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강할수록 더 빠른 소멸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가스(수소)가 자체의 인력 때문에 스스로 붕괴하기 시작할 때 별이 형성된다. 가스가 응축하면서, 가스의 원자들은 점점 더 빈번하게 충돌을 일으키고 그 충돌속도는 점차 빨라진다. 이 과정에서 가스는 가열되고 결국 가스는 수소 원자들이 충돌했을 때 더 이상 서로를 튕겨내지 못할 정도로 높은 온도에 도달하고, 그렇게 수소원자들이 융합해서 헬륨이 형성된다. 이 반응에서 방출된 열이 우리가 보는 별의 빛을 만든거다. 별을 빛나게 만든 게 이 열이다. 그러나 결국 별은 수소를 비롯한 그밖에 핵연료를 모두 소모하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별이 처음 생성될 때 더 많은 연료를 가지고 있을수록 더 빨리 연료를 소비한다. 그 이유는 별의 질량이 더 클수록, 중력의 인력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뜨거워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도가 높을수록 더 빨리 연료를 소비하게 된다. 우리의 태양은 앞으로도 50억년 동안 사용할 연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태양보다 질량이 더 큰 별들은 고작 1억 년이면 연료를 모두 소진하게 된다. 1억 년이면 우주의 나이보다도 훨씬 짧은 기간이다. 별이 연료를 모두 사용하게 되면, 냉각되면서 수축하기 시작한다.
….. 스티븐 호킹, <시간의 역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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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 세계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과 미시적 세계에서 양자역학을 통합하려는 본인의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책 <시간의 역사> 중 별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설명 중 일부이다.
별이 빛나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소비하며 태울 때 벌어지는 일이다. 빛나는 별은 자신의 질량이 가진 에너지를 태우면서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중인 거다. 특별히 기억해야 할 것은 더 큰 질량 그러니까 더 큰 에너지를 가진 별일수록 더 강하게 빛나고 그 빛나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는 것이다. 더 강하게 빛나는 별일수록 더 빨리 소진하는 물질의 진리. 별의 진리. 에너지의 진리.
화려하고 강하게 빛나는 것일수록 더 큰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중이고 더 빨리 소멸의 시간으로 걸어들어가는 중이라는 것. 더 많은 에너지가 더 강한 빛을 내고 더 강한 빛은 더 빠른 소멸의 증거라는 것이 아이러니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더 강하고 뜨겁게 에너지를 태울수록 더 강하게 빛나지만 더 빨리 소멸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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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쾌락은 가늘고 긴 쾌락을 추구한다.
그런데 고통은 강렬하고 짧은 고통vs 가늘고 긴 고통..둘 중에 뭐가 나은지 모르겠어.
글구 아래의 오군님 자랑글 보고 떠올랐는데. 일단 ㄷㄱ는 근 2년 사이 약간 변했어.
나의 영원한 이상형이 박지성이잖아. 겸손하고 화 한번도 안 낼거같은 평정한 분위기. 인내심. 난 남자가 화를 내거나 잘난척 하면 남자로 안 보이거든.
일단 ㄷㄱ는 잘난척은 영원히 안 할 것 같아.
근데 결혼생활 15년만에 첨으로 화낸 적이 있어. 물론 내가 먼저 화를 냈지. 지금까지 내가 먼저 ㅈㄹ을 해도 화로 받아친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일단 사소한 짜증이 늘었어. 난 이게 남성 갱년기 초반 증상+월급이 예전보다 확 줄은데다가 새 직장 적응 스트레스라는걸 깨닫게 되었어. 난 예전보다 수입 적어도 괜찮은데 말이지. 난 원래 물욕 약하잖아.
물론 화내고 나서 내가 더 난폭해지니까 그가 다시 잠잠해지긴 했어.
근데 암튼 예전과는 느낌이 살짝 달라.
내가 알던 박지성같은 남자로부터 멀어지고 있어.
한국이라는 치열한 환경 안에서 고개숙인 중년으로 가고 있는 남자가 한결같이 너그러운 예수로 살기엔 힘든 듯. 나도 내가 너무 털면 그가 병날까봐 걱정돼. 일단 큰 폭풍 후에 절약 잔소리는 다시는 안 하기로 했고 뭘하든 내멋대로 살으라고 말하긴 했어.
언니. 한국이라는 치열한 환경 안에서 남성 갱년기 초반으로 가고 있는 남편이라면 당연히 언니가 생각한대로 잘해주는 게 좋죠. 이럴 땐 터는 게 아니라 약이 필요해요.. 더 큰 사랑. 더 큰 응원. 더 큰 지지. 그리고 빠릿한 센스.
저조차도 이제 호르몬 때문에 내가 어쩔 수 없는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무너질 거 같은 날이 있는데(순전히 호르몬 문제이므로 내잘못이 아님), 대교오빠도 그럴 수 있고 남자들도 그럴수 있죠. 잘해주세요. 오빠처럼 안으로 삭이는 성격이 안에서 또 곪은 게 있을수도 있으니… ㅠㅠ
제가 장난으로 오군을 털어버린다고 썼는데… 저는 털기 전에 어마어마하게 잘해주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군도 그냥 기꺼이 털리고 져주고 마는 거에요.. 제가 어떻게 잘해주는지 알면 여기 계시는 분들 토할 거에요..(전 역할극도 합니다. 오군 일 끝나고 나면 다가가서 “회장님, 비서실장 브리핑 대기중입니다” 같은 역할극도 신나게 몰입하는 여자. 그러면 오군이 심실장 또 온거냐며…;;)… ㄷㄱ오빠 한국에서 살아남기 얼마나 힘들겠어요(물론 언니도 힘들겠지만). 언니의 지금 결심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게..잘 생각해보니 내가 넘 바가지만 긁었네ㅎㅎㅎ
아내도 남편도 둘다 지쳐서 서로 잘해주기 힘든 사회지만. 영원한 박지성 뒤에는 영원한 팬이 있어야겠지ㅎㅎ
저 대학 때 몰래 훔쳐보곤 했던 그 오빠. 과실 안에서 수줍고도 무심하고도 청초하게 앉아 있던 그 시절 대교오빠를 차지한 건 심은하라는 것을…..
ㅎㅎ 그러게 내 다른 동기 선후배들은 다 나를 푼수 심은하로 기억하고 있는데 ㄱㄷㄱ만 순진하게도 진짜 심은하인줄 알았다고 하니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