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방과후수업(과학실험 같은 건데 열음이 입장에선 흥미진진 놀이>.<) 마치면 집에 와서 저녁까지 놀이터에서 잘도 노는 열음. 축구 같은 운동을 시킬까 했더니 굳이 돈 내고 안 배워도 친구들하고 운동장에서 만나면 너무나 잘 하고 리드도 잘 해서 필요 없겠다 싶어 동네 태권도 학원을 보내기로 했다. 사실 난 검도 같은 뭔가 좀 더 폼나는 걸 시키고 싶었는데 그런 건 가까운 데 없고, 무난한 운동 아니다 보니 여러 제약도 있고 뭐…ㅠ.ㅠ 그래서 무난히 태권도를 하기로. 초등 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수영이랑 함께 하면 될 거 같다.

보통 7세까지 유아들은 일주일 정도 적응하고 등록여부를 결정한다는데 우리 열음 첫날 가자마자 선생님이 친구들에게 바로 섞이라 하고 피구를 시키는데 공과 함께 몸이 아주 날라다닌다. 그냥 바로 담날부터 다니기로 결정.

놀이터에서 노는 걸 가만히 지켜보면 어떤 모르는 아이들 틈에서도 망설임 없이 섞여 들어가 놀이를 주도하고 리드하며 놀다가 구석으로 쳐지는 애들한테 다가가서 참여를 유도하는 배려도 잘 하는 열음. 놀이하는 과정에서 상대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자기가 할 역할을 눈치 있게 정하고 분위기를 맞추거나 이끌어가는 건 사회생활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이 나이 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을 너무나 행복하게 잘 하고 있는 거라 대견하다. 무엇이든 깊게 몰입하고 깊게 빠져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몰입해서 놀 땐 개입하지 않는다. 그런 몰입의 경험이 다른 분야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요즘은 시키지도 않은 한자를 공부한다고 열심인데 아빠보다 한자는 더 많이 아는 듯. (ornus 대학교 때 내 종용으로 한자 교양 들었다가 D 나와서 재수강했는데ㅠ.ㅠ) 한자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게 무슨 카드 아이템이나 절대반지 같은 걸 획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게 시켜서 하는 공부이면 저렇게 재밌게 하기 쉽지 않았을 거다. 그냥 가만히 놔뒀더니 한자로 갈 줄은…-.- 한글은 다른 집 애들하고 비교하면 제일 늦게 가르친 편이다.

만들기 좋아하고 뚝딱 뚝딱 잡다한 것들 가져다 이리 붙이고 저리 붙이고 호기심 천국에 운동 좋아하고 친구들과 의사소통하며 놀이 잘 하고. 놀이터에서 어떤 엄마가 나 보고 “엄마가 참 긍정적이라고(아마도 학습적인 걸 푸쉬하지 않고 노는 거 많이 시켜서 그러는 듯). 자기는 아이들만 보면 걱정이 나온다고” 그러는데.. 나도 애엄마라 어떤 조바심들이 있는지는 이해하지만 엄마의 에너지가 조바심인지 자신에 대한 굳건한 지지인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예민하게 감지한다. 선택하는 거다. 아이에게 어떤 에너지를 보내줄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이와 함께 배운다.

 

 

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4-05-14 at 오후 3:39

    나도 조기교육에 대해서는 효과가 의문이어서 유라한테 이것저것 학원보내거나 뭘 적극적으로 시키거나 그러진 않을거같은데, 그리고 지금 몸과 맘이 건강하게만 자라면 된다고 생각해서…
    근데 막상 닥치면 겉으론 극성 안부려도 맘속으론 좀 걱정될거같기도 하고…근데 요새는 이런 엄마로서의 걱정이 엄마의 자존감과
    관련이 많은거 같다는 생각을 해.
    자기자신에 대한 긍정적 믿음 혹은 부정적 감정이 자식과 깊이 연결된거 같아서, 그래서 엄마들이(나를 비롯하여) 이론적으로 이성적으로는 놀게 내버려두는게 맞다고 생각해도 조바심 컨트롤이 잘 안되는거 아닌가하는…
    뭐 이론적으로도 애들 어릴때부터 이것저것 시키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엄마들도 있긴하다만…
    암튼 난 요즘 컨트롤 연습중…

  2. wisepaper said on 2014-05-14 at 오후 8:10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걸 하게 하면 깊게 몰입하고 또 그 나름 성취감을 배우고 그럴테니까 아이가 하고싶어하는 한에서 자극을 주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근데 한국 엄마들 보면 대부분이 애를 뭐 하나에 몰입을 못하게 해요. 이거 끝나면 저거 저거 끝나면 이거 스케줄 짜서 자기 계획하에 돌리는 건데… 아이한테 자유를 많이 줘야 되는데, 그것도 엄마 성찰이 안 돼 있으면 자유가 뭔지 알기 힘든 분위기더라구요 얘기해보면…

    유라가 좋아하는 한에서 뭘 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좋을 거에요. 대신 스스로 좋아하고 스스로 몰입하게 놔두는 게 좋지 않을까.. 저는 그냥 이 정도 방향으로 정하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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