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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기복이 심해지다가 끝간데 없이 가라앉아서 한 며칠 살기 힘들어지는 시간이 오면, 그냥 내 성격이나 기질에 이런 면이 있나보다 생각하고 살았지 다른 걸 의심해보질 못했다. 나름 예민한 사람인데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언제부턴가 이 패턴에 주기가 있다 싶게 느껴져서 계산을 해보니 엉엉…ㅠ.ㅠ 이건 명백히 PMS였던 거다. 그러니까 내 정신에 무슨 엄청난 문제가 있어서도 아니고 영혼에 무슨 고귀한 이유가 있어서도 아니고 그냥 호르몬!!!!!! 호르몬 때문이란 말인가. 유물론이 답이구나. 호르몬의 농간으로 한 달에 한 열흘은 이게 나인가 저게 나인가 내가 누군가 미쳐 가고 있었다니. 너무 억울해. ornus가 어디서 주워듣고 프리페민 사갖고 들어와서 매일 한 알씩 복용하고 있다. 인생에서 우울감을 크게 느꼈던 시기는 전부 다 PMS 안에 있었던 시기지 아니었던 경우가 없는 거 같다. 알고 나니 어이가 없고 허탈하네. 한편은 다행이다 싶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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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PMS가 뭔지 검색해봤네..-_-
나도 결혼하고나서 최근에야 내가 그렇다는걸 깨달았어. 그리고 요샌 그맘때만 되면 유독 떠오르는 특정의 사건들이 있어서 남편을 긁어대고..ㅋㅋ 남편도 호르몬때문인걸 인정하고 걍 한귀로 흘려듣고..
그리고 난 우울증이 심했던 시기에 대인기피증도 심각하게 겪었었는데 그 장기간동안 사람 안만났더니 이젠 혼자 지내는게 걍 익숙해서…수다는 남편 오면 나혼자서 쏟아내고.
유라 낳기 전에는 그래도 윗층에 같은회사 한국직원의 아내님이 계셔서 2년정도는 가깝게 지내고 수다도 떨었는데 그분이 이젠 없으시고..ㅠ 그때는 중국여자들도 만나곤 했었는데, 중국여자들은 대부분 아이는 할미에게 맡기고 일나가셔서 만나기 쉽지는 않고, 그래도 내가 큰맘 먹으면 게중에 드문 전업 애기엄마를 찾을수는 있을것 같은데 유라가 너무 일찍 중국어 접하는게 좋을지 모르겠어서 걍 미루고있어.유라가 말이 빠른 편이 아니었기에 중국어 일찍 접하게하는거 좀 망설여짐..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새는 어떤 조선족 아줌마가 우리집에 수시로 급습하시는데, 카톨릭인 나를 기독교로 개종시키려는 목적을 갖고계셔서 내가 적극적으로 사귀진 않고(그 아줌마는 광신도라서 나처럼 뜨뜻미지근한 날라리신자로선 부담됨) 그래도 우리집에 아무도 안 오는거보단 사람이 하나라도 오는게 유라한테 더 낫지않을까싶어서 급습을 내버려두고 있어. ㅋㅋ
설명이 장황해졌는데, 수다떨고픈맘 어떻게 해결하냐고 묻길래..
뭐 난 희한한게, 일상필수 의사소통보다는 아줌마 수다가 중국어로 더 잘돼.
생존에 필요한 필수 커뮤니케이션은 김대교한테 대부분 맡기고, 김대교가 못알아듣는 아줌마들의 깊은 대화는 내가 잘하지..ㅋ 중국여자들도 남편욕 시댁욕 자식자랑..ㅋ 근데 중국여자들은 너무나들 바쁘시고 일찍들 주무셔요…ㅠㅠ
암헌/ 잘 알아둬서 써먹어. 넌 집에 여성이 둘이니까~ ㅎㅎ
심은하/ 생각보다 한국사람은 별로 없겠네요. 가끔씩 며칠간 기분이 가라앉아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더라구요. 호르몬의 농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것. 밖에 나가 햇볕 쐬며 뭐라도 많이 할 것. 20대 땐 정신의 문제를 정신적으로 해결하려 했다면(사실 실효성 없는 해법이었죠) 이제는 맛있는 거 먹고, 나가서 운동하고 수다 떨고 그러면 호르몬이 심술 부리는 시기가 지나가더라구요. 유라는 특히 더 밖에 나가서 사람 만나서 한마디라도 더 듣고 더 놀고 그러는 게 좋을 거에요. 말은 느려도 빨라도 상관없대요. 이중언어 접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느리고, 혼란의 시기를 지나면 다들 멀쩡해진대요. 그러니까 애 데리고 많이 나가세요~
음 조언 고마워. 중국사람들을 지금 많이 만나도 괜찮을지 혼란스러웠는데 참고가 되네.
육아 칼럼니스트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