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

[1] 아리아, 변주 1~ 변주 7


[2] 변주 8 ~ 변주 14

 

[3] 변주 15 ~ 변주 20


[4] 변주 21 ~ 변주 25


[5] 변주 26~ 변주 30, 아리아


Bach Goldberg Variations BWV1004
임동혁 연주,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 2008. 2. 서울 예술의전당 독주회

독주회 전 프로그램을 바흐로 하겠다고 했을 때, 특히나 2부는 오직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만 하겠다고 했을 때,
“아 드디어 올 것이 온 건가..” 하면서도 살짝 의아한 감이 있었다.
그간 쇼팽 연주로 찬사를 받아왔고 몇 개의 슈베르트 곡으로 더할나위없이 우아하고 적절한 로맨틱 해석을 보여줬던 그이기에
바흐를 도대체.. 어떤 식으로 연주할까.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프로그램에 넣게 된 것은 사실 ‘모 측근님(ㅎㅎ)’의 영향이 가장 컸을 듯.
그 분 집에서 글렌 굴드의 음반을 듣던 동혁의 머릿속에 파장이 일면서+.+ 아 이번엔 저거야, 했겠지.
몇 번의 콩쿨과 음반을 통해서 좋은 상도 많이 받았지만 계속되는 비슷비슷한 레파토리를 이어가면서
젊은 연주자로서 어떤 정체와 한계를 느낀 것 같기도 했다. 
고전으로 돌아가 바흐라는 큰 산에 발 딛는 시도를 한 걸 보면.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의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글렌 굴드의 연주를 보면, 통제되고 응축된 하지만 특유의 감성이 실려있는 연주에 감탄이 나온다.
허나 굴드의 연주도 23세 때 녹음과 49세 때 녹음이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청년의 해석보단 중년의 해석이 조금더 단아하고 따스하다고나 할까.

동혁은 아직 23세.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첫음반이 나왔던 때와 같은 나이다.
동혁의 연주는 동혁답게 날카로운 대비가 이어지는 쫄깃한 연주다.
그는 아직 어리지만 그 안에 자기식의 어떤 구조를 구축한 연주자 같다.
그 때문에 바흐를 바흐답게, 차이코프스키를 차이코프스키답게 연주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자기 안에 자기만의 해석의 틀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연주자로서 굉장히 강점이 되는 자산이 아닐까 싶다.

내가 그 자기 안의 구조에 대해 몇 마디 말로 뭐 어떻게 풀겠는가.
처음과 끝 총 두 번의 아리아와 30번의 변주곡이 펼쳐지는 동안 따스한 기운에 편안해졌다가 날카로운 대비에 서늘해졌다가,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연주에 감탄할 뿐이다.
물론 그의 연주는 거장 피아니스트들에 비해 아직 덜 성숙했기에 통제를 벗어나 빈 곳도 있다. 그러나 그래서 빛나기도 한다.

스물 세 살의 바흐. 틀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번 독주회 때 날짜마다 연주의 스타일을 조금씩 바꾸면서 다듬었고 독주회를 마친 후 런던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3집음반 녹음을 마쳤다.
클래식계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젊은 피아니스트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 EMI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한다.

독주회를 통해 나름의 실험을 거쳤을 테니, 음반은 어떻게 조금 달라져 있을까.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Comments on this post

  1. ornus said on 2008-04-09 at 오전 12:38

    나 저 14번 변주곡 또렷이 기억나..! s( “)v

  2. 빼빠-.- said on 2008-04-09 at 오전 1:04

    자기는 아무 죄가 없어요-.- 골드베르크변주곡은 자기 같은 사람을 위해 작곡됐어요-.-

  3. 구 심은하 said on 2017-10-12 at 오후 6:18

    골드베르크가 왜 오군님을 위한 곡이야??
    근데 조성진 피아노곡도 몇곡 들어봤는데, 조성진도 좋네. 무엇보다 유라가 조성진 연주에는 안 울어. 임동혁 연주가 더 슬픈가.
    조성진은 근데 바흐는 앨범 안 냈나. 찾아보니 연주 동영상은 있는듯 한데 중국에서 막아놔서 지금 못보고, 음원사이트엔 쇼팽만 보이네.

  4. wisepaper said on 2017-10-13 at 오전 12:45

    ㅎㅎ 우리가 저 때 임동혁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회에 갔었거든요. 근데 그 곡이 원래 잠을 잘 오게 하기 위해 작곡된 곡이에요. 같은 주제를 계속 다르게 여러번 변주하잖아요. 그러니 잠이 솔솔… 바흐 음악의 특징이 쇼팽처럼 감정적이지도 않고. 그래서 연주회 때 오군이 잠이 잘 온다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당신 같은 사람들을 위해 작곡된 곡이라고.

    조성진 들어보셨구나. 네. 임동혁 연주가 더 슬픈 이유가 가슴을 후벼파는 날카로운 대비, 밀고 당기는 임동혁 특유의 연주스타일이 있거든요. 그래서 감정적으로 더 슬프고. 조성진 정말 대단하고 훌륭해요. 어린 나이인데 이미 거장의 기운을 갖고 있고. 그래서 제가 조성진이 너무너무 대단하고 기특하고 훌륭한 건 알겠는데, 임동혁 좋아하듯이 꽂힐 수가 없어요. 조성진은 제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거든요. 제가 임동혁만큼 많이 파고들지 않아서 조성진은 그만큼 모르지만 조성진은 제가 청년 음악가 혹은 청년 예술가에게서 얻고 싶은 영감 – 결핍과 불균형에서 오는 애달픔 – 이 안 느껴져서. 임동혁은 그냥 딱 봐도 그 애달픔을 자극하거든요. 연주도 성격도 외모도. 외모도 중요해요. 조성진은 귀엽고 둥글둥글한 곰돌이 스탈이잖아요. 같은 나이 때 임동혁은 여리여리 미소년 스타일이고. 그 나이 때 가까이서 동혁을 봤을 때 정말 아름다웠어요. 해사하고 여리여리하면서 자기 연주같이 서정적인. 동혁처럼 뭔가 마음을 아프게 해서 날 꽂히게 하는 외모의 느낌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전 둥글둥글한 남자한테는 안 끌린다는 거..ㅠㅠ 저렇게 섬세하고 예민하고 좀 애달프게 하는 기질을 품고 있는 음악하는 인간한테 끌리는 스타일이라.. 조성진은 그 아슬아슬한 위태로움이 안 느껴져요. (임동혁은 실제 성격도 어딘가 애틋하게 하는 구석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조성진이 언니한테는 더 건강한 뭔가를 선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안정적인 기운. 이미 거장처럼 멘탈도 안정되어 있고 애늙은이 같은.. 연주도 정말 훌륭해요. 조성진은 아직 음반은 많지 않아요. 임동혁보다 어리니까. 그치만 나중에 한국 가면 유튜브에 연주 동영상 찾아보시면 엄청 많을 거에요.

    • 구 심은하 said on 2017-10-13 at 오전 9:13

      어. 나도 임동혁 연주는 예민하고 감정을 더 자극해서 연주를 듣다보면 그분의 캐릭터가 느껴져. 광기 어린 예술가.
      임동혁 외모는 최근 사진보다는 십년 전 사진 보니 ㄱㄷㄱ를 닮았더라. ㄱㄷㄱ도 스스로 인정했어. 주진우는 아직도 인정 안하는데 임동혁은 인정ㅋㅋ
      외모로만 보면 조성진은 내 스타일이 아니지. 근데 1년 전쯤에 유튜브로 조성진이 쇼팽 연주하는거 본 적 한두번 있는데, 난 조성진의 표정을 보자마자 첫눈에 박지성이 떠올랐어. 그 묵묵함, 비범힌 인내심..이런 성품의 아이콘?
      박지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성진은 둥글둥글해서 전혀 내가 끌릴 얼굴이 아닌데, 근데 걍 나이로 커버가 되네. 나이가 워낙 나보다 어리니 귀엽고 청명하다. 내가 연하를 좋아하는건 아니고, 십대에도 이십대가 나의 오빠였고 할머니가 되어도 마찬가지. 나이와 상관없이 이십대 청춘남성이 내 오빠ㅋㅋ 성규는 곧 30대이지만 성규는 최강 동안이니 생물학적 나이와 무관하고.

  5. wisepaper said on 2017-10-13 at 오전 9:26

    맞아요. 광기 어린 예술가 타입;;; 어딘가 결핍된 구석이 있고 섬세하고 예민하고 불균형스럽고 그런데.
    웃을 땐 너무나 해사하고 이뻐서. (이십 대 때..)

    임동혁 ㄱㄷㄱ님 닮은 거 저도 인정합니다. 근데 오빠도 웃을 때 보조개 쏙 들어가나요? 일단 임동혁 무표정일 때 얼굴은 ㄷㄱ오빠 스타일이에요.
    조성진은 그러게요. 마치 박지성 같은 묵묵함 비범함, 인내심.. 타고난 거장 같은 인격자 같은 느낌.. 역시 언니 저랑 비슷하게 느껴요.

    • 구 심은하 said on 2017-10-13 at 오전 9:45

      그러고보니 ㄱㄷㄱ한테 보조개가 있는지 없는지 내가 모르네ㅠ 오늘 퇴근하면 확인해봐야지. 워낙에 웃음이 약해서 떠오르질 않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 사디스트 맞다. 내가 지금까지 좋아한 남자들 공통분모가 인내심이야. 박지성, 박재범, 김성규, 글구 같이 사는 남자 역시.
      나는 참는 남자에게만 끌리나봐. 이게 다 우리 아빠 탓! 내가 남자에게 참는 미덕만 강요하는게.

  6. wisepaper said on 2017-10-13 at 오전 9:33

    조성진 94년생…. 하.. 이제 저 91년생 아래로는 안 좋아하기로 결심했어요. 91년생이 마지막인 걸로;;;;;;;;;;;;;;
    제가 91년생을 위해 한껏 양심을 갖다 팔아버린 후…. 이제 있지도 않은 양심을 챙기기로..

    • 구 심은하 said on 2017-10-13 at 오전 9:45

      헉 나는 죄인ㅋ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TrackBack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