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정리 (2)
내가 자주 가는 커뮤는 20,30대 여성들이 사모하는 카페지만 등업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패션카페지만 영화 얘기, 정치 얘기, 패션 얘기, 시덥잖은 잡담이 무한 이어지는 소재의 폭이 다양한 곳.
무한 치킨 사랑, 무한 훈남 사랑, 훈남 발굴 레이더를 밝히는 센스 있는 여성들의 집합처.
그곳의 20개 정도 되는 게시판 중에 하나는
자신의 옷이나 패션 아이템들을 코디에서 사진 찍어 올리는 곳이다.
옷 구입처나 가격도 정확하게 써야 하며(개인적으로 질문하는 쪽지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함), 얼굴을 올리면 강등된다. 여기선 가격은 지웠다-.-
그 곳에 나의 옷을 모아 글을 올렸다.
인기폭발이었다. 음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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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지간해선 옷장정리 따윈 하지 않는 여자에요. 그러나 일년에 한 번 정도 미치는 날이 있어요. 옷장 다 뒤집고 난리나요.
이 날이 그랬어요. 옷장 다 뒤집은 것도 모자라 다 눕혀놓고 사진을 찍어봤어요. 열 컷 정도만 해서 소드님들께 보여줘야지 했는데 하다보니 오기가 나네요. 100컷이 됐어요. 나중엔 귀찮아서 아무렇게나 코디를 발로 했어요.
바닥에 눕혀놓고 사진 찍고난 다음날 허리가 안 펴져서 맨소래담 발랐어요.
옷은 꺼냈지만 신발이랑 가방까지 꺼내면 사이코패스가 될 거 같아서 신발, 가방은 요즘 하고다니는 몇 개로만 코디했더니 좀 무리수네요.
전 코트나 정장 외엔 백화점에서 사지 않아요.
주로 골목에 숨어 있는 센스 있는 샵이나 쇼핑몰, 지시장 이용합니다.
삼청동, 가로수길, 코엑스 로드샵 좋아하는데 인터넷으로 봐둔 건 당연히 인터넷으로 사죠.
그런데 인터넷에서 못 보던 독특한 건 그냥 사요.
너무 많아서 앞게시물과 나눠서
45.
자수 느낌 나는 저런 레이스 들어간 거 좋아해요. 소재가 시원해서 여름에 좋아요.
46.
스커트나 원피스가 좀 여성스럽다 싶으면 헐렁한 니트랑 매치해요. 길이가 짧고 주머니가 앞에 두 개 달려서 귀여워요.
반짝거리는 큐빅이 가느다란 여러 개의 막대기(?)에 달린 듯한 목걸이는 이쁘지만 무거워서 목디스크 걸릴 수 있어요.
47.
남색 치마는 옆쪽 허리선에 주름이 잡혀 있고 밑단이 언발란스 컷팅이에요.
48.
남색 세로 줄무늬가 들어가 시원해보이는 치마는 무릎선 아래까지 오는 좀 긴 치마에요. 여름에 이렇게 입고 바다에 가고 싶네요.
49.
주황색 줄무늬 가 들어간 아이보리 스커트. 흰 티에는 아무 치마만 걸쳐놔도 어울리네요.
50.
허리선에 주름이 잡혀 있고 끈으로 꽉 묶을 수 있는 도트무늬 치마는 촌스러운 듯 상큼한 빈티지풍이라 맘에 들어요.
51.
연한 살구색 티셔츠엔 크게 삼각형 모양으로 주름이 잡혀 있어요. 연보라색 자잘한 꽃무늬 치마랑 입어요
52. 같은 치마를 흰 티셔츠랑
53.
보드랍고 얇은 스커트는 남색이에요. 흰 티는 코디하기 귀찮은 날 대충 입기 딱 좋네요.
54.
흰 티셔츠에 앞에 등장한 회색 치마, 연보라색 니트 롱가디건을 매치했어요.
롱가디건은 저거보다 산뜻한 연보라색이구요 간절기에 입으면 따뜻해요. 뒤에 허리부분에 끈이 있어요.
55.
연분홍색이 포인트가 들어간 원피스는 보라색인데 카메라가 파랗게 찍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보드라운 실켓면이에요.
56.
차분하고 참한 니트 원피스는 저보단 키가 좀 크신 분에게 어울릴 것 같아요.
긴 치마를 좋아하지만 이건 많이 안 어울리네요.
57.
파티에 갈 때나 입을 수 있을 듯한 원피스. 가슴 부분이 브이넥으로 저렇게 겹쳐진 듯하게 만들어진 디자인 좋아해요.
샬롯이 저런 원피스를 자주 입더라구요. 한쪽 어깨엔 장미 코사지에 스팽글이 박혀 있어요.
58.
완소 디자인이지만 잘 안 입게 돼요. 옷장에 걸어두고 보면 좋잖아요.
59.
보드라운 실켓면에 나뭇잎이 크게 프린팅된 스커트는 흰 티랑 같이 입어서 중화시켜야;; 해요.
60.
실켓면 풀색 스커트는 아까 아까 앞에 등장한 자줏빛 스커트랑 같은 디자인이에요.
바람 불면 몸 라인이 다 들어나서 속치마를 갖춰 입어야 해요.
61.
자주색 원피스는 허리끈이 여러 개라 정신 사나워요. 회색 가디건이랑 입으면 어울리네요.
62.
잔꽃무늬 원피스는 디자인은 맘에 드는데 소재가 신축성이 없어서 불편해요.
밥 먹고 나서 끈 다시 묶어여 하잖아요.
* 블라우스 : 가로수길바닥에서 개그맨 안선영 씨가 팔고 있었어요 진짜에요. 부업인가요?
63.
아까도 등장한 색깔별로 산 티셔츠에 무릎 아래까지 오는 롱치마를 매치했어요.
64.
시원하고 보드라운 실켓면인데 의외로 아래로 촤라락 떨어져요 무게감이 있어요.
여름엔 속에 나시랑 겹쳐 입고 봄엔 가디건이랑 입어요.
이런 나시 원피스에 이쁜 색 브래지어를 해서 끈이 보이게 입으면 이쁘죠?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할아버지 잘못 만나면 지팡이로 맞을 수가 있어요.
65.
톤다운된 청록색 미니 원피스는 콩단추가 달려 있어요. 명동 로드샵에서 샀는데 일본에서 온 빈티지래요.
싸서 검정색도 구입했어요. 얇은 연살구색 가디건엔 작은 구멍이 줄무늬처럼 뚫려 있어요.
66.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서 산 연보라색 쉬폰 원피스는 입으면 할머니 같고 아주 좋아요.
가디건이나 니트를 입어서 포인트를 줘요. 네크라인은 보라색 도트무늬가 들어간 얇은 줄로 묶을 수 있어요.
67.
이런 기다란 빈티지 치마 참 좋아해요. 얇은 쉬폰이고 안감이 비치게 입는 거에요.
허리에 끈이 있어서 묶어주면 되고 가슴까지 올려서 미니 튜브원피스로도 입을 수 있어요.
68.
이 치마가 제가 올린 80여개의 코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옷이에요. 하나 더 있었다면 하나 더 샀을 거에요.
구멍이 뚫린 아주 부드러운 소재이구요 안에 광택 있는 안감이 비치는 스타일이에요.
사진엔 잘 안 나왔지만 스팽글이 군데군에 줄맞춰 달려 있고 허리를 끈으로 묶을 수 있어요.
정말 운이 좋게 용인 어디 골목길에 있던 센스있는 옷가게에서 시즌오프한다고 2만원에 샀어요. 아마 20만원이라도 샀을 거에요.
높은 뮬과도 잘 어울리고 플랫이나 쪼리와도 잘 어울려요. 나시 대신 니트랑 입으면 가을에 분위기 있어요.
69.
주황색 원피스에 겨자색 가디건을 걸쳐요.
70.
연핑크색 실켓 원피스는 가슴에 셔링이 잡혀 있어요. 볼륨 있으라고 만들어놓은 건가 본데 가슴이 D컵 쯤 돼야 꽉 끼겠어요.
초록색과 청록색 중간 빛 나는 가디건은 위에도 등장한거에요.
71.
이런 레이스 원피스에는 헐렁한 니트나 자켓을 입어줘야 덜 닭살 돋아요.
공주가 되면 큰일나잖아요?
72.
연핑크색 가디건과 크림색 가디건을 겹쳐봤어요.
73.
여기부터 등장하는 코디들은 가디건 코디하기 귀찮아서 그냥 다 스키니에 올려놨어요.
실제론 저렇게 위에 가디건 한 개만 입지는 않아요. 전 바바리맨이 아니니까요.
74.
까슬한 니트 소재 가디건인데 색이 이뻐요. 저렇게 한 개만 입으면 찔려 죽어요.
75.
깔별로 구입한 가디건 코코아색이에요. 검정 원피스에 입으면 잘 어울려요.
76.
이것도 색깔별로 두 개 산 거에요. 이건 인디핑크.
77.
실켓면 소재의 땡땡이 블라우스는 허리가 쏙 들어가요.
78.
위에 등장한 거랑 같은 거에요. 이건 톤다운 된 청록색
79.
앙고라가 섞인 니트 소재 핫핑크 가디건.
80.
왼쪽 청록색 티셔츠는 위에 등장했던 거랑 같은 디자인. 옆에는 연두색 얇은 티셔츠. 청바지보단 베이지색 면바지랑 잘 어울려요
81.
색감이 참 고운 연청색 연보라색 중간 쯤 되는 색이에요.
82.
연베이지색 니트 가디건은 앞에 셔링이 잡혀 있고 리본으로 묶을 수 있어요.
엥간히 미쳤던 밤이었나봐요. 그래도 100컷 중에 몇 개는 빼고 82개만 올렸어요.
로모효과 나는 사진은 포샵으로 한 거 아니고 카메라에 기능이 있어서 한 장씩 더 찍어봤어요. 찍을 일이 없어서 여기서 써먹어보네요 음흐흐
최근에 샀고 아직도 구입 가능한 건 되도록 정확한 가격까지 썼는데, 대부분이 오래 전에 산 것들이라 몇 만원대까지만 기억나는 게 많아요 죄송해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네요..^^
전 스크랩이나 복사 상관 없는데 공지 읽어보니 반드시 금지해야 된다 그래서 금지했어요..
이 글을 올리고 쏟아지는 리플을 받고 있는 중이다.
미친짓이었지만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 때문에-.-
이리 해놓고도 보니 아쉬워서 소품이나 신발, 가방도 제대로 꺼내서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것까지 했으면 정녕 사이코패스가 될 것 같아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브랜드보단 하나밖에 없는 빈티지나 골목에 숨어 있는 센스있는 샵을 좋아한다.
끌리는 색감이나 선들을 보면 흥분하는데 어릴 때부터 그림은 잘 못 그려서 나의 불타오르는 예술혼을;;; 코디하면서 이것저것 조합해보는 데 쓰고 있다.
아 참, 나 이짓 할 때 옆에서 ornus가 이거 갖다주고 저거 갖다주고 도와줬다.
디자이너들에게 어시가 왜 필요한건지 실감했다. 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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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비공개 블로그에 해서 카페에 옮긴 게 우리 홈에선 반은 뜨고 반은 안 떠서 결국 구글 피카사로 사진 옮겼다.
난 왜이케 웃기냐..! ㅡㅡㅋ
그래 나 이거 찍어놓고 다음날 허리 안 펴져서 맨소래담 발랐다.
피카사로 옮기다니 진짜 근성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