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정리 한 김에 카페에 올린 게시물 (1)
내가 자주 가는 커뮤는 20,30대 여성들이 사모하는 카페지만 등업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패션카페지만 영화 얘기, 정치 얘기, 패션 얘기, 시덥잖은 잡담이 무한 이어지는 소재의 폭이 다양한 곳.
무한 치킨 사랑, 무한 훈남 사랑, 훈남 발굴 레이더를 밝히는 센스 있는 여성들의 집합처.
그곳의 20개 정도 되는 게시판 중에 하나는
자신의 옷이나 패션 아이템들을 코디에서 사진 찍어 올리는 곳이다.
옷 구입처나 가격도 정확하게 써야 하며(개인적으로 질문하는 쪽지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함), 얼굴을 올리면 강등된다. 여기선 가격은 지웠다-.-
그 곳에 나의 옷을 모아 글을 올렸다.
인기폭발이었다. 음화화.
★ 스크랩/복사 허용 금지 필수!
– 개인정보 노출과 소중한 게시글 보호를 위해서 꼭 해주세요!
저는 어지간해선 옷장정리 따윈 하지 않는 여자에요. 그러나 일년에 한 번 정도 미치는 날이 있어요. 옷장 다 뒤집고 난리나요.
이 날이 그랬어요. 옷장 다 뒤집은 것도 모자라 다 눕혀놓고 사진을 찍어봤어요. 열 컷 정도만 해서 소드님들께 보여줘야지 했는데 하다보니 오기가 나네요. 100컷이 됐어요. 나중엔 귀찮아서 아무렇게나 코디를 발로 했어요.
바닥에 눕혀놓고 사진 찍고난 다음날 허리가 안 펴져서 맨소래담 발랐어요.
옷은 꺼냈지만 신발이랑 가방까지 꺼내면 사이코패스가 될 거 같아서 신발, 가방은 요즘 하고다니는 몇 개로만 코디했더니 좀 무리수네요.
전 코트나 정장 외엔 백화점에서 사지 않아요.
주로 골목에 숨어 있는 센스 있는 샵이나 쇼핑몰, 지시장 이용합니다.
삼청동, 가로수길, 코엑스 로드샵 좋아하는데 인터넷으로 봐둔 건 당연히 인터넷으로 사죠.
그런데 인터넷에서 못 보던 독특한 건 그냥 사요.
1.
저렇게 펴놓고 찍으니까 바지가 루즈한 일자바지처럼 나왔는데 회색 기본 스키니에요
바지가 몇 개 없는 관계로 앞으로 주구장창 등장합니다.
꼬꼬마 키를 가진 저는 바지 사는 걸 매우 싫어합니다. 혐오해요, 길이 수선하기 싫거든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리는 저의 착용샷이에요. 전 리얼 꼬꼬마에요. 160대 초반 언니들이 자기 꼬꼬마라 그러면 몹시 화가 나요.
몸매 사진을 올리면 주르륵 스펙 질문이 달리잖아요. 미리 그냥 답해버려요. 꼬꼬마라서 몸무게도 42에요. 그나마 다행이죠. 저도 장점 한 가지는 가져야 하지 않겠숴요..??…)
2.
여리여리 아주 연한 분홍색 블라우스엔 비즈가 촤라락 달려있어요 치마는 요 밑에 아가타님이 올려주셔서 도움 받았어요~
주름이 사선으로 독특하게 나 있고 언발란스컷이에요 이런 스타일 너무 좋아해요~
3.
베이지색 바탕에 보라 초록 파랑 앵두같은 애들이 달려있네요.
저런 연보라색 가디건까지 입으면 매우 재수없는 청순가련 공주 스타일이 완성되네요
4.
사진보단 색이 연하고 이뻐요. 저는 키가 작지만 미니원피스를 좋아하지 않아요(미니 입어도 길어지긴 합니다 눼)
빈티지 느낌 나는 좀 긴 기장(무릎 선에 가까운)을 좋아하는데 남들이 넌 쪼그만 잉간이므로 미니를 입으라 요구하지만 전 굴하지 않아요
5.
블라우스는 얇은 니트재질이구요 소매가 둥글어서 귀여워요. 왼쪽 치마는 몸을 따라 촤르륵 떨어지는 실켓 소재 무릎 기장이구요, 오른쪽 스커트는 짧은 길이, 좀 빳빳한 재질인데 주름이 독특하게 잡혀 있어요.
6.
카메라가 보라색은 제대로 못 찍네요. 얇은 쉬폰 소재라 아들내미가 뜯어버릴까봐 잘 안 입어요.
신발장에서 신발들까지 다 꺼내오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앞으로 저 구두만 주구장창 등장할꺼에요 지겨워도 참으세요.
7.
왼쪽 연보라색 스커트는 역시 쥐시장 위시리스트에서 구입한건데 정말 좋아요 쫀쫀하고. 이런 건 색깔별로 가져야 해요 가격도 너무 싸잖아요~
오른쪽 스커트는 밑단이 내추럴 커팅 돼 있구요 분홍색에 연두색 스커트가 박음질 돼 있어서 독특해요.
8.
허리는 쏙 들어가고 팔은 헐렁헐렁 이런 디자인 좋아해요. 너무 드레시하다 싶으면 니트를 걸쳐서 다운시켜 주면 돼요~
9.
역시 또 그 스키니에요. 니트 저렇게 하나만 입으면 안 되구요 나시나 티를 겹쳐 입죠 그러나 그껏까지 코디해서 올리는 건 미친짓 같았숴요;;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미친짓 같았거든요-.-
10.
오우 이런 스타일이 제가 젤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요즘 유행하는 짧은 치마보단 긴 길이, 빈티지풍이 좋아요.(빈티지는 정말 누군가가 입었던 것과.. 새옷이지만 오래전 느낌을 가진 빈티지 두 가지를 다 이르는 거래요. 전 주로 후자를 사지만 전자도 가끔 구입해요). 이 치마는 연노랑(연두색빛)랩스타일인데 여밈이 독특하고 색감이 정말 이뻐요.
11.
치마가 언발란스 커팅돼 있구요 빨강과 자주의 중간색이에요. 이런 건 너무 얇아서 속치마를 좀 잘 입어야 해요. 목걸이는 청록빛이에요.
12.
얇은 쉬폰소재 원피스는 아래가 랩스타일로 돼있구요 옆으로 묶을 수 있게 돼 있어요. 꽃무늬에 도트가 프린팅돼 있어요
제 성격은 거칠고 음흉하고 덜렁 그 자체이지만, 옷은 여성스러운 걸 좋아하네요. 언발란스는 삶의 모토-.-
13.
제가 매우 아끼는 원피스에요 톤다운된 보라색인데 끈을 둘둘 묶어주면 개미허리 가능합니다. 가슴도 살짝 파여서 볼륨을 강조하면 좋을텐데 강조해야 할 제 가슴은 어디로 간 걸까요.
14.
어깨가 봉긋한데 뽕까지 달려있어서 뜯어버렸어요. 자주 못 입는 스타일이지만 저런 자주색이 맘에 들어서 옷장에 걸어두고 봐요.
자주색, 핫핑크, 보라색 라인은 제가 매우 사랑하는 색인데 미친년 색이라고들 하네요.
15.
얇고 배꼽까지 오는 귀여운 가디건은 단추가 색이 다 달라요.
16.
원피스는 허리부터 엉덩이까지 붙는 스타일에요. 치마 부분에 사선으로 주름이 잡혀 있어요. 원피스에 저렇게 헐렁한 니트 겹쳐 입는 거 좋아해요. 니트는 망또처럼 크고 헐렁하지만 길이가 짧아서 귀여워요.
17.
또 등장했네요 색깔별로 구입한 저의 완소치마. 저렇게 접은 만큼 수선하려고 해요.
티셔츠에 입어주면 동네 마실 가기 딱 좋은 패션인데 목걸이랑 가방을 잘 걸쳐주면 외출복으로도 손색 없네요.
18.
19.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길이의 빈티지 치마. 시원한 재질이라 여름에 입으면 다리가 시원해요. 이런 요란한 걸 아래 입어주면 위에는 심플하게 입는 게 좋아요. 가디건엔 살짝 레이스가 있어요.
20.
매우 부담스런 스타일이네요. 왼쪽 셔츠랑 치마는 현대 계동사옥 옆길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언니한테 샀어요.
기성복과 달리 바느질이 비뚠 데가 있지만 자수도 이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잖아요 독특한 맛에 입어요.
21.
나시는 광택 나는 연회색, 보라색 치마는 위시리스트 꺼처럼 편한 트레이닝복 재질이지만 밑단이 내추럴 커팅이에요.
나시 입는 계절에 왜 스카프냐구요? 그래요 여름에 저렇게 입으면 쪄 죽어요 그냥 폼나니까 매치해봤어요.
22.
회색 티는 2년 전 쯤 쇼핑몰에 많았던 날개티인데 어깨 단추에 소맷단을 접어서 넣어주면 또 다른 모양이 돼요.
23.
보드라운 실켓 면 재질이고 가슴에는 주름이 잡혀 있고, 밑단은 사선으로 절개 되어 있는 3단스커트에요.
24.
초록색 꽃자수가 있어요.
25.
검정 쉬폰 블라우스는 팔에 레이스가 두 줄 있어요. 쉬폰 치마는 아주 연한 베이지색에 자잘한 검정 도트무늬가 있는데 허리부터 박음이 독특하게 들어가 있고 밑단은 내추럴 커팅이에요. 말이 내추럴이지 잘 보면 그지꼴이죠.
그래도 독특해서 이뻐요.
26.
27.
티셔츠는 위에 꺼랑 같은데 색만 달라요. 밑에가 살짝 가오리핏이구요 부들부들한 소재.
28.
가는 체크와 굵은 체크가 사이좋게 들어간 원피스는 보기엔 이쁜데 입으면 펑퍼짐할 꺼 같아서 어떻게 입어야할지 생각중이에요.
29.
얇은 아이보리색 원피스는 속에 검정 긴 나시랑 같이 입어요.
30.
검정 쉬폰 원피스는 허리에 끈을 묶을 수 있고 나풀거리는 밑단이 앞과 뒤가 길이가 달라요.
역시 검정 원피스는 진주 한 개 달린 목걸이랑 매치(여러개 달린건 부담스럽잖아요). 심심하면 자줏빛 꽃무늬 스카프를 둘러서 포인트를 줘요.
31.
위에 있는 검정 원피스에 도톰한 가디건을 걸쳤어요. 왕단추도 귀엽고 새틴소재 프릴이 달려 있어요.
지금 보니 저 소중한 왕단추가 하나 떨어져있네요. 칠칠맞은 저는 떨어진 단추가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32.
검정 쉬폰 원피스는 밑에가 더 길었는데 한참 입다가 다른 분위기 내 보려고 직접 가위로 잘라버렸어요.
이게 진정한 내추럴 커팅, 네 그지꼴이에요.
구두는 신발장에서 한 개만 더 꺼내왔어요. 저 구두 두 개 있는 여자 아니에요. 귀찮아서 두 개만 갖고 해봤어요 무리수죠.
33.
무늬가 들어가 있는 민트색 원피스에 역시 무늬가 들어간 가디건을 걸쳤어요.
프린트가 화려한 옷엔 보통 단색옷을 매치하지만 캐리는 복잡한 것끼리 입었는데도 센스 있더라구요. 저도 따라해봤으나 정신 사납네요.
34.
얇은 니트재질의 나시 블라우스는 목선을 리본으로 묶을 수 있어요. 위에도 등장했던 정장틱하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회색 스커트를
함께 입으면 차분하면서도 심심하지 않아요.
35.
어깨 봉긋, 가슴은 깊게 파인 탑샵 꽃무늬 원피스 속엔 꼭 슬립을 입어줘야 해요.
헐렁한 검정이나 베이지색 니트를 걸쳐주면 가을에 이뻐요.
36.
블라우스는 위에도 등장했구요, 스커트는 톤다운된 코발트색이에요.
37.
니트재질의 검정 원피스는 미니 원피스에요. 브이넥이라 동그란 목걸이를 해주면 포인트가 돼요.
검정 원피스는 심심하면 겨자색 목도리를 재미있게 접어서 포인트를 줍니다.
38.
이런 색감 참 좋아해요. <섹스앤더시티>에서 캐리가 책 표지에 들어갈 표지사진 때문에 도움 받기 위해 사만다 사무실에 들렀던 날 기억나시나요? 그 때 사만다가 익스프레스 가이한테 블로우*을 해주고 있는 걸 본 캐리가 깜짝놀라 문에 부딪히고 난리가 나죠.
눼. 그 때 이런 스타일로 입었어요. 그걸 보고 한눈에 반해서 비슷한 걸로 찾았어요.
연한 인디핑크색 샤 스커트에, 남색과 하늘색 중간 빛 나는 실켓 티셔츠.
39.
같은 티셔츠에 핫핑크색 특이한 치마. 베트남 여행에서 이걸 입었더니 일행들이 저에게 현지에서 구입했냐고 했죠.
전 이런 스타일이 참 좋아요 하하
40.
은은한 광택 나는 아이보리색 원피스 빛나는 조그만 무늬가 자잘하게 있어요. 가슴 부분엔 콩단추 세 개.
얇은 연하늘색 가디건과 입으면 상큼해요.
41.
은은한 연핑크색 원피스는 광택이 있고 허리선이 아래에 있어요. 제가 싫어하는 로우 웨이스트죠. 짧은 키를 더욱 짧아보이게 하기 때문에 잘 안 입어요.
은근히 속옷 같기도 한 이런 옷엔 저런 가디건이나 더 도톰하고 헐렁한 가디건을 걸쳐주면 좋아요.
42.
홀터넥 원피스엔 사진에선 안 보이지만 은은하게 펄이 들어가 있어요.
홀터넥이라 섹시해보이지만 입고 갈 데가 없어서 한 번도 안 입었어요.
43.
완소 스커트 또 나왔네요. 재밌는 프린팅이 들어간 티셔츠랑 입으면, 전혀 안 꾸민듯하지만 은근히 신경 쓴 패션이 완성돼요.
44.
티셔츠랑 치마랑 위에 다 나왔던 거네요.
이 글을 올리고 쏟아지는 리플을 받고 있는 중이다.
미친짓이었지만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 때문에-.-
이리 해놓고도 보니 아쉬워서 소품이나 신발, 가방도 제대로 꺼내서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것까지 했으면 정녕 사이코패스가 될 것 같아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브랜드보단 하나밖에 없는 빈티지나 골목에 숨어 있는 센스있는 샵을 좋아한다.
끌리는 색감이나 선들을 보면 흥분하는데 어릴 때부터 그림은 잘 못 그려서 나의 불타오르는 예술혼을;;; 코디하면서 이것저것 조합해보는 데 쓰고 있다.
아 참, 나 이짓 할 때 옆에서 ornus가 이거 갖다주고 저거 갖다주고 도와줬다.
디자이너들에게 어시가 왜 필요한건지 실감했다. 음화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 TrackBack URL
Comments on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