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책, 세상을 훔치다

반칠환 글, 홍승진 사진, <책, 세상을 훔치다>, 평단, 2006.


그림도 나이들수록 좋아질 수 있나요?

– 인지능력이 극도로 발달했을 때가 좋은지, 인지능력이 떨어져도 군더더기가 빠진게 더 좋은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나는 마치 애벌레가 탈각하듯 내 그림 속에 나타나는 인식의 변화와 단순화의 과정을 바라보기도 해요

세상은 충분히 아름다운가요
?

– 아름다워요, 그림보다 아름다워요. 강물도 바다도, 청회색 밤하늘도 아름다워요.

아름다움을 느끼려고만 들면 어디서나 감탄스럽고 충만해요

자연은 왜 늘 반복적인가요? 봄여름가을겨울 순이에요. 설악산 기슭의 풀과 나무는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잖아요
– 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요. 하나님이 나를 끊임 없이 깨우치려고 그러시는데 그걸 못 깨달으니.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교과서에요. 나를 깨우치기 위해 끊임없이 물은 아래로 떨어져 흐르는데 이 바보는
억만분의 일도 몰라요.

책을 읽는다는게 뭘까요?
– 독서는 혼자서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벽을 깨어줍니다.

 … 화가 김점선..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요?

– <삶으로서의 은유>란 책이요. 저는 늘 사물의 본질에 다가갈수록 모호해지는 것에 대한 의문을 품었어요. 그 책을 통해서 우리는 본질을 은유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 김창완..


쌀밥에 콩 몇 개 들어가도 콩밥이라 부르죠? 악한 일은 이야깃거리가 되기 때문에 더 눈에 띕니다. 저는 세계의 선한 의지를 믿어요. 세계가 언제나 싸워서 쟁취해야 할 무한경쟁의 대상으로 비치는 걸 보면 가슴이 아파요. 세상은 경쟁만이 아니라 함께 어깨 겯고 나아갈 사랑의 대상입니다.

… 한비야..


18명의 서로 다른 분야의 유명인으로부터 듣는 삶 이야기. 그리고 그들 인생의 책 이야기.

푸름이 아빠로부터는 글렌 도만의 <아기의 지능은 무한하다>를,
번역가 김난주로부터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개그맨 김미화로부터는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만화가 홍승우로부터는 본인의 작품 <야야툰>을 소개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김점선, 김창완, 한비야의 몇 마디 이야기가 가슴 언저리에 남았다.

다른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권하는 책을 따라 읽어보는 일이 재밌다.
그러고보니 이번 가을에만 벌써 두 번째 이런 종류의 책을 읽었다.
혼자서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을 넘으려면 귀를 기울여야 한다. 듣는 일은 참으로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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