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정의 주절주절


1.


메슥거림, 구토, 가려움증, 두통으로 거의 누워 지내지만 투표는 하러 가야지.

모두 경기도민인 우리 가족, 오빠네 가족, 부모님 함께 아침에 모여서 8명이나 뽑아야 하는 이번 선거 대책 회의;;를 하고 다같이 손잡고 줄레줄레 투표하러 다녀왔다.

경기도에서 김문수의 위력은 대단하기 때문에 솔직히 별 기대 안했는데 유시민님 많이 선전한 것 같다.

내가 무서운 건 김문수의 GTX 공약이다. GTX 완성되면 그야말로 박터지는 서울 더 박터지고 서울 경제 더 살리고 경기도는 공동화될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되면 경기도 집값 좀 올라갈 것 같아서 뽑으신 걸까.

전국적인 결과를 보면서 어느 정도는 통쾌하기도 했고(특히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님)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않는 여론조사를 이용한 조작정치 이대로 괜찮은가.

이번 선거 끝나고 여론조사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실제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보면 MB 국정운영이나 4대강 사업 같은 삽질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심판이 이뤄진 괜찮은 선거였음에도 지금 여러 생각이 드는 건

서울시장 선거 때문이다.

2.

강남과 강남 코스프레중인 서울시민의 욕망이 드러나는 걸 보고 있으니 참담한 기분이 든다.

강남과 강남 코스프레중인 시민들의 1번 찍기는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한 투표였으므로 정당하다, 그러나 서민들의 1번 찍기야말로 참으로 한심하단 의견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바로 그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한 거라는 투표행위
를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일단 강남 거주중인 그 많은 사람들 중 1번을 찍으신 그많은 분들 중에 진정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정도로 잘사는 사람들도 사실 많지 않다고 알고 있다. 물론 타지역 거주자에 비하면 부유하시겠지만 교육 기타 등등의 이유로 강남에서 전,월세 생활중인 사람들의 비율도 굉장히 많고.

상류층은커녕 진정한 중산층의 층 자체가 우리나라에 얇은 상태로 알고 있다. 집 가지신 분들 중에서도 위태위태하게 오른 아파트 한 채 위에 올라서 있을 뿐인 모양인 것도. 그들이 가리키는 손가락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향하고 싶은 곳에 대한 욕망이겠지.

(민주당이나 야권이 어쩌면 진정한 부자도 아닌 이 불안한 분들의 욕망을 제대로 다뤄줄 아이디어가 부족하단 의견도 일리는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그들이 열심히 대변했다는 그 이익이란 게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건 세금은 적게 냈으면 좋겠고 내 아파트값은 올랐으면 좋겠다는 거 아닌가.

삶의 이익이란 게 이렇게 단순하게 환원된다.

이익을 얻는 것도 행복하기 위해선데 아주 단순하게 몇 가지 자본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행복에 대한 얄팍한 감각들이 참담하다.

5세후니님이 내세운 공약들은 어떻게 보면 MB보다 더 천박한 것 같다.

서울시민을 뉴요커로 만들어드리기 위해 밀어버리고 세워지는 건물들, 한강 르네상스 등등으로 대표되는 조악한 미감과 세계관도 그들의 행복에 어울리는 걸까.

정말로 그렇게 되면 행복하신지요.

너그럽게 말해서 돈에 대한 이익계산은 합리적으로  잘 하셨을진 몰라도 이번 선거는 4대강, 의보 민영화, 언론 민영화 등으로 대표되는 국가 자체의 미래를 다시 돌릴 수 없게 바꿔버리는 정책들에 대한 브레이크 성격이 큰데,

내 돈문제에 대해선 민감하지만 그보다 더 큰 정의나 공의에 대해서는 둔감하게 눈감아 버릴 수 있는 욕망이 참담하다.

정의와 공의에 대한 사람들의 세계관을 이렇게까지 얄팍해질 수 있게 만든 전반적인, 뭐라고 해야되지? 적절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아무튼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과 배경(지적, 문화적, 물리적인 것 다 포함)에 대해 아픔을 느낀다.

3.

그래도 개인적으론 현 수원시장님 탈락시켜드리고, 김상곤 교육감님 자리 지켜드렸으니 기쁘다.

경남에서 김두관님 같은 분의 결실을 보게 된 것도.

시장과 도지사도 시의원 도의원들 때문에 정책 밀어붙이기는 못 하게 되었다는 것에 안도하고.


4.

아니 어쩌면
정의
에 대한 나의 세계관이 얄팍한 걸까.

도덕적으로 산다는 건 판단력(인지), 공감능력(정서), 행동능력(용기)을 결합한 복잡한 단계의 삶의 양식이다.

추상적인 감상만으로 정의를 얘기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를 주문했다.

기왕에 아파 누워있게 된 것, 앞으로 하고 싶은 공부에 대한 준비와 그동안 못했던 공부들 하고 싶다.

Comments on this post

  1. uks said on 2010-06-04 at 오후 10:31

    2)번에 대한 간단한 경험담(?).

  2. wisepaper said on 2010-06-05 at 오전 6:55

    네 공감해요.. 합리적이지 않아요. 세금은 조금 내고 집값은 올랐으면 좋겠는데 복지는 원하는 사람들의 욕망만 봐도.. 세금 적게 내고 복지를 원하는 욕망이라니..;

  3. soyoung said on 2010-06-05 at 오후 12:14

    ^^ 이제봤어요 정말 축하해요.  입덧하면 남이 해주는 게 더 맛있다는데 먹고싶은거 있음 해주께여  전국배달가능!!

  4. wisepaper said on 2010-06-07 at 오전 11:34

    요즘은 음식은 못 먹고 링거 맞으며 살고 있어요.. 말만 들어도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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