렉시트가 될 수 있다.

나는 트럼프가 5대호 주변의 민주당 지지 주 네 곳, 즉 미시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 집중할 거라 믿는다. 이 곳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지만, 2010년 이후 공화당 주지사들을 선출해 왔다(펜실베이니아만이 마침내 민주당 주지사를 뽑았다). 3월 미시건 경선에서 민주당원(119만)보다 공화당원(132만)들이 더 많이 투표에 참여했다. 최근 설문 조사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가 힐러리를 앞섰고 오하이오에서는 동률을 기록했다. 동률? 트럼프의 그간 언행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박빙일 수가 있을까? 트럼프가 클린턴 부부가 NAFTA를 지지한 것이 공업 지역이던 이 곳을 파괴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사실이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여기 사람들에게 진정 엿을 먹인 이 문제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무역 협정을 지지한 것을 가지고 맹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미시건 경선 때 트럼프는 포드 자동차 공장의 그늘에 서서 포드가 예정대로 공장 문을 닫고 멕시코로 옮긴다면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하는 차에 35% 관세를 때리겠다고 위협했다. 이것은 미시건의 노동 계급 사람들에겐 달콤한 음악이었고, 애플에게 아이폰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금지하고 미국에서 만들게 하겠다고 위협하자 사람들은 황홀해 했다. 바로 옆 주인 오하이오 주지사 존 케이식이 차지했어야 할 승리를 트럼프가 가져갔다.

친구들이여, 그린 베이부터 피츠버그까지는 잉글랜드 중부나 마찬가지다. 이들은 망가진 채 우울해하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시골 곳곳에 굴뚝이 서 있고, 우리가 중산층이라고 불렀던 것의 시체가 널려 있다. 분노와 적의를 품은 노동자들(그리고 노동을 못 하는 사람들)에게 레이건은 낙수 효과라는 거짓말을 했고, 민주당은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면서도 큼직한 수표를 써 줄 골드만 삭스 로비스트에게 잘 보일 생각만 하며 그들을 버렸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같은 일이 미국에서도 이어날 것이다. 엘머 갠트리는 보리스 존슨처럼 나타나 대중들에게 지금이 기회라고 설득하기 위해 아무 말이나 지어서 떠든다. 그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무너뜨린 사람들 전부에게 복수하라고 말이다!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청소를 하러 나타났다! 그에게 동의할 필요는 없다! 그를 좋아할 필요조차 없다! 그는 당신에게 이런 짓을 한 개새끼들의 한 가운데에 던질 수 있는 당신의 화염병이다! 메시지를 보내자! 트럼프가 당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이제 계산을 해보자. 2012년에 미트 롬니는 64표 차이로 졌다. 미시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의 표를 다 합쳐 보자. 64표다. 트럼프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이다호부터 조지아까지, 힐러리 클린턴에겐 결코 투표하지 않을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주들을 싹쓸이한 다음(그럴 것으로 예측된다) 러스트 벨트 주 네 곳에서만 이기면 된다. 그에게 플로리다는 필요없다. 콜로라도나 버지니아는 필요없다. 미시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만 가져오면 된다. 그러면 1위가 된다. 11월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2. 분노한 백인 남성의 최후의 저항.

240년 동안 남성이 지배해 왔던 미국이 끝나려 한다. 여성이 넘겨받으려 한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지?!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짐은 있었지만 우리는 무시했다. 젠더의 배신자 닉슨이 여학생들도 학교에서 스포츠를 할 동등한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규칙을 강요했다. 그리곤 민항기 파일럿도 시켰다. 어느새 비욘세가 올해 수퍼볼(우리 경기인데!)에서 흑인 여성들을 데리고 경기장을 휩쓸며 주먹을 쳐들고 우리의 지배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오, 인류여!

멸종 위기에 처한 백인 남성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 그들의 손에서 권력이 빠져나갔다, 그들의 행동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 이 ‘페미나치’라는, 트럼프의 표현대로 ‘눈이나 다른 어디로 피를 흘리는’ 괴물이 우리를 정복했다. 흑인 남성이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을 8년 동안 견뎠는데, 이제 8년 동안 여성이 우리 두목 노릇을 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그 다음엔 게이가 8년 동안 백악관을 차지하겠네! 그 다음은 트랜스젠더겠지! 이게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만하다. 그 무렵이면 동물들이 인권을 보장받고, 빌어먹을 햄스터가 이 나라를 이끌겠지. 이건 멈춰야 해!

3. 힐러리의 문제.

우리끼리니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될까? 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힐러리를 (많이) 좋아한다. 나는 힐러리가 부당한 오명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힐러리가 이라크 전쟁에 찬성표를 던졌을 때 나는 다시는 힐러리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지금까지 나는 그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파시스트의 싹이 보이는 사람이 우리 군의 총 사령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는 이 약속을 깰 것이다. 슬프지만 나는 클린턴이 어떤 형태로든 군사 행동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클린턴은 매파이며 오바마보다 우파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친 손가락은 버튼을 누를 것이다. 그러면 끝장이다.

솔직히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라 힐러리다. 힐러리는 정말 인기가 없다. 유권자의 거의 70% 가까이가 힐러리는 믿을 수 없으며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힐러리는 옛날식 정치를 대표하며,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그래서 한때는 게이들의 결혼에 맞서 싸웠다가 이젠 게이 결혼을 지지하는 것이다. 힐러리를 가장 심하게 깎아내리는 사람들 중에는 젊은 여성들이 있는데, 힐러리와 그 세대의 여성들이 희생하고 싸웠기 때문에 지금의 젊은 여성들이 바바라 부시 같은 사람들에게 입 닥치고 가서 쿠키나 구우라는 말을 듣지 않는 거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힐러리를 좋아하지 않고, 나는 매일같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힐러리를 찍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듣는다. 그 어떤 민주당원도, 어떤 무소속도 11월 8일에 일어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버니가 후보로 있었을 때처럼 기쁜 마음으로 투표하러 달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열광하는 사람이 없다. 이번 선거는 결국 단 한 가지 문제, 즉 어떤 후보가 더 많은 사람들을 집밖으로 끌어내 투표소까지 가게 할 것이냐에 달릴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트럼프가 유리한 위치다.

4. 우울한 샌더스 지지자들.

버니의 지지자들이 클린턴에게 투표하지 않을 거라고 조바심내지 말라. 우린 클린턴을 찍을 거니까! 설문조사에 의하면 이미 올해 클린턴에게 투표하겠다는 샌더스 지지자들은 2008년 경선에서 힐러리를 찍었다가 대선에서 오바마를 찍은 사람들보다 더 많다. 이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평균적인 버니 지지자들은 투표일에 썩 내켜하지 않으면서 힐러리에게 표를 주러 투표소에 갈 것이지만, 이것은 ‘우울한 투표’가 되리라는 점이다. 즉 다른 유권자들을 5명 더 끌고 투표소에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거를 한 달 앞두고 10시간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다. 왜 힐러리에게 투표하느냐고 물었을 때 결코 신이 나서 대답하지 않는다. 우울한 투표자. 그 이유는 젊을 때는 겉치레와 헛소리를 조금도 참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클린턴/부시 시절로 돌아간다는 건 갑자기 음악을 돈 내고 듣는다든가, 마이스페이스를 쓴다든가, 거대한 옛날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그들은 트럼프를 찍지는 않을 것이다. 제 3의 후보를 찍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그냥 집에 있을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그들에게 자신을 지지할 이유가 될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중년 백인 남성을 러닝 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밀레니얼에게 그들의 표가 힐러리에게 중요하다고 말해주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여성 두 명이 후보로 나선다면 짜릿했을 것이다. 그러나 힐러리는 겁을 먹고 안전하게 가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힐러리가 젊은이들의 표를 죽이고 있는 한 가지 예에 불과하다.

5. 제시 벤추라 효과.

유권자들의 짓궂음, 투표소 안에 들어가 커튼을 치고 혼자 있게 될 때 숨어지내던 무정부주의자 행세를 하려는 사람들의 성향을 얕봐선 안 된다. 투표소는 사회에서 몇 남지 않은 보안 카메라도, 소리 나는 장비도, 배우자도, 아이도, 상사도, 경찰도, 심지어 시간 제한도 없는 곳 중 하나다. 있고 싶은 만큼 있어도 되고, 그 누구도 아무것도 강요할 수 없다. 투표 용지에 있는 후보 중 하나를 고를 수도 있고,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이라는 이름을 써 넣어도 된다. 규칙은 없다. 그리고 망가진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품은 사람들은 정말 많다. 그러므로 트럼프에 동의하지도 않고, 그의 편견과 자아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냥 그에게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에게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냥 깽판을 치고 엄마 아빠를 화나게 하기 위해서다. 나이아가라 폭포 끝에 섰을 때 뛰어내리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위치가 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어떨지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표를 던진다.

1990년대에 미네소타 사람들이 프로 레슬러를 주지사로 뽑았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들이 어리석어서, 혹은 제시 벤추라가 정치가라거나 정치적 지성인일 거라고 생각해서 뽑은 것이 아니었다. 그냥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것이었다. 미네소타는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주 중 하나다. 어두운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다. 벤추라를 뽑은 것은 병든 정치 시스템에 대한 그들의 장난이었다. 트럼프와 함께 이런 일이 또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번 주 빌 마허의 공화당 전당대회 특집에 출연했다가 호텔로 돌아오던 중 누가 나를 멈춰 세웠다. “마이크, 우리는 트럼프에게 투표해야 해요. 뒤흔들어 놔야만 해요.” 그에겐 그걸로 충분했다. ‘뒤흔들어 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뒤흔들긴 할 것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유권자들은 외야 관람석에 앉아 그 리얼리티 쇼를 지켜볼 것이다.

 

Comments on this post

  1.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11-09 at 오후 11:52

    난 미국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나도 오늘 대선 결과 보고 너무 놀랐는데. 근데..기존 정치에 염증 느낀다고해서 단순히 새로운 인물 지지하는 인간들은 뭔지..ㅠ
    기존 정치인들에 염증 느꼈다고 저렇게 사상적 근본도 없는 천박한 인물에게 매력을 느낀다니 나 참..ㅠ
    난 수꼴들보다 양비론자들이 더 싫고.
    가장 힘빠지는 인간들이,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건 흑백논리다’라는 발언하는 인간들…
    또하나 맘 아픈건, 내 주변에 학생운동 했다는 친구 몇몇이 학교 졸업하고나서 죄다 양비론자가 됐고 허무주의 회의주의에 빠져서 ‘길에서 피켓 들고 서있는 모습들조차 역겹다’고 말하는 운동권 출신의 친구들.
    물론 우리때 우리학교 주류 운동권이 NL이었어서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긴한데(주사파는 내부적으로 성찰이 없는 운동권이기에),-그렇다고 난 PD가 꼭 옳다는거도 아님. 이런 분류가 싫고..아 나도 양비론자인가? 아 나도 존나 역겹네.-하긴, 주사파든 뭐든 한때라도 열정을 다바쳐 뭐라도 했던 그 친구들이 나보다 낫긴 하다.-
    암튼 심란한 밤이네. 아..한국 어쩌냐. 무엇보다 당장은 사드가 젤 걱정이다. 그리고 의료민영화는 또 어떡해. 아악…..

  2. wisepaper said on 2016-11-10 at 오전 12:19

    제가 본문에 추가하긴 했는데.. 그냥 뭣도 아닌 제 직관적인 느낌은.. 부시가 8년 해먹고 거기에 짜증난 국민들이 오바마라는 새롭고 신선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가치들을 들고 나온 인물에 끌렸다면, 이제 오바마 8년을 지나온 미국인들이 오바마가 말하는 ‘다양성’이니 ‘공존’이니 정치적 올바름이니 하는 가치를 체화한 게 아니라 오히려 거기서 지겹고 환멸을 느끼고 ‘강한 미국! 강한 군대!! ‘같은 단순하고 강하고 선동적인 가치들에 끌린다는 거.. 그니까 인간이란 게 그렇게 합리적이거나 차분한 동물이 아니라 뭐랄까.. 정서적인 편향이나 분위기 같은 걸 더 많이 탄다는 느낌입니다.

    부시를 뽑은 것도 국민들이고 오바마를 뽑은 것도 국민들이고 트럼프를 뽑은 것도 국민들이거든요..

    그나저나.. 언니가 말한 양비론자들은 개짜증……..;;; 물론 어딘가에 몸바쳐 열정을 다했던 사람들의 허무감 같은 건 이해가 가요.. 그렇기 때문에 강한 멘탈과 성찰이 중요한거 같아요. 뭔가를 열심히 하고도 세상이 내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면 허무에 빠지기 쉬우니까….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11-10 at 오전 12:37

      난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우경화되는 현상이 혹시나 평균수명 연장, 노인인구 증가와 관련이 있을까 궁금했는데(한국도 60대이후 인구가 넘 많잖아), 근데 김대교가 일로 자주 만나는 한국계미국인의 아들(20세)이 트럼프 광팬이라는 말을 방금 듣고 멘붕이 왔다ㅜ
      그리고..우리 대학교때는 한총련은 있었어도 극우파 대학생 세력은 없지 않았니?(내가 모르나..적어도 내 동기 학번까지는 없었음) 근데 지금은 대학생 뉴라이트 조직이 장난 아니라니 세상이 어케 돌아가는건지 참..
      젊음의 가치와 진보의 가치를 동일시한 내 머리속에 오류가 있었던건지ㅠ

  3. wisepaper said on 2016-11-10 at 오전 12:40

    맞아요 언니 그것도 있어요. 우리나라도 어린 남학생이나 젊은 남자애들이 일베 현상을 보이잖아요. 그러네요 우리 때는 젊음의 가치와 진보의 가치를 동일시했었는데.. 이금의 이 우경화현상은….. ;;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11-10 at 오전 1:02

      이게…문화적으로도 요즘 젊고 어린 층들이 많이 힘이 빠지고 보수적으로 변해가서 이런 파시즘 문화가 팬덤에도 작용하는건가? 다양한 목소리, 자기만의 목소리 내는거 두려워하고, 누군가 튀는 소리 하면 밟으려 하고..(물론 그들이 투표할땐 진보 쪽을 찍는다 해도)
      이런말 조심스럽지만 내가 사랑하는 규수니들도 참 보수적인 글들 쓰는거같거든. 물론 그들 마인드가 보수적이건 아니건간에 성규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그들을 미치도록 사랑하지만. (이들도 전체팬덤 문화에 눌려서 그렇게 생각이 길들여진거니 이해도 하고)

  4. wisepaper said on 2016-11-10 at 오전 2:01

    에효.. 신자유주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너무 먹고 살기 힘들고 하니까 젊은층마저 목소리 내는 걸 두려워하고 폐쇄적이 되는 거에도 영향을 끼치는 건지… 여러모로 생각해볼 문제 같아요..

    아 그리고 방금 뉴스 보니까… 전체 득표수에선 힐러리가 앞섰네요. ㅠㅠㅠㅠ 미국 선거제도가 주마다 선거인단을 배정해서 전체 득표수가 조금이라도 많은 쪽이 독식해서 그 선거인단을 내보내는 방식이잖아요. 그러니 국민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힐러리가 앞서는데도 트럼프가 이기는 이런 결과가…ㅠㅠ 애통하네요.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6-11-10 at 오전 7:56

      그랬구나 미국 선거제도의 문제였구나ㅠ
      그러고보니 요즘 애들이 도태되지 않는 생존에만 매달리다보니 그들에겐 인권 복지 환경 등의 가치가 진부하고 지루한 경전의 구호마냥 와닿지 않을수도 있을거같다. 특히나 어릴때부터 성공의 가치만 주입받고 자랐다면..
      이럴때일수록 인권과 다양성의 문제에 더더욱 깊이 파고들어야 모두가 살아남을텐데..기성세대가 문제지 문제. 우리세대도 문제야. 우리세대가 내부성찰이 없이 윗세대를 그저 답습하는 운동이 주류였기에 이렇게 된거같아. 나같은 방관자 부류도 문제였고.
      세상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차가워지는게 무섭고 안타깝다. 따뜻해져야 할텐데..
      사실 나는 비운동권이었지만 환경운동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지하는 쪽이었고, 우주의 조화가 상당히 걱정되고, 동양철학도 그래서 관심 가졌던건데..지금은 분리수거도 귀찮아서 안한다. 신경써야지..

  5. wisepaper said on 2016-11-10 at 오전 8:11

    아.. 언니가 환경운동에도 관심이 많았고 동양철학에도 그래서 관심이 많았었구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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