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 완성, 이것저것

1.
오늘 인테리어 디자인 도면이 나왔다. 최종 도면이다. 마가나무의 주조색은 나무 마룻바닥과 크림색 벽면. 그리고 톤다운된 올리브그린 색이 포인트다.나무 기둥과 나뭇잎을 형상화한 색들. 옷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튀지 않고 차분한 색감을 찾는 데 주력했다.
내가 원하던 대로 빈티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포인트 조명을 달기로 했고, 가게가 코너 부분인 것을 감안해서 오른쪽 벽체에 창문을 만들기로 했다. 콘크리트 옹벽에 창문 하나 뚫는 데 공사비가 100만원씩 추가되지만, 기분 좋다. 내가 꿈꾸던 나만의 집을 갖는 것 같다.

2.
디자이너께서 마가나무 로고도 만들어주셨다. 마가나무 열매와 잎을 단순화한 모양으로. 마가나무 한글폰트와 로고는 마가나무의 옷에 달리는 태그와 명함, 쇼핑봉투에 다 들어갈 예정이다.

3.
우리 가게 주요 컨셉이 나무이기 때문에 원목은 가장 중요한 재료다. 피팅룸 앞에 메인 거울도 원목으로 직접 맞춰서 제작하고, 테이블도 원목으로 짜기로 했다. 디자인 사무실에 놓인 60년대 복고풍 북유럽 스타일 패브릭 소파(원목 프레임에 패브릭 쿠션이 깔린)가 너무 맘에 들어 집에 사다 놓고 싶어 여쭤봤더니, 서비스로 싸게 제작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내가 시중에서 본 가격의 3분의 1가격도 안 되는 돈으로 평소에 생각했던 소파를 갖게 된 게 제일 기쁘다-.- 우리집 거실에 3인용 가죽 일자소파 하나만 있어서 손님 올 때 불편했는데 이 패브릭 소파를 같이 둬야지. (이런 게 왤케 좋지. 주객전도..)

4.
아이들과 손님들이 편안하게 살짝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만들기 위해 가게 안쪽에 가벽을 세우고 방을 만들기로 했는데, 그 가벽에도 아기자기한 창문을 두 개 뚫기로 했다. 잠도 자고 놀이도 하고 쉬는 공간.

5.
이곳은 분명히 상업적인 공간이지만, 내 생각으로는 15평 크기의 내 옷장과 같은 거다. 사람들에게 내 옷장 구경하러 놀러오세요 말 걸어주면, 편안한 마음으로 와서 구경하고 옷도 마음껏 입어보고 원하면 사 가는 공간. 옷장 구경할 때 심심하면 안 되니까  심플하면서도 소녀풍의 아기자기한 머리핀, 머리끈, 귀걸이, 목걸이도 놓기로 했다. 반응이 좋다면 판매도 하고.

6.
내가 때때로 정신 나갔을 때 심하게 비싸게 주고 샀던 브랜드 원피스, 드레스들. 한 번도 안 입고 옷장에 걸어둔 옷들도 있는데, 빈티지 행거를 따로 만들어서 70-8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생각이다.

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2-09-25 at 오후 6:22

    도면이 벌써나왔어?

  2. 심은하 said on 2012-09-25 at 오후 6:39

    헐 최종도면이 벌써나왔어?
    설명만 읽어도 인테리어가 마구.기대되네.
    원목 인테리어에 생각보다 싼옷들이라…짠돌이남편 데리고가면 살수있을정도인지…ㅋㅋ
    가격은둘째치고 살을 먼저 빼야겠다 이쁜옷들 입으려면..
    내가 이십대엔 큐트하면서 약간 러블리한 느낌의 케주얼을 선호하다가 중쿡에 살면서 몇년간 옷을 안샀어.
    근데 애낳고나니까 옷사고 싶구나.
    요샌 취향이 엘레강스 혹은 섹시로 바뀌고있는데…(엘레강스하거나 섹시하면서도 차갑지않고 러블리한ㅋ)
    40대가 되면 진짜 심은하처럼 입고싶고(흠…그러려면 김대교가 청담동에 집사야하나ㅋㄱ)
    참고로 나는 주로 명동보세나 지마켓 고객…가끔 백화점 세일이나 가판대 이용했고ㅋ. 이런 고객층이 살만한 옷도 파니?

    • wisepaper said on 2012-09-25 at 오후 7:48

      가게 분위기는 있어보이고 옷도 소재도 좋은데 (마진을 다른 가게보다 덜 붙여서) 생각보다 저렴한… 요게 컨셉이에요 ㅎㅎ 언니 이런 설명 좋아요! 제 주력고객이 저나 언니 같은 나이대이기 때문에 언니가 좋아하는 옷 설명 해주시면 저 일하는 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앞으로도 마구마구 올려주세요. 저도 나이드니까 점점 엘레강스로 바뀌고 있어요.. 엘레강스 ㅋㅋ하면서 살짝 러블리한. 그러면서 심플한. 심은하 패션 좋죠.. 귀티 나면서 단정한.. 심은하 언니가 심은하 패션 하면 딱이네요-.- ㅋㅋㅋㅋ

      저도 구석구석 골목길에 있는 보세나 백화점 세일, 가판대 이용하는 언니 같은 고객이었어요. 옷덕후 디자인 덕후 옷가게 덕후라 허구헌날 구경하고 사대고 하다가 드디어 옷가게까지 여네요.

      언니 좋아하는 스타일이 혹시 유명인들 중누가누가 언제 입은 옷인지 알려주시거나 언니 좋아하는 스타일 사진으로 보여주시면(아 우리홈피에 손님은 업로드가 안되네요..;;;) 제게 다 참고가 될 거 같아요. 나중에 한국 오시면 꼭 선물해드릴게요. ㅋㅋ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TrackBack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