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A Gentle Breeze in the Village, 2007)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출연: 카호, 오카다 마사키

시골마을, 느린 호흡,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 웃음 나오는 개성을 하나씩 간직한 캐릭터들.
이런 영화 참 좋다.
조제, 박사가 사랑한 수식, 카모메 식당, 하치 이야기, 기쿠지로의 여름.. 등등에서 공통적으로 건져지는 감성.

[린다 린다 린다]로 알려진 감독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각본을 맡았던 와타나베 아야가 이야기를 썼다.
원제는 [천연 꼬꼬댁]인데 한국제목은 영어제목을 번역한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전교생이 6명뿐인 분교.
중 2 맏언니 소요는 가끔 오줌을 싸는 코흘리개 1학년짜리부터 중 1짜리 동생들을 돌보는 따뜻한 마음씩의 소유자다. 딱 그 나이때의 소심함도 갖고 있어 때로 실수하고 전전긍긍하는, 속깊지만 귀여운 아이.
어느 날 도쿄에서 전학온 잘생긴 남학생 오오사와를 둘러싸고 귀여운 파문이 일어난다. 헤헤.

봄, 여름, 가을, 겨울. 영화 속에서 시골마을은 사계절이 한 번 바뀌고도 다시 봄이 온다.
소요와 오오사와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7명의 학교 아이들은 물론 동네 아저씨 아줌마의 이야기까지.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을 맡는다.

화면의 호흡도 길고 컷넘김도 느릿느릿.
과도한 클로즈업도 없고 멀리서 지켜보는 카메라덕에 오래된 추억을 꺼내보는 아련한 느낌을 준다.

바랜 필름사진 같은 스틸들 :


바닷가 가까운 풀숲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소리를 듣는 아이들


가장 좋아하는 장면.
오오사와가 살던 도쿄가 너무 궁금해 선생님을 졸라 도쿄로 수학여행을 가게 된 소요.  
사람 많고 높디높은 빌딩숲에서 정신이 혼미해지지만 이내 도심 한가운데서도
시골의 산들바람 같은 빌딩숲 바람이 분다는 걸 발견하고 귀를 기울여본다.


가끔 오줌 싸는 막내둥이 1학년 사치코. 똥꼬에 살짝 낀 배바지하며.. 아웅 너무 귀여웠다.

소요 언니에게 먹다 남은 수박을 문질러주고 있는 사치코





엔딩 크레딧이 흐르며 나오는 노래의 분위기가 어쩐지 낯이 익다 싶었는데
[조제…]에서 음악을 맡았던 밴드 쿠루리의 노래다.

Comments on this post

  1. 엽기곰순이 said on 2009-04-19 at 오전 4:40

    조만간 ‘바다’를 뒤져 감상해봐야겠구나.. 영화를 보기도 전에 스틸 사진만으로도 영상을 떠올릴 수 있는 묘한 느낌이다… 일본 영화가 은근 따뜻할 때가 있단 말이지… 난 일본의 문화나 사회가 결코 ‘따뜻’과 친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그래서 이토록 봄빛을 동경하는 것일까.

  2. wisepaper said on 2009-04-24 at 오전 12:52

    말만 해라.. 내가 다 대령해주겠다..!!

  3. ornus said on 2009-04-24 at 오후 3:12

    아… 이런 영화 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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