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Sisters 보다가
요즘 ornus랑 몇 년 전에 재밌게 봤던 드라마, Brothers&Sisters를 다시 보고 있다.
5시즌까지 나온 드라마인데 벌써 4시즌까지 봤..
LA를 배경으로 한 대가족이 살아가는 이야기. 가족사업에 얽힌 갈등. 남매, 형제, 자매간의 이야기, 연애, 결혼 그리고 정치이야기까지.
정말 끊임없이 터지는 자잘한 사건과 싸움, 갈등의 연속. 하루라도 평온할 일이 없는 가족들의 일상.
매일매일 사건이 터지고 갈등하고 해결되고 봉합되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다보니..
아.. 요즘 나와 ornus는 갈등이 너무 없나.
너무 평화로운가..
싸움은 꼭 필요한 일인데.. 서로의 생각을 내놓고 갈등을 극복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소통의 과정이니까.
우린 이미 그 단계를 다 거쳐서 이제 더이상 그 어떤 대화를 해도 서로의 의견이 달라서 갈등이 생기거나 서운한 마음이 찾아오질 않는다..
평소에 서로 안 하는 이야기가 없이 모든 일들을 다 대화로 나누는데, 얘기하다보면 언제나 같은 방향.
특별히 상대를 내 생각에 맞추려 하지 않고 노력해서 서로를 맞추려고 하지 않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방향이 같아지는 대화..
근데 드라마를 보다 보니, 문득 싸움이 그리워지는 거다. ㅠㅠ
요즘 나.. 너무 ornus랑 안 싸웠나..
뭘 가지고 싸우지..?
“ornus야, 내가 맘에 안 드는 거 없어?”
“없어~~ 자긴 다 이뻐..” (진지해지려고 하는데 이런 대답 하지 말구요….ㅠㅠ)
내가 문제다 내가 문제.
원래 우리 사이를 들쑤시는 일은 내 역할. 우리의 싸움이란, 주로 내가 시작하고 ornus는 듣는 그런 모습이기 때문에.
내 역할을 잊어버린 내가 문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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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도 좋지만, 가끔은..
둘 사이에 뭔가 이상 기류가 생기고 한바탕 큰소리가 지나가고 나면 묘하게 더 애틋해지는데.
근데 싸워지지가 않는다.
우린 그냥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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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섞어 한 이야기지만 진지한 이야기로 바꾸면..
시애틀에 정착한 이후로 우리의 삶은 다른 단계에 접어드는 것 같다.
정신없고 복작대는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던 한국에서의 삶과 달리 나른하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다음 단계는 좀더 본질적인 것들이다.
삶과 일상, 사랑, 성장에 대한 좀더 근원적인 질문들을 자꾸 던지게 된다.
이런 질문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그냥 바쁜 일상을 연속하는 일보다 더한 용기가 필요하거나 외로워지는 일..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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