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사이트 인터뷰 출국, 새로운 만남

1.

어젯밤에  ornus는 시애틀로 출국했고,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인터뷰 준비하느라 생일선물을 아직 생각하지 못한  ornus는 “당신 생일선물로 내가 오퍼를 받아올게~” 하며 웃으며 나갔다. (물론, 오퍼는 인터뷰 뒤 2주 ~ 한 달 정도 있다가 나올 거라고 예상한다) 말이 그렇지. 오퍼받는게 쉽지 않다는 건 내가 더 잘 안다.
 
ornus가 치르게 될 마지막 온사이트 인터뷰는 하루 종일 장장 6시간 동안 한다.
테크니컬 문제를 내고 푸는 게 4시간, 인성면접 종류가 두 시간. 6시간 동안 7명의 매니저 및 엔지니어들과 인터뷰를 하게 된다는 스케줄표를 받아봤다. 우선은 테크니컬 문제를 잘 푸는 게 중요하다. 얘네들은 왜 아이큐테스트 같은 수학문제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폰인터뷰 때도 수학에 가까운 문제가 나왔다고 한다.  ornus  당황했지만 여러 접근법을 가지고 노력하면서 정답에 접근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 자체가 좋은 점수를 받은 거 같다고 판단했다. 엔지니어링이 응용분야지만 수학, 논리 같은 기초학문을 굉장히 중시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얘네들은 엔지니어를 뽑을 때도 수학적 사고가 되는 사람을 뽑겠다는 거다. 

그러나 테크니컬 인터뷰를 아무리 잘 통과해도 ornus가 가진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인성, 성격 등이 그 회사의 그 팀과 잘 맞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실은 실력뿐 아니라 성격, 말투, 태도나 가치관 같은 모든 게 그 회사랑 궁합이 잘 맞아야 오퍼를 받을 수 있는 거다. 

“오퍼받겠다는 부담 버리고, 혹시 안 되더라도 인터뷰가 까다로운 미국 대기업 경험을 하고 노하우를 늘리는 기회로 생각하면 된다”고  ornus에게 말했다. 안 되면 그 회사랑 궁합이 안 맞는 것뿐이니 상심 말라고.

 

2.

드디어 엄마가 오늘 오후에 나를 찾아오겠다고 하셨다. 오빠와 새언니가 주선한 자리다.
더이상 내게 과거를 문제삼지 않고 이것저것 요구하시지 않고 그저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앞으로의 날들을 생각하며 살자는 약속 끝에 나온 얘기다.
엄마가 이런 내 의견에 따라만 준다면 나도 엄마랑 잘 지내고 싶다고 물었고, 엄마는 나를 많이 만나고 싶은 눈치셨다.
물론 엄마가 내 생각대로 많이 따라와주지 못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사소한 건 내가 감수하려고 한다. 큰 틀에서 엄마가 변화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나도 기꺼이 엄마랑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다.
나는 엄마에게 무엇을 해 달라고, 어떤 도움을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다. 단지 내게 부당한 요구 하시는 것만 그쳐달라는 게 유일한 바람이다.
자식이 부모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하는데, 부모도 자식에게 바라지 않을 수는 없는 걸까.
부디 만남이 잘 성사돼서 우리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성숙하게 되길 바라고 있다.

3.
방금 시애틀 도착했다고(거긴 밤시간) 전화가 왔는데 비행기 안에서 감기몸살이 시작돼서 온몸이 많이 아프다고 한다..ㅠ.ㅠ 사실 이틀 전부터 내가 심한 몸살에 걸려 병원에서 주사맞고 누워 있을 정도였는데  ornus 한테 전염된 게 뒤늦게 증상이 나타난 것 같다. 일년에 한두번 걸리기도 힘든 몸살이 하필 이 때에 걸리다니. 속상하다. 일단 제일 가까운 마트에라도 가서 테라플루 사다가 타먹고 푹 자고 내일 아침 일어나서 인터뷰 가라고 했다. ㅠ.ㅠ 밤새 몸살이 다 나을 수 있을까.

Comments on this post

  1. 엽기곰순이 said on 2012-08-16 at 오후 7:28

    화이팅이야!!!!

  2. wisepaper said on 2012-08-17 at 오전 2:32

    땡큐야!!

  3. ornus said on 2012-08-17 at 오후 4:23

    면접 잘 봤다. 다행히 몸살은 많이 나은 상태라 면접에 지장은 없었는데, 7명을 45분씩 번갈아가며 인터뷰하니 나중에는 머리가 지치는 느낌이 들더라고. 오늘 인터뷰 한 거는 상세하게 기록해 두어야겠어,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4. wisepaper said on 2012-08-17 at 오후 7:07

    왜 이러셔.. 안 될 확률도 반이야.. 안 돼도 괘안아. 왜냐면 더 좋은데 될거니깐.!! 동지가 붙어 있다가 집을 비우니까 허전해서 암것두 못하겠다~

  5. 엽기곰순이 said on 2012-08-17 at 오후 9:01

    아, 이제 증말 가는거야? 축하는 하는데, 가끔이라도 와서 보는 것도 이제 못 하는군. 흠…

  6. wisepaper said on 2012-08-17 at 오후 11:28

    뭔소리야.. 안 될 확률도 반이라니까. 마음을 비우고 있어야 돼.. 글고 걱정마. 우리 어디 가더라도 영쿡으로 휴가 가믄 돼. 돈 마이 벌어서-.-

  7. uks said on 2012-08-19 at 오후 1:37

    며칠 정신없어서 안 봤더니, 많은 일이 있었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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