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밤

 

 

무도에서 윤동주 시인의 삶과 시를 가지고 노래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음원을 들어봤는데… 아. 정말 좋다.

 

 

당신의 밤

작사 : 개코, 황광희
작곡 : 개코, Fluxquad
편곡 : Fluxquad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당신의 시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길
당신의 삶처럼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할 수 있길때론 사는 게 허무하고 무기력할 때
당신의 육첩방을 밝혔던
등불을 기억할게
난 왜 느끼지 못하고
왜 우려했을까
용기내지 못하고
뒤로 숨으려 했을까
그에게 총칼 대신
연필 끝에 힘이 있었기에
차가운 창살 건너편의
하늘과 별을 바라봐야 했네
나의 이름 나의 나라가
부끄럽지 않게
오늘도 나아가야지
흙으로 덮여지지 않게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별이 바람에 스치는 밤
내가 길을 잃은 밤 기억할게 하늘의 별을 헤던 당신의 밤
당신의 시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길
당신의 꿈처럼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할 수 있길비판이나 비아냥이 싫어
머뭇거리던 입가
뒤돌아 걸어가는 시대 뒤에
고개 숙인 내가 밉다
난 한국인 난 한국사람
근데 난 아직 두려워 촛불 위에 바람
잃어버린 이름과 나라 없는
설움과 죄책감이 섞인 철인의 자화상
왠지 모를 위로 덕에
겨우 겨우 일어나 딛는
어린아이의 걸음마
오늘 밤은 어둡기에
당신이 쓴 시가 별이 돼
광장 위를 비추는 빛이 돼
비추는 빛이 돼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별이 바람에 스치는 밤
내가 길을 잃은 밤
기억할게 하늘의 별을 헤던
당신의 밤하나 둘 셋 넷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
하나 둘 셋 넷
알 수 없네 팔 위로 새겨져있던 만주에서 일본까지
쓰여진 삶의 궤적을 따라
내 맘도 천천히 쫓아 걸어가지
누구의 덕이기에
나는 내 나라와 이름으로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지
몰라도 그대는 정정당당했던 작지만
명예로운 이 나라의 시인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별이 바람에 스치는 밤
내가 길을 잃은 밤
기억할게 하늘의 별을 헤던 헤던
당신의 밤
.
.
오혁의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 그만의 분위기로 지금 이 공간이 채워지는 듯한 특별한 기분.
저 존재감 확실한 목소리만으로도 그는 자기 영역이 확실한 뮤지션인 걸 어쩔 수가 없구나 싶다.

 

이런 노래는 편곡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편곡자한테 관심이 간다.
나라가 처한 현실과 꿈 사이에서 부끄러움의 시를 썼던 윤동주의 마음이 전이되는 가사도 잘 썼고..
동주의 삶과 시로부터 전이된 그 마음이 현재 무슨 의미인가 고민한 흔적이 보여서 좋다..

랩핑도 좋다.
역시 개코는 개코구나.
쏟아지는 노래들 속에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는, 별로 필요하지도 않는 양념처럼 허비되는 그 수많은 랩핑들이 난 정말 싫다..
그 랩들 좀 빼버렸으면 좋겠다 싶은 심정이 되는 노래들이 대부분.
그래 랩을 하려거든 이렇게 해야지..

지난 여름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보았던 영화 ‘동주’ 그리고 동주의 시를 읽으며 저렸던 감성들이
이 노래를 들으니 다시 다가와 휘감는다.

 

.
.
.
이 노래를 듣는 지금 이 순간조차도,
한없이 쓸쓸하고 스산한 노래를 우현이의 목소리로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해지는 나는..
병이 깊다..

우현이 그 좋은 목소리가 좋은 노래들을 많이 만났으면…
깊고 헛헛하면서도 청년의 음색을 담은 우현이의 수줍은 듯하면서도 담백한 목소리…
잘 살리는 곡을 만나는 날을 보고싶다.
그게 너무 간절해서 때로 슬퍼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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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1.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7-01-02 at 오후 4:28

    난 무도 소식도 모르고 음원사이트에 황광희개코 1위길래 들을까말까 망설이다가 안 들었는데, 윤동주 시로 만든 노래구나. 좋다. 어찌 그런 생각을 했을까 대단하다.
    나도 요즘 힙합들이 별로. 가사들이 와닿지 않아서. 물론 김대교는 가사 안듣고 비트에만 집중하면 스트레스 풀리고 좋다하지만ㅠ 이것도 틀린말은 아닌게 가사들이 뭔말인지 도통 안들릴 정도로 혀가 꼬이거나 콧소리 내는 랩퍼들이 많아서ㅠ
    근데 난 재범이의 남자 중 로꼬와 그레이의 힙합은 좋아해. 솔직히 재범이는 한국말에 깊이가 없어서 곡도 그닥 난 안 와닿고.(재범이 노래 만들어주는 차차도 미국인이라서 내 정서와는 좀..재범아 미안ㅋㅋ) 근데 그레이랑 로꼬는 양아치들 아니고 스마트해. 허세와 자기과시 가득한 요즘 유행하는 힙합 스타일(이런 스타일의 용어가 안 떠오르네)과는 거리가 먼 건강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어. 로꼬는 생긴것과는 달리 말투도 조곤조곤, 가사도 따뜻하게 쓰고..교양있는 착한 남자고, 최근 나온 로꼬 신곡 ‘남아있어’ 듣고 나 울었어. 가사가 단순하면서도 아리더라. 시간 남으면 함 들어봐. 시애틀 재범이 도와주는 셈치고ㅋㅋㅋㅋㅋ
    다이나믹 듀오 노래들도 난 좋아하는 편인데 다이나믹듀오보단 로꼬그레이 노래들이 좋더라.(아 나 왜이러지? 재범이가 내게 남긴건 로꼬와 그레이 음악ㅋㅋㅋㅋㅋ) 그리고 요샌 동우의 힙합이 젤 좋다ㅋㅋㅋㅋㅋ
    오혁 목소리 존재감 확실하지. 독보적 영역. 표정에 자신감이 너무 넘쳐서 특별한 호감은 안 가지만(난 좀 불쌍해 보이는 사람들의 노래에 더 호감가나봐. 인피니트도 불쌍해. ㅋㅋㅋㅋㅋ)
    암튼 윤동주 테마로 한거 정말 좋다.
    나도 성규 목소리로 듣고싶은 노래들이 참 많은데ㅠ

  2. wisepaper said on 2017-01-02 at 오후 4:46

    네. 언니가 뒷부분에 쓴 얘기들이 제 생각과 비슷해요.. 제가 아까 오군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거든요.. 목소리 너무나 좋고 세련된 뮤지션들, 좋은 뮤지션들 많은 거 알지만.. 난 그보다 조금 더 수줍어보이고 조금 더 애틋한 목소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언니 말로 하자면, 그게 ‘불쌍한 목소리’겠지요.. 우현이도 그런 과이고..

    저도 사실 힙합 별로 안 좋아하는 게 언니랑 이유들이 비슷해요.. 정말 처절하고 슬프고 자기 성찰에서 나온 힙합 아니면 와닿지 않고.. 남자들의 허세, 날티, 속이 텅 비어 보이는 스웩들은 너무나 싫구요..

    그레이와 로꼬 음악들은 언니가 좋다고 하니까.. 들어봐야 겠네요.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7-01-02 at 오후 6:11

      그레이로꼬는 처절하고 슬프고 자기성찰에서 나오는 그런 힙합까진 아니고,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져. 쿨하고 건강한 배설? 그리고 로꼬의 음악은 따뜻하고.
      허세 날티 스웩 그런거랑은 전혀 거리가 멀고.
      남자들 센척하고 힘자랑하는 힙합 짱 싫은데 얘네는 마초가 아니야.
      로꼬 최근곡 ‘남아있어’가 팬송이거든. 감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론 좀 쿨하게, 담백하게, 아무렇지도 않은듯한 목소리로 팬들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는데, 난 은근히 눈물나더라ㅠ

  3. wisepaper said on 2017-01-03 at 오전 2:24

    일단 로꼬의 팬송.. ‘남아 있어’를 먼저 들어봤어요.. 아. 언니 말대로 따뜻하고 건강한 느낌. 조곤조곤 내곁에서 친구해주는 음악 같은 느낌.
    가사가 참 좋고 이 가사에 담긴 이 가수의 건강한 마음을 알 수 있어서 넘 좋네요. 가사에 담긴 마음이 넘 좋다.
    ………….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여름과
    내 손을 잡아줬던 너의 미소
    이제 다시는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다시는 느낄 수 없지만

    여전히 남아있어
    여전히 남아있어
    선명하게 남아있어
    남아있어

    무대는 끝났고
    난 누워서 밀리고 밀린
    가사를 적어
    창밖엔 비가 내리고 있지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닿으면
    올해 여름도 끝이 났다는 걸
    차갑게 느낄 수 있지

    1년 한 달 하루 일분일초에
    모든 건 변해
    오늘도 어제가 될 거야
    근데 난 지금 부르는 이 노래가
    너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길 원해

    지나간 여름에 유난히
    더 많이 보였던 손바닥
    무대 위로 몸을 내던지는
    횟수는 계속 올라가
    팬들의 얼굴을 기억해
    맨 앞엔 익숙한 라인업
    시작을 같이 했지만
    이젠 못 보는 얼굴까지도

    너도 내일이 되면
    내 눈앞에 없을 수 있다는 걸 알아
    미안해하진 마
    부서지지 않게 소중히 담아둘 거니까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여름과
    내 손을 잡아줬던 너의 미소
    이제 다시는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다시는 느낄 수 없지만

    여전히 남아있어
    여전히 남아있어
    선명하게 남아있어
    남아있어

    네가 느끼는
    나의 음악이 루즈 해져도
    머릿속에서 뛰어놀던
    내 몸짓이 주춤 해져도
    잡은 손의 온도가 미지근해져도
    무대 아래서
    뜨거웠던 발길들이 뜸해져도

    난 그때를 다시 떠올릴 수 있어
    잊혀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랬어
    언제든 돌아봐도 돼
    난 여기 남아있어
    돌아봐도 돼 난 항상 남아있어

    아직 기억해 2012년 겨울
    첫 무대는 내겐
    잊을 수 없는 성탄절 선물
    우릴 비춰주던 그 조명들
    어디에 있어도 여전히 뜨거워 늘
    V- hall, Rolling hall,
    Alea, Ax-hall
    밟고 있는 무대가
    조금 달라졌어도
    각자 자리에서 빛나고 있어
    영원히 가슴속에 남아있어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여름과
    내 손을 잡아줬던 너의 미소
    이제 다시는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다시는 느낄 수 없지만

    여전히 남아있어
    여전히 남아있어
    선명하게 남아있어
    남아있어

    유난히 뜨거웠던
    너의 미소
    이제 다시는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아직도
    여전히, 여전히
    …………..

    내 음악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떠나지 마 하는 게 아니라, 떠나고 변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 거고, 네가 떠나더라도 난 너와 함께했던 그 소중한 한 순간의 기억을 간직할 거라고.. 떠나도 그 순간은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이 마음이 참 좋고 성숙하네요. 떠나는 팬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부서지지 않게 소중히 담아둘거라는 가사. 떠나는 이에게 오히려 괜찮다고 말한다는 게. 내가 기억하면 영원히 남는다는 걸 아는 사람 같아서.. 좋은 사람 같아요. (만에 하나) 내가 떠나더라도 내가수도 내가 그에게 쏟았던 그 깊은 마음과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그 시간들은 기억하는 한 영원히 남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서.. 눈물이..ㅠ. 내가 놓으면 끊어지는 인연. 내가 놓아버리면, 날 잡을 수도 없고 잡지도 않을 거잖아요. 내 곁에 있는 이는 내가 떠난다고 하면 날 잡을 수 있기라도 하지. 참 이 관계는 특별한만큼 공허하고 공허한만큼 또 특별한 관계..

    암튼 처음 들은 로꼬의 음악은 따뜻하고 다정해요.. 다른 것도 들어보고 싶네요.. 그레이도..

    • 청순가련심은하 said on 2017-01-03 at 오전 9:19

      로꼬 팬들은 이 노래 듣고 다 울었대ㅠ 하긴, 팬이 아닌 내가 들어도 눈물 나는데 그럴만하지. 로꼬 팬클럽 이름이 로꼬츄야. 팬들이 장난삼아 꼬츄오빠 막 이렇게 부르고ㅋㅋ 재범이도 맨날 놀리고ㅋ
      야한 얘기 하나 해주자면, 로꼬가 마녀사냥에 나와서 한 말. 자기가 어렸을때 한 생각이 “나중에 사랑하는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손을 잘 쓰는 방법을 연구했다” ㅋㅋ
      에오엠쥐 음악들이 전반적으로 쿨해. 허세들도 없고.
      다만 쌈디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거리가 멀긴 한데, 그래도 거만하지는 않으니 그거 하나로 다행. ㅋㅋ

  4. wisepaper said on 2017-01-03 at 오전 11:56

    로꼬츄 저 들어본 거 같아요 ㅋㅋ 유튜브 댓글에선가 본 기억이.. ㅎㅎ 꼬츄오빠란 말 넘 귀여운뎅? ㅋ
    우리집에 고츄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일케 친근한가? 하.. 난 고츄들한테 둘러싸인 인생..ㅜ
    허세 없다니 에오엠쥐를 한번 파봐야 겠네요.. 아 난 왜 이렇게 허세와 날티에 본능적으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걸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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