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ud Gilberto, 카니발의 아침 (영화 ‘정사’)

스무살은 내게 특별한 나이였다. Wisepaper와 연애를 시작해 만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고, 키스라도 할려고 맘먹으면 가슴은 두근거리다 못해 쿵쾅거려 숨조차 가다듬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릴 때부터 본능처럼 가지고 있던 우울함을 떨구어내지 못해, 새장속에 갖힌 것처럼 마음껏 날아다니지 못했다.

바로 그 해에 우리 둘은 대학로 동숭아트홀에서 <정사>를 봤고, 그 때 처음 들은 이 노래는 내 가슴에 들어와 박혔다. 사람들은 이 곡을 <흑인 오르페> OST로 기억하지만 난 <정사>의 OST로 기억할 뿐..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영화내용은 거의 다 잊어먹었지만 노래는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이따금씩 떠오른다. 그리고 이 노래가 떠오르면 이내 wisepaper와 함께 손을 붙잡고 영화관으로 걸어가던 내 스무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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