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떠나기 전 날 밤

한 달 전 쯤 여행계획을 할 때 신나서 준비하고 책 읽고 서핑하면서 쟁여놓은 정보들만 믿고
막상 여행 전날이 되자 숙제 앞둔 학생처럼 괜시리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아무 준비도 안 하고 있다. 
관련 없는 사이트만 찾아다니며 쓸데없는 서핑질만. 그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마지막으로 몇 가지 준비 중. 전차 토덴을 타고 둘러볼 아기자기하고 평범한 도쿄의 주택가와 뒷골목, 안도 다다오의 작품 중 도쿄에 있는 몇 개의 건축물을 프린트하고 전자항공권과 여권사본을 챙기고 있다.

ornus는 도쿄에서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소박한 커피집을 찾겠다며 검색한다더니 내가 쟁여놓은 미드 <굿와이프> 에피소드 1을 보다가 쓸데없이 트윗질을 하거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을 바꿔놓느라 뒹굴거리고 있다. 도쿄 여행 루트와 지하철 노선도는 오직 나의 머릿속에 있을 뿐. ornus씨는 미지의 세계로 가겠단다-.-

자동차와 비행기가 인생 최대의 행복인 열음이는 “엄마 아빠랑 내일 비행기 타는 거지? 그렇지?” – 비행기는 일찍 잠을 자는 사람만 탈 수 있다고 뻥치고 얼러서 얼른 재워놨다. (허걱. 이 글을 완성하자마자 깨서 안방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놀거란다. 안 잘 거란다. ㅠ.ㅠ 지금은 새벽 두 시.)

우리나라도 내일부터 태풍 올라온다더니 도쿄도 월요일부터 뇌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있다. 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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