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민, 쇼팽소나타 3, 에뛰드 10-4
* 사진 : 동민군과 동혁군, 두 형제가 나란히 쇼팽콩쿨 입상 후 ^^
* 동영상 : 임동민 연주, 쇼팽 소나타 3번 1악장
이 소나타 3번은 동혁군의 EMI음반 2집에도 있다.
저 도입부가 울려퍼지는 순간, 참으로 신기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동혁군이라면 전혀 다른 소리를 냈을 것이다. 더할 나위 없이 맑은, 바스라질 것 같은 음색을 냈을 것이다.
동혁군의 소리가 바스러질 것 같이 만개한 화려한 꽃의 절정 같다면
임동민은 단단하게 오므리고 있는 봉우리 같다.
가슴에 소리를 단단하게 꾹꾹 눌러담아 오래도록 먹먹하게 한다.
임동민을 보면 나는 김창기, 유재하, 동물원, 하덕규.. 그 시대의 대중음악인들을 생각하게 된다.
왜일까. 이 감성의 공통분모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 동영상 : 임동민 연주, 쇼팽 에뛰드 10-4
아 정말….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 화려한 에뛰드 연주에서조차,
절도 있게 단단하게 오므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박자가 살짝 흔들린 건 아쉽지만.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피아니스트도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가면 누가 더 낫고 덜 낫고의 차원이 아니다.
이런 소리 이런 음색 이런 표현이 있고, 저런 소리 저런 음색 저런 표현이 있을 뿐이다.
추운 날, 마음이 한없이 아래로 가라낮는 날.. 임동민의 연주를 찾아 듣는다.
더 가라앉는다. 다만 차분히 아래로 내려가서 결국 고요해진다. 정리가 된다.
동민군이 더 나이가 들었을 때 나올 음악이 궁금해진다.
아마도 오래도록 단단한 소리로 감동을 주는 피아니스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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