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

가끔 형아가 글씨쓰기 숙제라도 하면 옆에서 자기도 하고 싶어서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은율이.
근데 또래에 비해 운동발달도 느리고 소근육발달이 아직 안 돼서 쓰기가 힘들다.
머릿속에 네모를 그려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손근육이 뜻대로 안움직여져서 네모가 안 나오는 웃픈 상황;;

어제도 한참을 보더니 자기도 글씨를 쓰겠다고 노트를 펼쳤는데 하고 싶은대로 안 된다며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고 있다.
내가 내할일 하느라 신경을 안 썼더니 한참을 앉아서 어깨를 흑흑거리고 있길래 가 보니 제대로 안 된다고 눈물을 뚝뚝.
세 시간을 앉아서 흉내를 내다가 결국은 노트에 꽉꽉 채워 따라쓰더니 이젠 웬만큼 따라 쓴다.
물론 무슨 글씨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쓰고 있다. 지 혼자 뭔가를 하고자 하니 기특하게 바라보고 있다.

은율인 오기도 있고 욕심도 있는 거 보면 나 어릴 때 생각도 나고, 심심해하질 않고 혼자서 몇 시간이고 가만히 앉아서
딩굴딩굴도 잘하고 책도 하나 맘에 들면 몇 시간이고 심심해하지 않고 보는 걸 보면 ornus 생각도 나고.
체력이 약해서 올해만 두 번 입원을 했고 얼마전에도 입원했다 퇴원했는데 커가면서 점점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열음인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서 오는 신비로움이 있다. 가만히 지켜보면 열음인 약간 천재적인(아님 예술가적인?)
기질이 보인다.(이런 팔불출-.-  놀이 천재가 있다면 바로 열음이..ㅎㅎ)
잠시도 심심한 순간을 만들지 않고 계속해서 뭔가를 만들어내거나 일을 벌이는데 순간 몰입하는 걸 보면 번뜩이는 뭔가가 있다.
장난감 없이 가만히 던져놔도 하다못해 베란다라도 나가서 버리려던 상자들이라도 찾아내서 들고들어와 순식간에 집 한 채를 짓는다든가,
가지고 놀 거리가 뭐라도 하나 있으면 가져와서 최대한 활용해서 순식간에 뚝딱뚝딱 뭔가를 하는데 내눈엔 비범해보인다.
갑자기 뭘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최대한 몰입해서 만들어내는데 어떻게 저렇게 쉬지 않고 흥미거리를 찾아낼까 신기하다.
온집안이 실험실이고 온천지가 다 열음이의 실험도구가 된다.
다만 잠시도 심심한 걸 못 참기 때문에 우리가 힘들 때가 있고 본인도 계속해서 일거리를 만들어내야 하니 머리가 확확 돌아가야 한다.
놀이터에 나가도 애들 다 끌어모아 뭔가를 꾸미고 일을 만드는 열음.

운동을 하나 배우거나 시작하면 잘 될때까지 해보려는 근성이 보이고, 힘도 세고 체력이나 근육 같은 육체적인 강점은 타고났다.

애들이 비슷한 점도 있고 애는 애라 다 그렇지 하는 점도 있지만 둘이 달라도 많이 다른 형제.
다른 세상을 보며 내 세계도 넓어지는 게 있고, 어떻게 클지 궁금하고 기대도 된다.

 

Comments on this post

No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TrackBack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