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난 우현이 좋아하게 된 이후로, 웬만한 아이돌그룹 신곡들은 거의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음;; 원래 아이돌 음악을 잘 안 들었던 나라도, 이렇게 노력하는 것이 최소한의 성실이라고 난 생각하고, 또 요즘은 어떤 노래들이 나오고 있나 트렌드를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으니까..)

 

BTS, <봄날>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너무 야속한 시간
나는 우리가 밉다
이젠 얼굴 한 번 보는 것도
힘들어진 우리가
여긴 온통 겨울 뿐이야
8월에도 겨울이 와

마음은 시간을 달려가네
홀로 남은 설국열차
니 손 잡고 지구
반대편까지 가
겨울을 끝내고파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
Friend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작은 먼지처럼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네게
닿을 수 있을 텐데

눈꽃이 떨어져요
또 조금씩 멀어져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만나게 될까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니가 변한 건지
아니면 내가 변한 건지
이 순간 흐르는 시간조차 미워
우리가 변한 거지 뭐
모두가 그런 거지 뭐

그래 밉다 니가
넌 떠났지만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지 난

솔직히 보고 싶은데
이만 너를 지울게
그게 널 원망하기보단
덜 아프니까

시린 널 불어내 본다
연기처럼 하얀 연기처럼
말로는 지운다 해도
사실 난 아직 널 보내지 못하는데

눈꽃이 떨어져요
또 조금씩 멀어져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만나게 될까

You know it all
You’re my best friend
아침은 다시 올 거야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벚꽃이 피나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조금만 기다리면
며칠 밤만 더 새우면
만나러 갈게
데리러 갈게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

.

.

노래 참 좋다. 가사도 좋아서 가슴 속에서 무언가 작고 애틋한 것들이 일렁이게 해준다.
이 그룹의 다른 노래들은 내 취향인 게 없었는데 이건 좋다.
내가 남자아이돌에게 바라는 그런 정서가 담긴 노래.

청명한 청춘, 비릿함, 아릿함.. 청춘의 불안정하지만 아름다운 환희.

브릿록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것도 좋고.. 알싸하고 청명한 설렘이 솟아오르는 것 같다.

노래 자체가 좋고 부르기도 잘 부르네..

근데 난 저기 모든 표정에서, 보컬에서 ‘노력과 꾸밈’을 빼면 더 좋겠다.
난 저 멤버들의 장단점이나 성품에 대해 거의 모르니 그냥 보이는 것만 보고 말하자면, 저 뮤비 속 표정만 보면, ‘진’이란 멤버의 표정이 참 자연스러운 것 같다.

이 예쁜 노래를 있는 그대로, 조금 모자란 그대로, 조금 더 깨끗하게 불러주었으면 더 행복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이 부분은 아쉬움 없이 딱 좋다.. 저릿하네..

 

“벚꽃이 피나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이 가사에 그만 눈물이 핑 돌아. 여기 시애틀의 겨울.. 내내 봄을 기다리던 내 맘을 만져주는 가사 같아서.
이 노래가 내게 위로가 되어준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이 겨울도 끝이 나나요.

보고싶다…

네가 정말 보고싶다..

나는 ‘끝이 없는 그리움을 흙 속에 묻은 나무가 된’ 조동진의 경지에 가려면 아직 너무 멀었구나.
이곳에서 난 널 떠올릴 때마다 늘.
명치끝에 통증이 느껴진다.
이 통증은 한국까지 가서 너를 보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난 네게 가지 않고 여기에 있는 거야. 난 계속 여기에 있을 거야..
네가 잘 걸어가는 걸 보는 것이.. 내게 가장 값진 일이라서.

너는 나의 사라지지 않는 찬란한 통증.

 

 

 

 

 

Comments on this post

  1. ornus said on 2017-02-15 at 오후 5:21

    응 노래 좋다.. 나 여기 호텔에서 듣는 중. 편곡도 연주도 세련됐고 가사는 보고싶다는 단순한 말인데도 진심으로 그런 것 같이 느껴지게 배치도 잘 하고 잘 썼어.. 좋은 노래야.

  2. wisepaper said on 2017-02-15 at 오후 5:28

    좋지? 알싸하고 깨끗하고 두근거리는 감정이 고조되는 편곡, 연주 좋아. 자기 말대로 가사도 좋음. 작곡이나 작사에 멤버들이 참여한 거라는데, 어려운 단어나 유니크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잘 쓴 가사야. “반대편까지 가 겨울을 끝내고파” “여긴 온통 겨울 뿐이야”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네게
    닿을 수 있을 텐데” “시린 널 불어내 본다” “추운 겨울 끝을 지나” 이런 표현들도 좋은데, “보고 싶다 보고싶다” “만나러 갈게 데리러 갈게” 이렇게 단순한 말이 반복되는 가사가 멜로디나 편곡과 함께 고조되면서 반복되는 게 리듬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참 좋은 가사라고 생각함…
    최근 한 1년 간 들은 아이돌그룹 노래들 중 내 취향에 많이 가까운 노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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