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무조건적인 사랑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사진/임귀주 기자
“놀이는 ‘자유’…아이는 놀 때 가장 행복”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인간은 ‘호모 루덴스’다.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얘기다. 유희는 본능이나 다름없다. 맘껏 뛰놀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떤가. 특히 아이들은 어떤 상태에 있는가. 일상생활에서 놀이와 함께하고 있는가. 놀이를 박탈당한 채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고 있진 않은가. 원인이 대체 뭐고 해법은 무엇일까. ‘
얼마 전 한 조사 결과는 어두운 현실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렸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2016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 어린이와 청소년의 5명 중 1명은 자살 충동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삶의 만족도에 성적이나 집안 경제 수준보다 부모와의 화목한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과도한 교육열은 아이들의 미래까지 파괴”
심리학자 김태형(51·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씨는“현대 한국인의 과도하고 비뚤어진 교육열은 아이들에게서 놀이를 박탈하는 주범일 뿐 아니라 어린 시절의 행복, 나아가 아이들의 미래까지 파괴하고 있다”며 한숨짓는다.
올해 들어 잇달아 펴낸 저서 ‘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갈매나무)와 ‘청춘심리상담’(다시·봄)을 통해서다. 김씨는 “놀이는 바로 자유”라며 “놀이를 빼앗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인간 본성이자 행복의 근원인 자유를 빼앗는 것”이라고 경계한다.
“아이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놀이를 선택하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놀이에 몰입하며 그 과정에서 기쁨과 행복 같은 감정을 체험합니다. 아이들은 놀 때 가장 즐거워하지요. 이 자유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이를 박탈당하면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무력감이죠. 이게 일상화하면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의 말처럼 ‘학습된 무력감’에 빠지고 마는 겁니다.”
사진/임귀주 기자
김씨는 연합이매진 10월호와 인터뷰에서 놀이를 빼앗는 것, 다시 말해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유린 행위라고 단언했다. 최근 한국사회는 지속적으로 아이들의 인권을 유린해왔고, 이는 무력감이 만연하는 현상으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는 통제 욕구를 상실한 채 외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선택 장애’에 빠지게 됐다고 안타까워한다. 대표적 현상 중 하나로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인 “몰라요”를 꼽았다. 주체적인 자기 선택을 하지 못하고 객체로서 그저 외부 선택만 기다리는 피동적 존재로 전락한다는 얘기다.
놀이란 과연 뭘까? 김씨는 놀이가 아무 의미 없는 단순 유희가 아니라 성장 이후 생존에 필요한 사냥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으로 본다. 어린 시절의 놀이를 통해 훗날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갈 능력, 즉 원만하게 사회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습득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끼였을 때 또래들과 놀 기회가 없었던 원숭이들은 성장 후에도 다른 원숭이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했습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지요. 어린 시절에 또래들과 놀이를 통해 대인관계 능력을 기르게 되는데 이를 위해선 놀이가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놀이 경험이 없을수록 정상적이고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기 어렵고, 원만한 사회 활동 역시 어려울 가능성이 커요. 저희 세대가 대부분 그러했듯이 저도 어렸을 때에는 아침 먹고 나가서 저녁 늦게까지 동네 친구들과 뛰어놀았습니다. 적어도 고교 시절 이전까지는 공부와 관련된 부모님의 압박을 경험한 적이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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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성적과 상관없이 부모가 자식을 사랑했으나 사람이 상품으로 전락한 요즘은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조건부 사랑이 팽배해졌다. 인간 본성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상품 가치에 매몰되다 보니 아이들은 공부가 좋아서라기보다 부모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한 불안감으로 책상에 붙어 있게 된다. 부모의 건강한 사랑, 무조건적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면 타인의 사랑을 잃을까 봐 근심 걱정하는 삶을 살기 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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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874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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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집중하는 부분은 과도한 학습을 요구하는 부모와 사회에 대한 경고에 가까운 글인데,
내게 더 중요하게 다가온 부분은 ‘굵게’ 표시한 저 부분들이다. 좀더 포괄적인 부분.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성장기 이후에도 타인의 사랑을 잃을까봐 근심하는 삶을 살기 쉽다는 부분과
어린시절에 부모로부터 충분한 자유를 허용받지 못한 아이들은 훗날 무력감에 시달리게 된다는 부분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사사건건 개입하여 자녀를 통제하면서 양육한 경우, 그 자식들은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기 힘들다.
물론 부모가 아주 기본적인 최소한의 바운더리는 정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타인에게 고통을 끼치지 말아라”와 같은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
그리고 잠자는 시간, 양치 시간, 식사 예절 같은 최소한의 규칙과 습관 같은.
그러나 그 외에 많은 부분은 난 자유와 무조건적인 사랑이 양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로부터 자유를 허용받지 못한 사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매순간,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매순간,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위한 선택을 한다는 게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무력감과 모호함에 시달리게 될 수 있다.
나는 부모로서,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바운더리 부분에서는 규칙을 지키도록 가르치지만
많은 부분 자유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면서 키우고 있는데, 나도 평범한 인간인지라 쉽지 않은 순간들이 있다.
아이들을 통제하고 싶어질 때 이 생각들을 명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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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글에서 부모에게 ‘도움’은 많이 받지만 ‘사랑’은 받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글을 읽고 참 마음이 아파오면서도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어.
내가 울엄마에게 느끼는 것들, 요 몇년간 엄마랑 싸울때마다 엄마가 나한테 했던 말,
“그래서, 내가 너 유산끼 있었을때 중국까지 와서 밥해줬었냐!!!!!”
나는 울엄마가 중국까지 오셔서 밥해주신 것에 대해 왜 사랑이라는 생각이 안 들까. 내가 진짜 배은망덕하고 까칠하고 고마움을 모르는 인간일까.
이것은..내가 사춘기 시절부터 느껴왔던 엄마에 대한 부정적 감정, 엄마가 날 도와주는 건 본인의 욕심, 본인의 체면에 의해서지 날 사랑해서가 아니라는 생각들. 이런 느낌의 연장이 아닐까하는. 오늘 서천석의 글을 보고 엄마를 향한 나의 부정적 감정의 정체가 바로 그런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유를 기본으로 하되 통제의 바운더리를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게 쉽지가 않아..애매하고. 내가 유라를 통제하고 있는 순간에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얘를 통제하고 있나’를 늘 생각해야겠어.
근데..이런글 보면 좀 화가 나기도 해. 사회는 안 변하고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지는데 왜 부모들한테만 정신 차리라고하나.
무한경쟁 사회에서 부모의 역할이 참 쉽지가 않으니.
이런 시대에 자식에게 자유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부모가 된다는 건 폭력을 감내하는 일인것 같아.
사회적 폭력을 부모라는 사람들이 비상한 인격으로 총알받이 해야하는 느낌. 총알받이 못하는 부모는 자식을 차가운 경쟁의 구렁텅이에 밀어넣어서 전사 시키던가, 전리품을 얻던가, 둘중에 하나. 이러니 다들 애를 안 낳는거겠지.
요즘에 명문대에 그리 집착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옛날 부모들이 명문대 보내려고 전전긍긍했다면 요즘 부모들 목표는 “내 자식이 도태되어 폐인 되지 않게 하는 것”인것 같은데. 이런 구조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만큼 그릇이 큰 부모가 되라니..너무 심한 폭력 아닌가.
언니 말 전적으로 공감해요. 이런 무한경쟁 사회. 아니 무한경쟁도 아니고 이젠 발 잘못 삐끗하면 굶어죽을지도 모르는 사회.. 예전처럼 명문대 보내는 게 목표가 아니라 이젠 진짜 먹고 살 끼니 걱정해야 하는 사회. 내자식이 여기서 버텨내지 못하면 뭘 해서 먹고 살까를 걱정해야 하는 극단적인 불안 사회까지 갔으니.. 저도 제가 한국에서 아이 키우는 상황이었으면 정말 암담했을 거에요. 그나마 이 심리학자분이 정치 비판도 많이 하고 정부나 새누리 세력들도 까는 글 많이 쓰셨어요. 이런 극단적인 사회에서 부모만 정신차리라고 하면 억울하지요.. 근데요 그럼에도 이걸 알고 키우는 부모와, 이걸 모르고 키우는 부모는 다를 거에요. 사회의 한계를 아는 상태에서, 부모가 기본적으로 이런 걸 알고 키우면 덜 위험하다고 봐요.. 아이한테 학대를 하느냐 마느냐 같은 아주 큰 차이를 가져다줄 수도 있고. 사실.. 솔직히 말하면 전 한국에선 애를 안 낳는 게 답 같아요.. ;;;;;;;;;;;;;;;;;;; (아니 뭐 여기라고, 아님 다른 나라라고 크게 잘나진 않았지만, 적어도 전 한국은 진짜 아닌 거 같아요. 미국에 와보니까 너무너무 느껴요.. 미국도 많은 단점이 있는 나라지만, 정말 아이 키우는 환경과 철학이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된다는 거..ㅠㅠ 물론 이것도 빈민들에겐 사치겠지요. 저희는 여기서 먹고 살만큼 벌고 있고 깨끗하고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있어서 느끼는 여유인 부분도 있을 거에요…. 사실 우리도 벌고 있는 이 소득이 없어지는 순간 빈민으로 전락하는 거에요… ㅠㅠ)
언니가 어머니한테서 도움은 받아도 사랑은 느끼지 못한다는 말도… 너무나 이해가 가요. 사랑은 느낌으로 느껴지는 거거든요. 부모가 날 정말 사랑해서 이 사랑을 베푸는지, 아님 그냥 자신의 기본적 체면과 자기 욕심을 위해 할 도리를 하고 있는 것뿐이라는 느낌… 느낌이 직관적으로 맞거든요.. 그리고 전 부모가 공감능력 있고 대화가 되는 사람인 게 젤 중요한 거 같아요.. 우리 엄마랑 얘기하면 적어도 내 마음을 알아주시고 대화가 된다는 느낌. 이게 된다면 언니도 언니 어머니로부터 이렇게까지 상처를 느끼지 않을 거 같거든요.. ㅠㅠ
자유를 기본으로 하되 통제의 바운더리를 정하는 게 쉽지는 않다는 말.. 그래요 쉽지는 않은데.. 전 이것도 그냥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게 답 같아요. 책에서 참고할 부분은 전체적인 방향성, 육아철학 정도이고, 실제 현실은 매순간 구체적인 상황들에 부딪히는 건데.. 이건 직관적으로 느끼고 행할 수밖에 없어요. 안타깝게도… 그리고 이 직관이 건강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 직관이 오리무중인 사람이 많은데.. 그것도 저 글에서 말하듯 어릴 때 부모한테 무조건적인 사랑과 자유를 허용받으며 큰 사람들에게 더 잘 갖춰져 있을 확률이 높은 거 같구요.. 하지만 부모로부터 못 받았다 하더라도 성인이 된 이후에는 알고 노력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오군도 대표적 사례잖아요;;;;;;; 물론 저한테 배워서 그런 거지만 배우고 깨달으니까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잖아요.. 그러니까 언니도 할 수 있어요.. 사실 저한테 하는 말이에요 지금..제가 이 글을 올린 게.. 비글들한테 아침에 버럭 화내놓고 정신 차리려고 올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요새 외국에 가고싶어하는 한국 사람들 많은건 빈말들이 아니고 진짜인거같아. 내 사촌 시누이도 준비하고 있고, 언제든 무조건 기회만 잡으면 외국 가겠다는 사람들 투성이. 줌마수니들도 다 그러더라, 한국은 애 교육 시키기가 너무 각박하고 스트레스라서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 정말 부럽다고.
근데 중국은 모르겠다,,한국만큼 체면 중시 여기는 나라도 아니고 남들과 비교하며 사는 정도도 한국을 따라갈 민족이 없다고 보는데..중국은 자꾸 한국을 따라하려 해서 걱정돼. 무엇보다, 동양이다보니 그놈의 영어 조기교육 열풍ㅋㅋ 동양의 한계인가ㅠ
글구 중국은 아직 인권 개념이 보편적이지 않잖아. 자유와 다양성이 뭔지도 잘 안 잡혀있고. 돈이 먼저 들어온 나라라서 문제가 있어 여기도. 그래서 내가 한인촌을 더 피하기도 하고. 한인촌이야말로 대치동 뺨치는 동네이니. 계급을 기준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래도..한국보다 편한 부분도 있으니 걍 사는거고. 재범이가 중국팬들 편하다고 하는 이유가 난 납득이 되거든. 한국사람들보단 아무래도 털털하지. 서로 덜 신경쓰고. 인피니트도 혹시 이런 이유로 중국을 좋아하나? 혹시 중국 수니들이 비싼 선물 많이 줘서는 아니겠지? 농담ㅋㅋㅋㅋㅋ
그래 내가 직관이 오리무중일것 같아서 걱정인데, 오군님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가져야지. 역시나 령도자?ㅋ
암튼 난 내 스스로 제대로 된 사랑 못 받아봤다고 생각하니 좋은 글들 많이 읽고 늘 성찰하는 수밖에.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 들어가보면 암담해요 진짜…
10년 전만 해도 키워드가 ‘웰빙’ ‘로하스’ 이런 거였는데 언젠가부터 웰빙이란 단어 쏙 들어가고 지금은 ‘편의점 도시락’ ‘고시원’ ‘가성비’….. 물가 생각하면 10년 전보다 청년들 평균임금은 더 떨어졌을 걸요? 대학 나와서 월 100-200만원 받으면서 일하는 세대… 그것도 비정규직들.. 10년 전만 해도 데이트 코스 이런 거 고민하던 인터넷 게시판들이 지금은, 돈 없으니 연애 포기하자, 결혼해서 애 낳는 건 미친짓이란 말이 대세가 됐어요. 제가 생각해도 미친짓 맞구요.. 이명박 박근혜 정권 거치면서 정말 이 정도로 퇴보할 거라고는 이렇게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분명한 건 이런 퇴보가 진짜로 정치권에서 우리 세금을 도둑질하고 있어서였다니.. 그 돈이면 전국의 굶는 아이들 다 배불리 먹이고 청년들 일자리 만들고도 남았을 돈인데.. ㅠㅠ
그래서 승환옹이 때리는게 지금 횡령범들인데, 승환옹 제발 털어서 먼지 한 톨 없으시길..ㅠ 정말 부정부패 문제는 어떤 커다란 충격이 있어야 뜯어고쳐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