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옷
1.
10월 중순 이후 오픈이라 계절상 추워지는 때이기 때문에 두꺼운 옷이 나올 때 옷을 구비하는게 좋긴 하지만
그래도 미리미리 사놓고 있다. 어차피 겨울에도 코트 속에 얇은 블라우스, 얇은 쉬폰 원피스도 입는 세상이고. 10월 중순 되면 도매상점에 얇은 물건들이 많이 품절되기 때문에 미리미리 사놓는 거다. 그리고 여름에 나오는 하늘하늘한 원피스, 쉬폰 소재 스커트들은 우리 가게의 중요한 옷스타일이기 때문에 추운 계절에 팔리지 않아도 디스플레이용으로 있어야 한다.
2.
일단 젤 중요한 건 내 취향이고 내 스타일이지만, 내 체구가 작고 마른 편이어서 사이즈 측면에서는 평범한 30대 여성들의 체구를 많이 고려할 거다. 그리고 아이엄마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면서도 살짝 멋내면서 입을 수 있는 옷들도 많이 놓을 거고. 나이들면서 점점 기본 스타일, 심플하고 단정하면서 우아한 스타일이 좋아진다. 물론 러블리함이 살짝 가미되는 옷도 좋아하고.
3.
가격 마진을 붙이는 일이 참 오묘하다.
같은 디자인으로 소재가 다른 옷들이 도매시장에 다양하게 나오는데, 나는 소재 좋은 도매 거래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티셔츠들은 빨면 늘어나는 걸 아예 방지할 수야 없지만, 블라우스, 가디건, 니트, 원피스 같은 건 소재 나쁘면 쳐다도 보지 않고 있다. 마진은 남들보다 살짝 덜붙여서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
면이나 쉬폰, 폴리소재 평범한 블라우스 외에 100퍼센트 실크 블라우스도 좀 가져왔는데, 요거요거 마진 붙이는 게 어렵다. 원가도 두 배 이상인데 가격을 두 배 이상 해도 될지, 내 가게의 고가 아이템으로 가격을 더 높게 갈 수도 있고, 남들보다 더 낮게 갈 수도 있다. 장단점이 있다.
4.
디자인 못지않게 소재가 중요하다. 여름 티셔츠야 여러번 입고 빨면 늘어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계절이 추워질수록 옷은 고급스러운 소재를 써야 한다.
겨울에 코트 나올 때도 나는 이것저것 혼방 소재는 피하고, 100퍼센트 울이나 캐시미어 섞은 소재로만 할 생각이다. 나 스스로도 봄 여름 옷은 다양하게 입지만 겨울 코트는 혼용률이 좋은 옷을 주로 입어왔기 때문이다. 내가 입고 싶지 않은 옷이라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소재가 좋은 겨울코트는 보통 백화점 평범한 브랜드에서 40,50만원대 정도, 30대 브랜드로 가면 100만원이 넘어가는데, 나는 어차피 그 옷들의 원가를 알기 때문에 그 가격의 반도 안 되게 할 수 있다.
매일매일 쇼핑중인데 매일매일 이것보다 더 잘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이 생긴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일을 재미있게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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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변화를 이끌어가며 재미나게 사시는 거 완전 좋아요. 옷가게 저도 빨리 가고 싶네요. 제 요즘 스타일은 정말 disaster itself 거든요. 오픈하시는 그날 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화이팅!!!!
고맙습니다. 재미있게 하려구요. 놀러오시면 선물해드립니다~~ 꼭 오세요!! 단님 왜 자꾸 신비주의하시는 거에요. 도대체 어디 계시다 출몰하시는 건가요…
난 걘적으로 영국에서 일종의 로망 브랜드가 있거든. 그러니까 내가 돈이 많으면 여기 옷 입고 싶다 그런거. 자라나 에이치앤앰, 리버아일랜드, 이런 거 말고. 여기꺼 입고 싶다. COS, FRENCH CONNECTION, LK BENNET, WHISTLES, ARMANI EXCHANGE 글고 몸매가 쫌만 받쳐주면 증말증말 도전! 하고픈 건 ALL SAINTS. 그저께도 FCUK 갔다가 만지면 미끄러지는 울코트를 몇 번 쓰다듬어 주고 나왔지…. 비싸… 좋아… 암튼 왠지 이런쪽 스탈이 아닐까 싶다. 니 가게… 아닌가..?
곰순아 난 니가말하는 브랜드들 알아들를수가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