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한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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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잘해주는 동네 누나가 좋다며 자꾸 붙어다니는 은율이

..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에 회의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모른다, 라고 해야 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때이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이 행위 자체가 우리의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친구> 작가의 말 중에서

김연수의 팬까지는 아니고 그의 모든 작품을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종종 그의 산문이나 인터뷰를 보는데
내 마음을 끄는 이유가 그의 이런 부분 때문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회의에서 노력과 사랑을 이끌어낸다는 점이
내가 붙들고 있는 생각들과 닮았다.

Comments on this post

  1. ornus said on 2015-01-12 at 오후 4:14

    그래, 니가 하는 말의 뜻도 모른다는 거에 한 표. 종종 은율이 열음이가 말은 하는데 뭔 말인지 모르겠더라. 상대를 사랑해야 그 간격을 극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2. wisepaper said on 2015-01-12 at 오후 4:27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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