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눈물 – ‘혈의 누’
*’혈의 누’, 2005. 5.5 김대승 감독
핏빛 탐욕이 쏟아져 내리다.
합리성과 과학 이전 세계의 공포는 종종 ‘원귀의 복수’라든가 ‘한 맺힌 원혼의 강림’ 등으로 탈바꿈된다.
어쩌면 이것은 ‘남의 피’로 ‘나의 피’를 대신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이다. 염치 없음이다. 탐욕스런 존재의 나약함이다.
나약한 인간의 이기심 위로 ‘혈누’가 뿌려진다. 인간의 삶이 계속되는 한 ‘원귀의 공포’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시커먼 바닷물과 눅눅한 섬. 등장인물들이 입은 옷의 색감. 모든 것이 피가 내릴 만한 이미지의 공포를 조성한다. 색감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이다.
차승원의 연기도 좋았지만, 박용우의 이중적인 연기가 더욱 돋보인다.
근대적 사고와 무속적 사고가 뒤섞이고 계층간 차별이 무너지던 시대. 양반과 상놈의 구별을 뛰어넘으려는 자는 ‘천주쟁이’로 몰려 죽어나가야 했던 1808년의 조선시대라는 배경이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게다가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나에게는 조선시대의 한복만큼이나 스멀스멀한 공포를 주는 복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암튼 강추. (다만 반전이라든가 스릴러 장르의 공식에만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약간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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