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여름
요즘은 유독 아마존 TV나 넷플릭스로 영화를 자주 찾아보게 된다.
맘에 드는 영화가 생기면 대사를 외울 때까지 보곤 하는데, 이걸로 영어공부하는 셈 치자고 위안하는 중….>.<
요며칠간 서너번 반복해서 보고 있는 영화는 ‘The Magic of Belle Isle’ 한국어 제목은 ‘매직 오브 벨 아일’로 나온듯..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여름의 노곤한 풍경이 참 좋다.
뉴욕 근처 한 시간 거리 작은 시골 마을, 그린 우드 호숫가 마을에서 벌어지는 잔잔하고 나른한 여름 이야기.
소박하고 정감 가는 집들, 앞마당, 호수, 화단에 핀 꽃, 여름방학을 보내는 아이들, 낮잠 자는 개, 따뜻한 동네 사람들…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한때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고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잘 나가는 소설가였으나,
깊이 사랑하고 믿었던 아내의 죽음 이후, 술과 무기력증에 빠져 글을 쓰지 못한 지 수년 째 된 할아버지(모건 프리만)가
조카의 종용으로 여름 몇 달을 보내러 벨 아일 마을에 온다.
글쓰기의 욕망을 잃어버렸던 작가는 벨 아일 마을에서 영감을 주는 다정한 이웃 소녀와 사람들을 만나 다시 글을 쓰게 되고.
이웃집 초등학생 소녀는 작가 할아버지로부터 글쓰기가 무엇인지 배운다.
할아버지가 소녀에게 하는 말 중 가장 귀한 한마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라..”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꺼내라는 작가의 글쓰기 핵심 노하우 같은 말인데, 내게도 힘이 된다.
보이는 것들(현실) 이상을 사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려는 노력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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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할아버지가 돌보는 개와 함께 꾸벅꾸벅 낮잠을 자곤 하는 호수 바로 앞, 현관의 풍경.. ^^
이웃집 막내의 생일 파티
(웹 여기저기서 마구 가져왔더니 화질이.. 좀…ㅠㅠ)
나른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여름. 다정한 이웃.
현관에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이웃 사람들에게 말을 건넬 수 있는 구조와 열린 마당을 가진 집,
이런 공동체야말로 소소한 행복의 조건이 아닌가 싶어진다.
실제 뉴욕 근처에 있다는 그린 우드 호숫가 마을. 시애틀 여기저기에 있는 호숫가 마을과도 닮은 점이 많다.
언젠가 여름 휴가 때 꼭 가 보고 싶다. 가서 별일 없는 노곤한 여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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