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가회동, 계동
북촌 한옥마을과 가회동은 겹친다. 북촌이란 조선시대부터 청계천 윗쪽에 있다 하며 붙인 이름이고 가회동, 안국동, 삼청동, 사간동, 계동, 소격동 일대를 넓게 부르는 말이란다. 요즘은 가회동과 가회동 근처 일대 한옥 보존지구를 북촌 한옥마을이라 하는 것 같다.
남산골 한곡마을이 정부 계획에 따라 조성된 마을이라면 북촌 한옥마을은 조선시대부터 살던 그대로라 한다. 가회동엔 현대식 몸통에 날렵한 처마를 얹은 계량된 한옥들도 많다. 한옥과 양옥이 나름의 조화를 이루고 제법 부촌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거리가 있는가 하면 우리 70-80년대 서민들 살던 동네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거리를 담기도 한 종로 안의 정적인 동네.
종로 대로에서 빵빵 거리는 자동차 경적소리를 듣다가 현대사옥 옆으로 계동길을 올라 가회동으로 향하면 갑자기 조용해지는 느낌에 마음이 포근히 가라앉는다. ornus와 대학때도 결혼한 후에도 종종 걷던 길이다.
이제 토요일마다 아침에 셋이 버스 타고 서울 가서 ornus는 공부하러 가고, 나랑 열음이는 유모차 타고 지하철 타고 한강을 건너 산책길에 오른다.
..
가회동 사진은 이렇게 오래된 빛깔로 봤으면 좋겠다.
이번 산책길은 여기서 시작했다. 강남에서 안국역까지 유모차 타고 지하철 타고 한강도 건넌 열음이는 칙칙폭폭을 타서 신났고 바깥에 나와서 신났다.
계동 현대사옥 왼쪽길로 주욱 올라가면서 시작.
길 안내판도 이쁘다.
헌법재판소를 지나
날이 참 좋았다.
울 태지쒸가 졸업한 재동초등학교를 지나
독특한 염색이나 디자인이 된 스카프, 한복, 소품 등을 파는 가게가 간혹 보인다. 삼청동처럼 대놓고 쇼핑거리가 아니라 이동네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가게가 아주 드문드문 있다.
창가에 열음이와 내가 비치네. 걸린 옷들의 분위기도 밀고 들어가는 옷가게 문도 이 동네와 닮았다.
양옥 다세대 주택과 한옥 기와를 얹은 집이 같이 사는 동네다.
큰 길을 걷다보면 적당히 조용하고 품위 있는 부촌을 보는 것 같디고 하고
우린 매듭박물관과 가회박물관을 보러 오른쪽 언덕으로 올랐다.
가회 어린이집 타일은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가회동 지도란다.
검은눈동자가 유난히 검은 열음이 눈은 가끔 슬프다. 열음아 엄마가 껌을 한 개만 먹으라고 해서 슬픈거니..
껌 하나를 손에 쥐었는데 슬플리가요~
가회박물관에서 손수 색칠한 그림을 든 아이들
앞통수도 볼록 배도 볼록 어쩔거니
뒤로 보이는 언덕 아래 길은 아까 올라왔던 큰길이다.
봄냄새를 맡구요
봄바람도 느껴요
이뿐 열음아 니 껌은 많이 소중한거니..
가끔 꽃미남처럼 나오는 사진도 있구요
그러나 난 바닥에 떨어진 돌멩이가 늘 궁금해요
이 길을 열음이가 신나게 뛰어올랐다가 개짖는 소리에 울며 도망내려왔다.
엄마 빨리가요
올랐던 언덕 골목길을 다시 내려와 큰길에 다시 섰다.
큰 길은 아까도 말했듯 조용한 부촌의 향기가~
그러나 이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가면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
이 언덕을 내려가면
중앙고등학교가 나온다. 고딕식 탑을 가진 이 학교의 숙직실은 독립운동의 책원지였다고 한다.
어디서나 나는 유모차를 끌지요
요이 땅 하면 달리기 시작할 기세
학교를 나와 밑으로 주욱 내려가는 동네는 70-80년대 분위기를 간직한 동네. 촌스러워 예스럽고 귀하다. 이 길로 쭈욱 내려가면 현대사옥이고 안국역이다.
우린 이 길 끝까지 내려가면 다시 안국역이기 때문에 중간에 방향을 틀어 삼청동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카센타 자동차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열음. 난 이래서 바깥 나들이가 좋아요 차를 실컷 보니까
삼청동 가기 전 정독 도서관길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큰 길 안쪽 동네는 북촌 한옥마을의 일부다. 이 곳은 윤보선 전대통령의 사가인데 1890년대에 지은 꽤 큰 집이다. 민속자료 27호일 정도. 열음이는 여기서부터 잠들기 시작.
열음이가 잠들었길래 유모차를 밀고 삼청동에서 쇼핑하고 다시 광화문까지 내려왔다.
내가 좋아하는 꽃은 작은 들꽃, 국화다. 보라색을 좋아하는데 국화는 연보라색 튤립은 진보라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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